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향기

다시 시작이다

구름뜰 2010. 2. 26. 08:51

  

 

어제는 신입생되는 아이의 기숙사 입소날이라 새벽부터 잠을 설쳤다. 

온종일 비는 또 얼마나 퍼붓는지.. 하필 진날에 아이를 보내게 되니 마음도 더 짠했다.. 

집 떠나는게 어떠냐고 물었더니. 좋은지 어떤지도 모르겠단다..  

새로운 환경에 대한 긴장과 기대 등 만감이 교차하는 둣 말수가 적었다. 

많이 컸다는 생각 유치원시절부터 지나온 세월들이 주마등처럼..

와이퍼가 밀어내는 빗물처럼 지나갔다.

 

 

 

그런 감상도 잠시. 고속도로가 정체가 되는듯 했다.  비때문인지. 5~6종 추돌사고가 났다.

앰벌런스를 비롯한 소리내며 달리는 자동차들과 견인차들이 총 출동하듯 갓 길을 달려가고..

4차선 고속도로의 3개차선이 막히는 바람에 도로에서 30분 가량 정체되는 상황도 생기고..

기다리다 지루해서 카메라 생각나서 사진을 찍게 되고.

견인 해가는 차들마다 사람은 한 사람도 보이지 않은걸 보면서 얼마나 다쳤을까 싶은 생각까지..

계획된 노선을 달리지만, 다양한 상황을 직면하면서, 예기치 못한 일도 하게되는..

우리 살아가는 일도 이런 것들의 연속이라는 생각... 

어디로 가는 지는 알고 가지만, 당장의 앞길에서 어떤 일들이 일어날지는 알수 없는  인생..  

 

무사히 목적지에 도착하고.

이것 저것  아이의 물품들을 숙소에 옮겨주면서 든 생각은 잘해낼지.

집에서 하던 것 봐서는 혼자서 잘 할 것이 별로 없을게 분명하지만

제 말 마따나 닥치면 적응하니 걱정말라고하니  위안삼을 수밖에 방법이 없다...

 

 

슬리퍼 끌고 나와 빗길 배웅 받으며 떠나오는 길..

짠함과 동시에 후련하다는 느낌까지 ㅎㅎ공존..

해방감까지 느낀다면 무심한 어미일까..

 

음악을 크게 틀어놓고 돌아오는길..  얼마 달리지 않았는데..  

좀전의 짠한 마음은 어디가고 피로감이 엄습해왔다. 밀려드는 졸음..

어떤 상황에서도 기본적으로 해야 하는 것들..

졸리면 자야하고, 배고프면 먹어야 하는.. 휴게소에서  10분가량  토막잠을 잤다.

 

한 잠 푹잔것처럼,  빗길에서 음악감상을 하며 신나게 달려왔다.

간적으로는 완전 독립을 한 두 아이.. 집에는 둘만 남게 되었고,

이젠 나를 위한 일을 시작해도 좋을 때가 왔다.  이날을 은근 기다려왔다. 오래전부터.. .

새로운 시작에 선 내가 아이의 그것과 다르지 않지만 하나더 가진게 있다면 여유다.

분명 어제 처럼 예기치 못한  일들도 있겠지만 그것 너머의 것을 볼 줄 아는 여유가 있다.

아이도 나 처럼 행복한지는 모르지만 나는 지금의 내가 정말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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