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 만나러 가는길..
잠자리 날개같은 수의를 입고 화장을 합니다.
스킨, 로션, 화운데이션, 콤팩트가 식은 몸에 온기를 돋웁니다.
새색시 적 유달리 예뻤다던 어머님,
연지곤지가 아흔의 볼가에 수줍은 분홍빛으로 되살아 납니다.
차마 볼 수 없어 내려 감은 듯,
핑크빛 아이섀도우에선 당신의 마음이 엿보입니다.
그 모습이 그 수줍음이 정겨워서 ...
"어머님 얼마나 이쁜지 모르시죠? 거울 보여드리고 싶어요."
라는 말이 절로 나왔습니다.
' 어머 이사람들아, 이게 누고?'
살아계셨더먼 분명 이렇게 말씀하셨을 당신의 육성이 들립니다.
'진작에 이런 화장 한번 해 드릴 걸 그랬다'는 생각이 이제사 듭니다...
국화향 가득한 영정을 곁에두고...
수요일 늦은 밤에 님 곁으로 가신 어머님.
어제 어머님 입관을 보면서 화장을 한 번도 해 드린 적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세월이 좋아져서 빈소에도 가족들을 위한 공감공간이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