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문 두리기둥처럼 거침없이 위로 솟구친 향나무 한 그루,
이 종문 시인이 그대는 왜 여기 우두커니 서 있는가 물으니.
내가 왜 여기 우두커니 서 있는지 그대가 궁금해 하라고
여기 우두커니 서 있다고 대답한 바로 그 나무다.
괜히 자옥산 기슭 옥산서원 들에 우두커니 서서
이종문을 궁금하게 한 멋대가리 있는 향나무에게 다가가서
거친 살결을 짚으며 오늘은 내가 묻는다
그대, 이 추운 겨울날 여기 우두커니 서서 무얼 하시는가 했더니
그냥 심심해서 하늘에 대고 글씨를 쓰고 있다면,
이렇게 한 획 그어 올리는데 한 사백년쯤 걸렸다면,
지금도 그어올리는 중이니 말 같은 거 걸지 말라는 것이었다.
그대가 쓰고 있는 글자 대체 무슨 자냐고 했더니
뚫을곤도 모르는 놈이 시인이랍시고 돌아다니느냐며..
-김선굉
그냥 심심해서 하늘에 대고 글씨를 쓰고 있다고
한 획 그어올리는데 한 사백년쯤 걸렸고,
아직도 그어 올리는 중이라고,,
오늘도 내일도
사는 날까지..
우두커니 나무는
우두커니만 한다.
이제부터 내 나무 한 그루 정해놓고
우두커니가 안될때마다 우두커니 나무 찾아가 보아야 겠다.
나무 한 그루에 세상 모든 이치가 담겨 있다던
그나무 제대로 볼 줄 알면 다 아는 것이라던
어느 시인의 말씀이 생각나는 아침이다.
우두커니....
닮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