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향기

굴비유감! 명품유감!

구름뜰 2010. 9. 16. 09:05

'조륵'은 지금의 충북 음성에서 평범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났으며,

그는 젊을 때는 인색해서 주위 사람들로부터 손가락질을 당하기도 하였으나

말년에 평생모은 재물을 이웃에게 나누어 임금으로부터 정3품 벼슬까지 받았다고 한다.

 

구전에 의하면 제사에 쓰고 난 조기를 천정에 매달아 놓고 반찬삼아 밥을 먹었는데

식구들이 어쩌다 두 번이상 쳐다보면 "얘, 너무 짜다 물켤라”고 호통쳤다고 한다 

또 장독에 앉았다 날아간 파리 다리에 묻은 장이 아깝다며 단양 장벽루까지 따라갔다는 일화도 있다. .

무더운 여름, 부채를 사다놓고 그 부채가 닳을까봐 벽에 부채를 매달아놓고 머리를 흔들었다는

'고금총서'에나 나옴직한 수 없는 기행이 지금까지 인구에 회자되고 있다고 한다... 

일화중에는  전라도에서 소문난 구두쇠가 조륵의 소문의 듣고 찾아와 하룻밤을 묵었는데

저녁때 밥풀 몇 알을 남겼다가 자기가 가져온 창호지 조각을 창구멍에 붙이고 잤다고 한다. 

이튿날 아침 손님은“조선생, 문에 발랐던 종이는 내것이니 가져가렵니다."

라며 창호지를 뜯어 집을 나선뒤 5리쯤 되었는데. 조륵이 헐레벌떡 뛰어와

"종이에 붙은 밥풀은 우리 것이니 놓고가야 한다"

칼로 밥 풀 붙였던 자리를 긁어내 주머니에 담아 가지고 돌아갔으며.

전라도 구두쇠는 “과연..." 이라며 입을 다물지 못했다는 일화도 있었다고 한다.


조륵의 인생관은 회갑을 맞으면서 완전히 바뀌었는데,
부지런히 일하고 절약한 덕택에 음성고을에서 최고 갑부가 된 그는 회갑연 때 마을 사람들에게

푸짐하게 음식을 베푼 뒤 거의 모든 재산을 가난한 이들에게 나눠주었다고 한다.

 

한양조씨 족보에는 조륵이 가뭄으로 3년 동안 기근에 시달리던 영호남 1만여 가구에

구휼미를 베풀었다는 기록도 있다고 한다. 이에 감화를 받은 경상 전라도 현감들은‘

자인고비' (慈仁考碑)라는 송덕비를 잇따라 세웠고,

조정에서도 그의 자비정신을 높이 평가해 벼슬을 내렸으나 그는 이를 사양했다고 한다.,

죽은 후 검소하게 장례를 지내라는 유언과 함게 자식에게는 아무런 재산을 남겨주지 않았다고 한다.

 

 

자린고비 이야기는 조선 영조때 실제 인물이었던  "조륵'의 이야기라고 한다.

요즘 정서와는 잘 맞지는 않지만, 그런 삶을 이웃을 위해서 내어 놓았던 이야기는 세월을 거슬러

높이 평가할 수 밖에 없다. 잘 살았다는 것은 이런 마무리를 보고 얘기할 수 있는 게 아닐까..

 

굴비가 명절만 되면 유감 품목 1위로 등극하는 걸  보게된다.

맛도 좋고 군내도 없고 살도 부드러워 식감이 다른 생선보다 좋은 건 분명하다.

그렇지만 이맘때 굴비 가격에 관한 뉴스는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백화점마다 황당무계한 값 올리기 경쟁을 하고있는 것 같고, 그럴 때마다 언론은 앞다투어 보도하고,  

국민의 99.999,,프로는 해당도 안되고 관심도 없는, 아니 들으면 열불날 이야기들을,

이젠 단골 메뉴라서 '뉴스'도 아닌것을 '뉴스'라고 보도한다.

이제는 한 술 더 떠서 없어 못 파는 정도라며 한정수량에 대한 아쉬움까지 은근 내비친다.

 

어떤 기사를 보니 백화점 입장에서는 기삿감으로 입질이 되어 핫이슈에 오르면 일단 

부정적인 반응과는 상관없이 홍보효과가 엄청나서  마케팅 전략차원에서도 한다는 경향까지 있다고 하니

정말 그렇다면 우둔한 소비자를 우롱함이 극에 다달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품(공산품)에 관한 인식도 그렇고, 특권층만 누릴것 같은 것들....

능력 있어 경제 활성화에 일조하는 긍정적 측면이 있더라도 좀 더 실효성 있는 쪽으로 소비를 늘이면 좋겠다.

반대로 분수에 맞지 않게  그런 뉴스에 휘둘리는 사람들이 어찌보면 더 딱한 일 일수도 있다. 

그리고 그런 뉴스와  광고가 휘둘리는 소비자들을 더 양산해내고 있는 지도 모른다.

특권의식이나 권위는 절대 그런 것들로 생겨나고 채워지는 것은 아닐터인데..  

 

명품은 희소가치가 첫째 조건이고  그래서 '한정'을 내세우는 것일게다. 

그리치자면 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유일한 명품은 우리들 개개인이 아닐까.

희소성은 순도 백프로이니  조건은 갖춘 셈이고 ㅎㅎ 그 나머지는 각자의 몫일 터이다..  

나만의 명품은 당신이고, 나인 그런 세상이라면 얼마나 살맛 날것인가.. ㅎㅎ

 

아침 밥상에 생선 한마리 올리면서 생각이 번잡해졌다.

자린고비 이야기가 생선을 볼 때마다 떠오르는 것만 봐도

참 대단한 어른이심에는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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