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수필

원시(遠視)

구름뜰 2013. 2. 7. 18:15

 

 

멀리 있는 것은 아름답다

무지개나 별이나 벼랑에 피는 꽃이나

멀리 있는 것은

손에 닿을 수 없는 까닭에

아름답다

사랑하는 사람아

이별을 서러워 하지 마라

내 나이의 이별이란 헤어지는 일이 아니라 단지

떨어지는 일일 뿐이다.

네가 보낸 마지막 편지를 읽기 위해선 이제

돋보기가 필요한 나이

늙는다는 것은

사랑하는 사람을 멀리 보낸다는 것이다

멀리서 바라 볼 줄을

안다는 것이다.

-오세영 

 

 

 단지 멀리 있어서 아름다울리야. 거리때문이기야 할까만은 멀리서도 바라 볼 줄 아는 여유는 아름답다. 나이 들어갈수록 좋아지는 게 많다. 어떤 예술가는 지금 이렇게 좋은 데 자신의 십년 후 (70세)는 얼마나 더 좋아질거냐면서 오래 살고 싶다고 하더만, 나이에 비례해 나아진다는 전제라야 가능한 얘기다. 젊은이들이 부러운 건 나보다 젊기 때문이고, 나이든 사람들이 부러울때는 지혜로울 때이다. 그러니 젊을을 물러나는 만큼지혜로워져야 하리라,  다투는 일 줄이고. 내 주변을 힘들게 하는 일 줄이고 나부터 내 주변부터 편안해져야 하리라. 숫자만큼 아름다워 질 수 있다면...

 

'시와 수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와유(臥遊)  (0) 2013.02.20
움직이는 누드  (0) 2013.02.19
이토록 우울한   (0) 2013.02.01
그렇게 소중했던가  (0) 2013.01.28
타이어의 못을 뽑고  (0) 2013.0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