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or 여행 에세이

영덕 나들이

구름뜰 2012. 9. 9. 18:46

 

 

 

 

바다를 곁에 두고

파도소리와 하룻밤을 보냈다.

 

여행하면 바다를 빼놓을 수 없게 된 것이 언제부터 인지 

떠남은 언제나 바다로 향하고 

바다를 앞에두면 떠나온 실감을 하게 되는 이 관성

내륙지방 사람들의 특질인지도 모르겠다.

 

 

 

 

지인부부와 3팀이 영덕 강구에 있는 대구대학교 연수원에서

1박을 했다.

 

 

 

 

숙소에서 바라본 전경이다

숙소아래 어촌 마을이 있고, 그 앞으로 동해가  운동장처럼 펼쳐져 있다. 

귀 귀울이지 않아도 들려오는 이맘때 우리집 풀벌레들 소리처럼

파도소리와 함께한 바다이야기를 만드는 시간이었다.

 

 

 

 

예전 이곳은 학교터였다고 하는데, 옛 건물이 그대로 남아 있고,

학생들이나 단체손님들은 저 건물에서도 숙박이 가능하다고 한다.

바다쪽으로 연수원건물을 들이고 운동장은 주차장으로 쓰이고 있었다.

 

 

 

 

학교 건물 뒷편 운동장이다.

쇠락한 가옥처럼 뛰노는 아이 하나 없고, 무성한 풀들만 반겼다.

 

이 곳에서 유년기를 보내고 늘상 바다와 함게한 이들에게 바다는 어떤 의미였을지.

나는 어쩌다 보는 바다가, 어쩌다라서 그런지, 볼 때마다 좋다.

기분좋은 설렘까지 동반해서 보기만 해도 좋은데.

일상이 바다와 함께였던 이들은 어떨지.

 

 

 

 

 

 

 

 

지붕위 간판!

 

환경은 이렇게 한 단면만 보면 이해못할 상황도 만든다. 

주말이면 마을 인구보다 훤씬 더 많은 여행객들이 찾아들테고

낯선 여행객들에겐 가장 효율적인 안내간판이다.

최선아니라 차선책도 그때 그때 환경에 따라 달라지는 것.

굿 아이디어다.

 

 

 

 

 

멀리 강구항쪽이다.

우리숙소가 제일 끝방 두 곳이라서

삼면이 확트인 코너 발코니에서 놀았다.

어촌마을 풍경에서 바다까지 여행지 풍경으로 짱이었다..

 

 

 

 

강구항에서 횟감을 싸게 구입했고,

대게처럼 문어도 익혀 주는 곳이 있어서 장을 봐와 숙소에서 바다맛을 즐겼다.

 

 

 

 

 

 

 

흐린날이고 보름도 지난지라 달도 없이 어두웠지만

밤 늦도록 발코니에서 밤바다와 함께 했다.

 

술은 역시 분위기다.

 

 

 

 

일출을 보고 싶어 새벽녘 바다쪽으로 고개를 돌리고 누웠다.

두시가 넘도록 나눈 수다에 쉬이 눈은 뜨지질 않고,

간간히 실눈뜨고 봐도 수평선엔 붉은 기운 하나 없고

해는 그렇게 구름만 잠깐 물들이고 변죽만 울리고 갔다.

꿈결처럼..

 

흐린날은 바다도 하늘도 빛바랜 무엇 같다.

어제 그 눈부시던 바다는 어디로가고..

피곤해보이는 바다

기상 변화에 가장 먼저 반응하는 것이

바다나 하늘이라는 생각.. 

어찌될려고 싶을때는 산골사람들은 하늘을 보고

어촌 사람들은 먼 바다를 보지 않았을까..

 

 

 

 

블루로드

갈때마다 업그레이드 되는 해상공원도 한바퀴 돌았다.

 

 

 

 

 

 

 

 

지인이 칡나무 잎을 보고는 어릴적 생각이 난다며 내게 만들어준 풀잎 컵이다.

이 컵을 보면서,,

 

내가 사는 아파트에도 아침이면 유치원생부터 초 중등생까지 등교 차량이 2분 3분 단위로 들어와 아이들을 실어가고 실어간다. 방과후도 마찬가지다. 먼 곳에서 오기도 하지만 대체로 엄마 손잡고  10분 거리면 갈 수 있지만 어떤 부모도 아이와 걸어서 등교하는 경우는 없다.

 

저러다 어느날 차가 오지 않는다면 유치원생들 같은 경우 걸어서도 갈 수 있다는 것을 알까.

행동반경이나 생활패턴이 사고를 경직되게 한다는 걸, 

바쁘지 않다면 가끔 아이 손을 잡고 조금 일찍 나서서 걸어가면 어떨까.

풀들도 보고 눈에 뛸듯 말듯한 풀꽃도 보고 요즘 무성한 강아지풀도 보고,

논길따라 싯누렇게 익어가며 배동드는 살아있는 벼도 보여주면 어떨까.

만져보게 하고 느껴보게 하면 어떨까. 

 

지붕위의 간판처럼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방법은 그때 그때 상황에 따른 대처 능력 아닐까.

통합, 융합이 대세라고 한다. 응용력과 창의력은 몸으로 부딛칠 때 제대로 발생하고 경험하는 것 아닐까. 노파심인지 모르겠다.

 

없으면 만들 줄 알던 시절을 산 세대들,

풍족한 지금은 그런 기회를 의도적으로라도 경험하게 하는 것이 참교육인지도 모른다.

머리보다 몸으로 부딛칠때 기억은 오래간다

몸도 기억하고 있으므로,

 

 

 

 

 

바다쪽으로 함께 내려가보자는 걸

여자들은 귀찮다고 위 방갈로에서 기다렸다.

 

뭐 볼거 있다고 했는데

한 사람은 조개가 많다 하고,

한 사람은 멸치 떼 같은 것들만 떼지어 다닌다 하고,

또 한 사람은 낚시꾼 바구니는 텅비었다고 했다.

 

남편들은 바다가 궁금하고,

아내들은 무궁무진한 수다가 더 궁금하다.

바다를 앞에 두고도...

 

'포토 or 여행 에세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금오산 단풍  (0) 2012.11.11
하동 북천역에서,,   (0) 2012.09.25
엑스포 인상(印象)!  (0) 2012.07.11
지산 샛강 나들이   (0) 2012.07.06
청도 소싸움 관람   (0) 2012.04.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