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수필

드디어 썩어 가는

구름뜰 2012. 1. 19. 10:16

 

 


목욕탕 거울을 보니
허리가 없어졌다
똥배를 밀어 넣으려고 애쓰다 그만 둔다
계단을 조금만 올라도
똥으로 가득찬 창자가 심장을 눌러
숨이 턱 막힌다

사람은 보통 1~3kg의 똥을
뱃속에 넣고 다닌다
변비할 경우는 10kg까지도 간다
하느님도 너무하시다
만물의 영장인 사람 뱃속에
구린내를 넣고 다니게 하시다니

늘어진 헌 푸대자루 삼겹살
자랑스럽게 사용했다고 할 수 없는
실수 투성이의 덜렁거리는 성기구
엉덩이에 가려진 지독한 폐수구
아첨과 불만으로 가득 찬
악취를 풍기며 썩어 가는
69kg 공광규

-공광규

 

ㅎㅎ 장보드리야르는 몸이 현대 소비사회에서 가장 값지고 아름다운 것이라고 했다.

몸을 보존하기 위해 다양한 산업들은 나날이 진화,심화되어가고 있다.

다이어트는 남녀노소 상관없이  상용어가 된지 오래인데,

몸이 이렇게 각광받은 시절이 있었던가 특히 남성의 몸이.

 

시인의 인식이 재밌다 제대로 뒤집어보기 하셨다.

힘의 원천

쓰이고 남아서 배출되기까지 든든한 버팀목 하신다.

뱃속에 이것이  없다면, 배가 등짝에 붙어 허리가 바로 펴지질 않아  접히는 걸 경험한 적 있다. ㅎㅎ

내가 반듯하게 설 수 있는건 이것 덕분인 것이다.ㅋㅋ

식욕만큼 강력한 쾌락의 대명사 카타르시스.

카타르시스가 그리스 로마시대의 설사약이었다는 것 또한 얼마나 재밌는 어원인가.

내게로 들어올때도 기쁨 주시고 빠져 나갈때도 변함없이 기쁨 주신다..

나를 변함없이 쾌락으로 인도하는 그 마지막 분신,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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