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에서 경상도로 시집온 새댁이 있다.
낯선 도시로 와 살면서 이제는 적응기도 지나고 잘 지내지만,
아쉬운 것이 친정엘 자주 가지 못하는 것이라고 했었다.
그런 새댁이 휴가기간이라 남편과 딸내미를 데리고 친정으로 휴가를 떠났다.
얼마나 기다린 휴가 였을지 재밌게 잘 놀다 왔으면 하는 마음이었다.
한데, 오늘 강원도에서 마대로 한 포대나 되는 택배가 왔다.
옥수수와 감자다 어찌 이런 생각을 했는지. 농산물을 받고 보니 정情이 느껴진다.
친정 부모님이 농사 지은 것인지 아니라면 주변에서 구했을 텐데 양은 또 어찌 이리도 푸짐한지.
내 주변 지인들을 다 불러서 옥수수 파티를 벌이고 한 보따리씩 나눠 줘도 될 만큼이다.
인심도 인심이지만 농사지은 부모님 마음으로 보낸것 같다.
우리집 뿐 아니라 여기 저기 보낸 것 같은데....
옥수수에 얽힌 추억.
어릴적 포도 농사를 지었던 부모님이 밭가에 꼭 옥수수를 심으셨었다.
그 옥수수가 이맘때면 유일한 간식이었다. 유독 옥수수를 좋아했던 사촌은
스스로도 옥수수면 무슨 부탁이든지 자기에게 하라고 무엇이든 들어줄 수 있다고 할 정도였다.
정말로 옥수수 한통이면 내 등에 업힌 막내 동생을 업어주는 일도 마다 하지 않았고,
안되는 것이 없었던 그런 옥수수 광이었다.
먹을 때는 또 얼마나 아껴 먹던지.. 그런 모습까지.. .
가까이 있다면 듬뿍 가져다 주면 좋으련만.. ㅎㅎ
소금과 삼성당을 넣고 간간하게 단맛이 나도록 삶았다.
물은 자작하게 잠길 정도로 잡고 한
소끔 뜸 들고 나서는 물속에 잠긴 것들을 뒤적여 가면서 익혔다.익어갈수록 투명해지며 알이 처음 껍질을 벗겼을 때보다 아이보리 빛으로 탱탱해지는 것 같았다.
강원도 옥수수 특징인지 모르겠다.
쫄깃쫄깃 찰진 맛이 역시 강원도 옥수수다. 중복에 이런 선물을 받았다.
강원도 새댁 덕분에 농사도 짓지 않은 내 부모님에게서 올라온 농산물인것 처럼
나눠 먹을 수 있게 되었다. 역시 인맥이 중요하다.. .. ㅎㅎ
정情이 담긴 이런 포대는 그 어떤 선물보다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다.
부모님 마음까지 더해진 선물이라 더욱 그런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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