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언저리를 사랑한다
언저리에는 피멍이 맺혀 있다
시대의 어려움을 방종의 구실로 삼지 말고 자기 탓으로 돌리지도 말 것
양자 다 어둡고 진지한 표정으로 흥청거리는 꼴을 볼때 마다 혓바늘이 돋는다
나무가 되기 위해 씨앗이 자라는 것은 아니다
목적 때문에 생을 망쳐서는 안 된다
시- 점화의 순간, 혹은 비상의 순간
그러나 그것을 초월이나 해탈이라고 말하지 말 것
생각해보라, 네 고통은 나뭇잎 하나 푸르게 하지 못한다
예술가로서의 한 평생은 초보자의 자동차 운전과 흡사하다
쉴새없이 궤도에서 빗나가지만 그때마다 다시 돌아온다
일상적 삶은 느낌에서 사실로 위험에서 안정으로 간다
예술은 그 반대이다
스스로 자신의 시신을 거둘수 없음
그것이 슬픔의 뿌리인지 모른다
처음도 끝도 관찰! 너는 눈이다
잠깐 잠깐 눈 뜨는 졸린 눈이다
반성하지 않는 사랑은 폭력이다
이야기된 불행은 불행이 아니다
나는 상처 속에서 아이들을 낳는다
상처는 남자들의 자궁이다
가장 안전한 집은 무덤이다
언어의 절대적 자유는 언어 자신의 죽음이다
-이성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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