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이다.
신록은 만져보지 않아도 뽀송뽀송한,
엄마젓 냄새나는 어린 아이 피부같다.
개운한 느낌을 갖고 싶을때는 일주일에 한번쯤 사우나를 간다.
어제도 한시간 남짓 끝내고 나왔는데,
갓난아가들한데서 피는 열꽃같은 것들이 팔과 다리에 피어있었다.
더워진 날씨 탓이려니,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오늘 아침, 도드라질 준비하는 꽃봉오리처럼 열꽃들이 어제보다 더 울긋 불긋 하다.
놀라서 피부과로 갔더니, 선생님 왈,
"나는 30년 동안 때 민적이 한번도 없어요."
무식하게 힘자랑 한 내 행적을 안봐도 다 안다는듯, 다 보셧다는 듯,
목욕탕 금족령 처방을 내리셨다.
'때'라고 생각하는 것은 피부 보호막인 셈인데
밀어내어 피부를 더 건조하게 만드는 악순환을 만든다고,
앞으로 때밀이 타올은 절대로 사용하지 말것과
샤워는 10분 정도가 적당하다는 강권의 처방을 받았다.
약국에선 약사왈,, "이 나이에 때 미는건 곤란하지요."란다.
"노화현상 인가요?" 약사는 말없이 웃기만 했다.
개운한 느낌도 습관이 들었는지,
좋지 않은 줄은 알았지만
쭈욱 그렇게 해 왔는데나이가 브레이크가 된 셈이다.
돌아오는 길,
싱그런 가로수 신록들을 보면서
너들은 매년 재생되니 얼마나 좋으냐!
참 좋겠다..
그런 생각이 들었다. ㅎㅎ
에고에고.. (나이든 여인의 한숨소리다.. . )
나이든다는 건 여러모로
관대해 지도록 길들여 지는 일 같다.
에고. ..이 씁쓸한 기분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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