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수필

구름뜰 2013. 5. 29. 10:03

 

 

1

 

하늘에 깔아논

바람의 여울터에서나

속삭이듯 서걱이는

나무의 그늘에서나, 새는

노래한다. 그것이 노래인 줄도 모르면서

새는 그것이 사랑인 줄도 모르면서

두 놈의 부리를

서로 죽지에 파묻고

따스한 체온을 나누어 가진다

 

 

 

 

 

2

 

새는 울어

뜻을 만들지 않고

지어서 교태로

샤랑을 가식하지 않는다

 

 

 

 

 

 

3

 

포수는 한 덩이의 납으로

그 순수를 겨낭하지만,

매양 쏘는 것은

피에 젖은 한 마리 상한 새에 지나지 않는다

-박남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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