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서풍에 향기가 실려오고,
귀뚜라미 울음이 느려지기 시작하면서
밤하늘의 별자리가 바뀌는 이맘때는 늘 아름다웠다.
어떤 맑은 날, 편지함 옆의 흰 자작나무 위로
흰 기러기떼가 날아가는 광경은
숨 막힐 만치 아름답다.
- 타샤 튜더의《행복한 사람, 타샤 튜더》중에서
달이 휘영청 밝은 밤길,
정중하게 고개 숙인 벼들의 사열을 받으며 누렇게 익어가는 논길을 산책합니다.
거실까지 침범하던 풀벌레 소리들은 어디로 가벼렸는지.
요즘은 논길로라도 나가야 귀뚜라미 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조용한 소리라서 부산 떨며 걸으면 듣기지도 않습니다.
벼를 보는 것으로도 가을의 전령을 만난듯 한데.
귀뚜라미는 어찌 그리 정겹게 울어대는지.
어릴적 시골집 뒤란으로 난 문을 열고 누워 보면 까만하늘에선 별빛이 유난히 반짝였고,
뒤란 풀섶에서 귀뚜라미 소리 꾀나 청아하고 맑게 들렸던 기억이 있습니다..
하늘은 쑥쑥 높아가고 곡식들은 하루가 다르게 익어가는 참 좋은 때 입니다.
가을에는 우리도 더 잘 영글어 졌으면 참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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