시와 수필

사랑 - 이은상

구름뜰 2010. 1. 20. 09:25

 

 

탈 대로 다 타시오 타다 말진 부디 마소

타고 다시 타서 재 될 법은 하거니와

타다가 남은 동강은 쓰일 곳이 없소이다.

 

반 타고 꺼질진대 아예 타지 말으시오

차라리 아니 타고 (생남)생나무로 있으시오

탈진대 재 그것조차 마저 탐이 옳소이다.

 

 

태워버리고 싶지만 태우지 못한 안타까움..

남은 재와 남은 동강, 

생토막 생나무..  

생나무 같은 삶도 있고, 생나무 같은 사랑도 있다.

재는 꿈이며 동강은 추억이라도 될까.

 

반 타고 꺼질진대 아예 타지 말으시오.. 

차라리 생나무로 있으시오. 탈진대 재 그것조차 마저 탐이 옳소이다.

 

타고남은 재가 다시 기름이 된다는 만해와

타다 남은 동강은 쓰일 곳이 없다고, 재 그것조차 마저 태움이 옳다는 . ..

홍난파 선생이 곡을 붙여 노래로도  불렸던 시..

 

한줄시,,

생속으로 생나무 같은 인생만 살다간 것 같은 여인..

사랑하는 님의 시를 자신의 생애보다 높게 평가했던 백석을 사랑한 김영한의 이야기도 있다.

 

 

 

백석은 그녀를 자야라고 불렀다고 한다.

만난것은 20대 초 백석은 시쓰는 영어선생이고 자야는 기생,

3년동안 사랑한 후 백석은 만주땅을 헤매다 북에서 죽고

자야는 남한에서 무진 돈을 벌어 길상사에 시주했다고 한다.


자야가 죽기 열흘 전 기운 없이 누워있는 노령의 여사에게
젊은 기자가 이렇게 물었다

ㅡ1000억의 재산을 내놓고 후회되지 않으세요?
'무슨 후회?'
ㅡ그 사람 생각을 언제 많이 하셨나요?
'사랑하는 사람을 생각하는데 때가 있나?'
기자는 어리둥절했다
ㅡ천금을 내놨으니 이제 만복을 받으셔야죠

"그게 무슨 소용있어"
기자는 또 한번 어리둥절했다
ㅡ다시 태어나신다면?  어디서? 한국에서?
"에! 한국? 나 한국에서 태어나기 싫어 영국쯤에서 태어나 문학 할 거야."

ㅡ그 사람 어디가 그렇게 좋았어요?
"1000억이 그 사람의 시 한 줄만 못해 다시 태어나면 나도 시 쓸거야"
이번엔 내가 어리둥절했다.
사랑을 간직하는 데는 시밖에 없다는 말에
시 쓰는 내가 어리둥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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