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 지인부부와 저녁식사 중 있었던 일이다.
박태환 선수가 100m 금메달을 땄고 한층 기분이 업 된 자리였는데
학원다녀 온 지인의 중 2 작은 아들에게서 전화가 왔다.
내용인 즉, 마우스를 어디다 두었느냐? 알려달라는 거였는데
저녁 먹으러 나오며 빼서 감춘 지인은 응겹결에
"아빠가 아침에 출근하면서 빼서 어디 뒀는지 모른다"고 둘러댔다.
아들 왈, 학교 갈때 만졌다 했고, 이에 당황한 엄마,
"그럼 아빠가 오후에 집에 왔었는데 그 때 그랬나, 아빠 바꿔줄 게 물어봐"라며
남편에게 손짓 눈짓 함께 신호를 보내며 전화기 넘겼고, 넘겨 받은 아빠 왈,,
"어! 아빠가 점심 때 집에 갔었어."
그랬더니 녀석 왈, 학교 갔다 왔을 때(오후 4시)도 분명 있었거든요.
". . . . . . ,"
". . . . . . , "
"알았어 한 시간 내로 들어 갈테니까 기다려."하고 전화를 끊었다.
그러고는 당신이 "말을 맞출려면 미리 언질을 주어야지" 라며 거짓말 뽀록 났다며
어쩌냐 하는 참에 그 아들로부터 장문의 문자가 왔다. 내용인즉 이렇다.
"따지는 거는 아니고요 ~ 아침에 갖고 갔다고 하고 만졌다 하니까
점심에 가지고 갔다 하고 학원 가기전에 있었다 하니까 말 바꾸네요
거짓말을 연속 3번 하는 건 나도 없는데 참 --------
공부하고 쉴라 하니까 못 쉬게 하고---또 학원가는데 공부 밖에 모르네
참 ~ 내 어이가 없어요~~"
ㅎㅎㅎ
내용을 자세히 훌터보면 학원 다녀와 쉬는 것이 게임인데
그 쉴려고 하는 것까지 못하게 하고 공부 밖에 모르는 부모님이 참 어이가 없다는 것과
그리고 저도 한 두번은 했지만 연속 3번까지는 안한 거짓말을 부모님이 하니 참...
이 문자를 보면서 재밌어서 담아왔다.
아이가 자신이 느낀 감정을 부드럽게 잘 표현한 글을 보면서
평소 부모가 어떻게 대했을 지 짐작이 갔다.
부모가 윽박지르기만 했거나 소통이 잘 되지 못한 가정이라면
아이가 이런 속내를 솔직히 표현하는 문자를 날리지는 못했을 것이다.
그만큼 소통하고 있는 모습이어서 보기 좋았다.
오늘 아침 어떻게 아이와 얘기되었느냐는 내 물음에 지인은 집에 가자마자
"우리가 거짓말하니 너도 기분 나쁘지 앞으로 그러지 않을테니, 너도 거짓말 하지 않기를 바란다"는
말로 마무리를 지었다고 했다.
어제 보도된 게임 중독 중학생이 엄마를 살해하고
자신도 목숨을 끊은 사건을 접하면서 어디서 부터 잘못된 것일까.
자식키우는 데 답이 있을까. 어떻게 찾아야 하는 건가 별 생각이 다 들었다.
청소년기의 뇌는 성장과정이라 어른보다 불완전하다고 한다.
그래서 어른이 이해하고 품어주며 지지해 주어야 하는 것들이 많고,
질풍노도의 시기가 지나고 나면 저절로 성숙된 자질을 갖추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물론 예외도 있을 것이고 이렇다는 완전 정석은 없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가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면서 형성해 가는 삶의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환경적요인이라는 생각이 든다.
환경은 부모가 자녀에게 만들어 줄 수 있는 가장 큰 영향력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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