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뭇잎이 벌레 먹어서 이쁘다
귀족의 손처럼 상처 하나 없이 매끈한 것은
어쩐지 베풀 줄 모르느 손 같아서 밉다.
떡갈나무 잎에 벌레 구멍이 숭숭 뚫려서
그 구멍으로 하늘이 보이는 것은 이쁘다
상처가 나서 이쁘다는 것은 잘못인 줄 안다.
그러나 남을 먹여가며 살았다는 흔적은
별처럼 아름답다.
-이생진
앞으로 이 흔적 보거들랑
남을 먹여 살린 흔적으로
아름답게 보도록 해 주셨습니다.
한 줄 시가
밥 한 그릇 보다 더 위로 될 때 있지요.
사람보다 위로 될 때 있지요.
불쑥불쑥 나를 키워주는 시
이 세상 하직 할까 하던 젊은 청춘이 한 줄 시를 읽고
그 마음을 접은 이야기들도 얼마든지 있지요.
살아가면서 외롭고 지칠때 있지요.
마음속에 시 주머니 만들어 두었다가
힘들 때 한줄이라도 위로가 되는 시 꺼내보면 어떨까요.
평소에 시를 가까이 해두면
외로울때 아플때 큰 위로가 됩니다.
시인이 어떤 마음으로 썼든 내게 와 닿는 시의 주인은 나지요.
시인은 기꺼이 그것을 준비해 주는 아름다운 사람이구요.
당신의 마음속에는 몇 편의 시가 담겨있나요.
비가 촉촉히 내리는 가을아침.
비 머금은 나뭇잎들이 제무게를 겨워하는 아침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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