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유리라고는 하지만 도봉산이 바로 지척이라고는 하지만
서울 한복판인데 이건 정말 놀라운 일이다.
정보가 매우 정확하다 훌륭하다 어디서 날아온 것일까 벌떼들, 꿀벌떼들,
우리집 뜨락에 어제 오늘 가득하다 잔치잔치 벌였다.
한그루 활짝 핀,
그래, 만개의 산수유, 노오란 꽃숭어리들에 꽃숭어리들마다에
노오랗게 취해! 진종일 환하다 나도 하루종일 집에 있었다.
두근 거렸다. 잉잉거렸다
이건 노동이랄 수만은 없다 꽃이다!
열려 있는 것을 마다할 것이 어디 있겠는가
그런 건 세상 어디에도 없다.
그럴까닭이 있겠는가
사전을 뒤적거려 보니 꿀벌들은 꿀을 찾아 11킬로미터 이상 왕복한다고 했다.
그래 , 왕복이다 나의 사랑도 일찍이 그렇게 길 없는 길을 찾아 왕복했던가
너를 드나들었던가 그래, 무엇이든 왕복일 수 있어야지
사랑을 하면 그런 특수 통신망을 갖게 되지
광 케이블을 갖게 되지 그건 아직도 유효해!
한 가닥 염장 미역으로 새카맣게 웅크려 있던 사랑아,
다시 노오랗게 사랑을 채밀하고 싶은 사람아,
그건 아직도 유효해!
- 정진규
서울 한복판, 우리집 정원에 산수유 한그루를
어찌 알고, 이 고운 꽃숭어리에 날아드는 벌떼들
시인은 하루 종일지켜보고 있다.
벌떼들의 왕복 습성을 알아내고,
나와 너, 사랑을. 자신의 갈망을 환치하고 있다.
벌떼들의 왕복은 내면에 깃들어 있는 사랑을 닮았고,
너를 드나 들었던, 나의 사랑을 떠올리며 "그래 왕복이다"라며 탄성한다.
내면에 웅크리고 있던 사랑에 대한 갈망,
그 웅크린 내면은 염장미역으로 시화했다.
물에 불어난 염장미역을 보는 놀라움이란,,
'노오랗게 채밀하고 싶은 사람' 아직도 유효한 사랑을 꿈꾸며
너머의 것을 보는 시심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심성일까. 감성일까 정서일까..
시심에는 언제나 아름다운, 심성이 들어있다..
누추하고 보잘것 없는 순간조차도 시화 될때, 아름답다.
시 한편 이 채밀하고 싶은 사람을 위로해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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