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 3

고독

웃어라, 그러면 세상이 너와 함께 웃는다울어라, 그러면 너 혼자 울게 된다이 후줄근한 세상은 근심거리가 차고 넘치지그래서 어디선가 즐거움을 빌려야 한다노래하라, 그러면 산천이 응답하지만한숨을 쉬면 허공에 흩어진다메아리는 즐거운 소리에 튀어 오르고근심하는 소리에는 움추러든다즐거워하라, 그러면 사람들이 너를 찾지만탄식하면 오다가도 발길을 돌린다그들은 너의 즐거움은 전부 나눠갖길 원하지만너의 슬픔은 아무런 필요가 없다기뻐하라, 그러면 친구가 많아지지만슬퍼하면 있던 친구도 잃는다너의 달콤한 포도주를 마다할 사람은 없지만인생의 쓴맛은 혼자 맛봐야 할 것이다잔치를 열어라, 그러면 집안이 북적이지만음식을 아끼면 세상은 너를 지나쳐 간다성공하고 베풀어라, 그러면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되지만너의 죽음에는 아무도 도움이 되..

사람향기 2025.07.29

경계에 서면

*3번 국도 김천에서 거창행 우두령고개그는 나와 생일도 가까우니엄마들끼리는 한때 배부른 동지였겠다그는 셋째고 나는 맏이였으니아마도 엄마가 더 의지했으리라어릴 때도 그랬고 어른이 되고서도그는 수줍음이 든 엷은 미소의 소유자였다유독 우리를 예뻐하셨던 그의 아버지도웃음이 많은 어른이셨다그 사람이 소천했다들려오던 소식은 오래전기억을 잃어버렸다는 거였다거창으로 조문 가는 길처처마다 비도 구름도 변화무쌍하고녹음은 짙어 원 없고우두령고개에서 구름은 유독 서성였다* 3번 국도 거창에서 김천행 우두령고개3번 국도 경상남북의 경계경계에 서면 잘 보인다우기고 버티는 자리는 대체로 이쪽이거나 저쪽에 선 이들의 주장이다높을수록 잘 보인다 구름에 싸여도 든든한 산처럼엷은 미소만 기억되는 건엷지만은 않았을 삶의 그림자도 잘 품었..

사람향기 2025.07.16

때가 되면

천강성이란 별은 길방을 비추기 위해 흉방에 위치한다는 데애지중지하던 일그거 허방이었다는 거복날 개장수 마이크 소리라는 거때가 되면 알게 될까때가 되면 웃을까초가을 햇살이 이파리 하나하나 햝으며 하는 말저 끝으로 가봐이봐한 발짝 더 가봐내 날들은 여직잘못 찾은 무덤 앞에서 통곡한 것이다누추한 반복일 뿐동쪽을 가리지 않기 위해 서쪽에 가지 않는그런 때정말 그런 때ㅡ이규리최선은 그런 것이에요( 2014년)** 길방을 비추기 위해 흉방에 위치햐는 일관계는 상대적이라 요원하지도 않고길방이라 여겼던 자리가 길방으로만 남는 일은 극히 드물고청강성을 알고허투루 할 수 없는 인식이 생겼다 알고는 모를 수 없으니양심은 무게가 생기고가졌으나 들숨과 날숨사이라시를 읽고 시를 쓰며문장과 행간사이에서 천강성을 찾기도 했다 천강성..

시와 수필 2025.07.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