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프리즘]
IQ·EQ에 이어서 이제는 역경지수인 AQ(Adversity Quotient)가 높은 사람이 성공하는 시대라고 한다. 스펙도 중요하지만 스토리에 관심을 두는 기업이 늘어나는 추세다. 승승장구만이 능사가 아니라 좌절감이나 열패감을 이겨낸 청년들을 이 사회가 응원했으면 좋겠다.
살다 보면 크고 작은 역경이 일어난다. 그런데 나와 상관없는 곳에서 일어난 일이 내게 치명적 상처를 주는 일도 겪게 된다.
예외도 있겠지만 대체로 깊이 들여다보면 그 일을 받아들이는 내 마음 작용까지 더해서 그것이 내게 운명적인 일이 되기도 하고 대수롭잖은 일이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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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경지수 높은 사람이 성공
일본의 어느 대기업에서 입사시험에 수석 합격한 청년을 전산장애로 불합격 발표를 냈다고 한다. 청년의 합격 소식은 다음 날 전해졌는데 비극적이게도 청년이 자살한 뒤였다고 한다.
일본 우수 대학 공대를 최우수 성적으로 졸업한 젊은이는 합격을 확신했을 터였지만, 뜻밖의 소식에 모멸감과 자괴감으로 수면제를 다량 복용한 것이었다.
이 소식을 접한 대기업 측에서는 놓친 인재를 안타까워했다. 회장은 “애석하고 미안한 마음 금할 수 없지만 입사하면 중책을 맡을 것이고, 어떤 좌절에 직면했을 때 섣부르게 비극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는 정신력이라면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고 했다 한다.
이것이 어디 그 사람만의 일이고 그 회사만의 일일까, 이 사회가 개인의 지적 능력보다 심리적 자질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분위기가 된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IQ·EQ에 이어서 이제는 역경지수인 AQ(Adversity Quotient)가 높은 사람이 성공하는 시대라고 한다. 미국의 커뮤니케이션 이론가 폴 스톨츠는 ‘역경지수’에 비추어볼 때 사람들이 대처하는 방법은 세 가지로 나타난다고 한다.
첫 번째가 포기하는 경우다. 두 번째는 안주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이 여기에 속한다. 세 번째는 자신의 모든 능력과 지혜를 동원하여 역경을 이겨낸다.
이런 사람의 특징은 자신뿐 아니라 동료들도 격려하고 용기를 북돋운다고 한다. 이보다 더 좋은 건 역경을 즐기는 경지라 하겠다. 그림자가 빛을 인식하듯이, 행복과 불행이 동전의 양면이라는 인식이 필요한 것이다.
원치 않았지만 당면한 일이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가장 효과적이고 바람직한 방향으로의 전환만이 우리가 선택할 일이다.
폴 스톨츠는 ‘역경을 기회로 삼으라고 했고, 카뮈는 “상처가 나를 죽이지 않는다면 나를 키울 것”이라고 했다. 한때 긍정의 미학이 유행처럼 번졌고 요즘은 긍정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의견도 분분하지만 어쨌거나 일어난 일은 디딤돌이어야 하리라.
긍정의 디딤돌로 역경 이겨야
우리 삶은 어떤 상황에서도 나름의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지금 내가 하는 일이 내 발전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있다면 다가올 시간에 대한 에너지는 긍정에너지로 넘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지금 마음이 무겁다면 그에 반하는 일이어서 마음이 먼저 알고 신호를 보내는 것인지도 모른다. 외면하고 있는 그 일이 무엇인지 들여다봐야 할 시점인 것이다.
스펙도 중요하지만 이제는 스토리에 관심을 두는 기업이 늘어나는 추세라고도 한다. 대체로 고생 없이 자란 우리 자녀들이 공부에서 받은 스트레스 외에 어떤 역경을 경험했을까. ‘젊어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말’이 유행처럼 번져난다면 어떨까.
승승장구만이 능사가 아니라 좌절감이나 열패감을 이겨낸 청년들을 이 사회가 응원했으면 좋겠다.
- 2013-10-04 포스코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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