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은 4층이고 민정이네는 3층입니다.
평소에는 계단으로 다니던 민정이아빠,
양손에 쌀포대를 들고 어젯밤 제 늦은 귀가 시간과 맞물려
엘리베이터 앞에서 만났습니다.
1분도 안되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올 해 대학에 입학하게된 민정이 얘기를 나누다보니
초고속은 아닌 엘리베이터이지만
3층까지는 눈깜짝할 새 도착했습니다.
"안계쌀이 맛있다고 합니다. 밥맛 한번 보십시요."
사양할 겨를도 없이,
민정이아빠는 내리고,
제 곁에는 10kg 짜리 안계 품쌀 한 포대가 남았습니다.
오늘의 운세 같은 것을 보면,
'동쪽에서 귀인이 나타나 도움의 손길을 준다' 뭐 그런 예언이 생각납니다ㅎㅎ
인간관계를 '금맥'으로 표현한 아침 신문을 보면서,,
밥맛 보라고 쌀 한 포대 주고 간 아랫집 인정을 생각합니다.
아침에 남편과 함께 그 밥맛을 보았습니다.
따뜻한 마음이 느껴집니다.
맛이 참 좋습니다!
"언니, 올들어 처음으로 입찰 됐어요 한 턱 쏠꺼니까 시간내세요. 형님(남편)이랑 같이요."
업계에선 '로또'라고 하는 관급공사 입찰에 당첨된 이웃사촌의 전화입니다.
내 일처럼 반갑습니다.. 보나마나 형님이 더 반가워 할거란 걸 알고
두부부가 안밖으로 이렇게 소식을 전해옵니다.
좋은 것을 나누어 배로 누릴 줄 아는 이웃사촌의 마음이 느껴집니다.
"무가 맛있어서 깍두기 담았는데 맛 보실래요?"
남편에게 들어온 깍두기 소식입니다.
이웃을 잘 둔 복으로 안 먹어도 배부른 마음을 누립니다.
"제가 꽃집을 하니까 행사장 소반2개와 코사지 20개
꽃다발 3개는 제가 준비할게요."
일요일 행사를 앞두고 필요한 품목들을 준비하기 위한 회의장에서 나온 지인의 마음입니다.
자신의 이름에다 플렌토피아를 붙인 꽃집을 운영하는데 그 마음이 꽃보다 향기롭고 아름답습니다...
위의 4가지 사례는 어제 하루 동안에 저와 관련하여 일어난 일들입니다.
참 훈훈하며 살맛나는 이야기들이지요..
오래된 친구가 그랬습니다..
주변에 좋은 이웃을 두고 사는것이 복이라고. .
'밥맛이 좋다고'
'돈 벌게 되었다고,'
'맛있다고" 그리고
'꽃도 농산물이니까 나누고 싶다고.'
다들 마음을 내어놓을 줄 아는 나눔의 맛을 아는 사람들입니다..
이런 이웃들이 있으니 금맥속에서 사는게 아닌가 합니다.
나도 그들에게 금맥인지는 모르지만,
그들은 내게 이미 삶의 질을 높여주는 사람들임에는 틀림없는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