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체의 어느 일부분이 그 사람의 성격을 나타내는 말이 되는 경우가 있다.
유달리 촐싹대고, 껄끄러운 말도 악의 없이 잘하는 사람에게
'입방정을 떤다'고 말하기도 하고, 여성스럽고 고생하지 않고 살았을 것 같다는 말은
'손이 참 곱다'고 설명되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발이 참 빠르다'는 말은
성격이 굼뜨지 않고 재빠르다는 의미로 쓰이기도 한다.
신체 일부분이 우리의 성격이나 마음을 나타내주기도 하지만,
스스로 우리의 신체를 통해 마음을 표현할 수도 있다.
마음을 전하는 것은 이심전심으로 소리 없이 행동 없이 이뤄지기도 하지만,
온몸을 통해 전달할 수도 있다.
성공한 사람들을 보면, 그들은 대체로 '세가지 방문'을 잘한다는 말을 듣는다.
'입의 방문', '손의 방문', '발의 방문'이 그것이다.
입의 방문은 부드러운 말로 주위 사람을 칭찬하고 용기를 주는 방문이고,
손의 방문은 편지를 써서 사랑하는 마음을 전달하는 것이고,
발의 방문은 상대가 힘들 때 망설이지 않고 찾아가는 것이다.
모두 신체를 이용한 마음의 전달법들이다.
입을 통해 할 수 있는 말은 무수히 많다.
입을 통해 사람들의 마음에 방문할 때는
호되고 험한 말로 상처를 주는 불청객이 될 수도 있다.
한 번 입에서 나간 말들은 다시 주워담기 힘들다.
그렇기에 입의 방문을 할 때는 한 번쯤 더 생각하고 부드럽게 찾아가는 것이 좋다.
그런가 하면 입이 말없이 찾아가는 경우도 있다.
부드러운 입술과 입술이 맞닿으며 나누는 교감은
세상에서 가장 달콤하고 아름다운 입의 방문일 것이다.
손을 통해 방문하는 방법도 많다.
입으로 전하기 어려운 마음은 손으로 글을 써서 전달할 수 있다.
입의 방문보다는 시간적 여유가 있는 방법이다.
손을 통해 마음을 다스릴 수도 있기 때문에, 급한 일이 아니라면
편지를 통한 손의 방문을 이용해 한결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이싿.
손은 직접 다른 이의 손으로 방문하기도 한다.
타인의 손등 위에나 나의 손바닥을 살며시 얹어놓을 때는 남다른 느낌이 든다.
따뜻한 마음을 손과 손의 맞닿음으로 전할 수 있는 것이다.
끈끈한 약속의 방문으로 손의 새끼손가락을 걸기도 하고,
반가움을 표현하는 방문으로 악수를 하거나,
격려의 표시로 등을 손으로 툭툭 치는 것도 손이 할 수 있는 좋은 방문들이다.
발의 방문은 커다란 행동력을 필요로 한다.
가까운 거리에 있더라도 발을 움직여 물리적으로
가깝게 다가가는 것은 얼마나 큰 결심을 필요로 하는가.
때로는 내 발의 방문을 당신의 발이 반길 수 있을지도 의문스러운 경우가 많다.
그래서 발의 방문은 어렵고 복잡하며, 정확해야 하고 신속해야 한다.
나의 방문이 필요한 상황인지 정확하게 파악해야 하고,
일단 파악이 되었다면 망설임 없이 행동에 옮겨야 한다.
발이 방문할 때 역시 여려 형태가 있을 수 있다.
바삐 뛰어오는 방문이 있는가 하면, 느릿느릿 걸어오는 방문도 있다.
발의 방문에서는 속도를 조절하는 것도 중요하다.
한시도 지체하지 않고 빠르게 뛰어야 하는 때가 있는가 하면,
여유를 갖고 천천히 오는 게 좋을 때도 있다.
사람에게 다가가는 방법에 대한 고민은,
이 세 가지 방문을 어떻게 잘 활용하는 가에 달렸다.
상황에 따라 적절한 방문을 하면 인간관계가 좋아질 수 있다.
한 없이 멀었던 거리를 좁힐 수 있는가 하면,
가까웠던 사이도 멀어지게 할 수 있는 게 바로 입과 손고 말의 방문에 따라서이다.
세상에서 가장 먼 거리는
사람의 머리와 가슴까지의 30센티 밖에 안 되는 거리입니다.
머리에서 가슴으로 이동하는 데 평생이 걸리는 사람도 있습니다.
- -류시화 <하늘호수로 떠난 여행> 중에서
사람의 가슴으로 다가서는 방문, 입과 손과 발을 이용해 다가서는 방문은
방법은 다르지만 모두 가슴과 가슴이 만나는 방법이다.
내가 머리로 다가가려고 하면 상대의 가슴은 열리지 않는다.
가슴을 열고 다가서자.
때로는 입으로, 때로는 손으로, 때로는 발을 이용해 다가가 보자.
어떤 방문이 상대의 마음을 열리게 만들지 궁금해진다.
--고도원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