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방송에서 쇠말뚝 사건이 나왔다. 어느 마을 조상님 묘에서 쇠말뚝이 발견되었는데 처음발견한 분은 집안에 원한이 있는 이가 있을까 하여 집안일로만 여겨 쉬쉬 고민하던 차에 이웃에서도 쇠말뚝이 발견되는걸 보고 경찰에 신고하게 되었다고 했다.
한 묘에서 말뚝이 40여개 발견된 곳도 있었는데 말뚝 길이가 1미터 내지는 1미터50 정도였다. 마을주변 전체 묘에서 지금까지 발견된 것만 400여개 주변으로 번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한다. 그리고 말뚝은 특이하게도 모두 시신의 머리쪽을 향하고 있다고 한다. 어느 분은 말뚝을 찾기위해 산소의 풀을 태워서 뽑아낸 이도 있었다.
분묘훼손이나 산의 정기 같은 곳의 말뚝 박기는 일제의 산물이라서 우리네 정서에는 오욕적이며 치욕적인 일로 기억되는 것이었는데 어찌 정신말살같은 도저히 용서 안되는 이런 고약한 일이 일어났는지. . 인신공격보다 더한 귀신(조상)을 상대로 한 이런 짓이 일어날수 있는지. 제 정신이 아니고서야.. 후손들은 정말 용서가 안될 소행으로 치가 떨리지 않을까 . 마을사람들은 시신이 훼손되지는 않았을지. 또 발견되지 않은 것은 얼마나 더 있을지.. 충격에 휩싸여 약간은 공황상태로 보였다.
경찰은 정신병력이 있는 사람까지 염두에 두고 있지만, 인터뷰에서 이런 일은 의외로 평범한 사람이 하는 경우도 있다는 얘기가 나왔다. 도대체 누가, 왜 , 무슨일로 마을사람들은 아무리 생각해봐도 답이 없고 불안하기만 하단다. 이러다가 서로 의심하게 될까봐 걱정이라고..
한문 소설인 '동국이상국집'에는 問造物(문조물)이라는 이규보(1168-1241)의 작품이 있다. 내용인즉 어떤이가 이 세상이 생겨난 이치를 조물주에게 묻고 답하는 형식의 글인데, 그 글에는 천지만물은 자생자화(스스로 생겨나서 변화하는것)하며 독립적인 가치를 깨닫고 자기가 태어난 양으로 살다가 죽는 것이 道라고 한다. 나무나 동물 모두 자기가 태어난 숙명대로 살다 간다는 것이다.
그에 반해 유독 사람만이 분별심이 있어 자기 중심적으로 가치판단을 하므로 물의 속박에서 벗어나 살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物을 物로 볼줄 알아야 한다는 얘기인데 만물의 영장인 인간만이 그렇게 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道의 이치가 분별심에서 벗어나는 것이라는 가르침을 은유적으로 나타낸 글인데, 분별심 때문에 인간의 행복은 영원히 요원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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