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수필

천천히 와

구름뜰 2012. 5. 31. 08:45

 

 

 

 

 

 

 


    천천히 와
    천천히 와
    와, 뒤에서 한참이나 귀울림이 가시지 않는
    천천히 와

    상기도 어서 오라는 말, 천천히 와
    호된 역설의 그 말, 천천히 와

    오고 있는 사람을 위하여
    기다리는 마음이 건네준 말
    천천히 와

    오는 사람의 시간까지, 그가
    견디고 와야 할 후미진 고갯길과 가뿐 숨결마저도
    자신이 감당하리라는 아픈 말
    천천히 와

    아무에게는 하지 않았을, 너를 향해서만
    나즈막이 들려준 말
    천천히 와

    - 정윤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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