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오산 단풍은 이번주가 절정에 이를 것 같다. 10월 말경부터 두어 번이나 갔었지만 기다리면 더 안 온다고 매번 이른 듯 하더니 오늘은 제법이었다.
금오산은 자연보호 발상지다.
1977년 9월 5일 박정희 대통령이 금오산에 들렀을 때 케이블카를 타고 올랐는데. 대혜폭포 아래쪽에 깨진 병조각 등이 흩어져 있었다. 이에 대통령이 "자 우리 청소부터 하자."며 쓰레기를 줍기 시작했고 이어 수행원들도 주웠다고 한다. 이어 주민과 관광객들에게 "공원이 품위가 있고 쾌적한 휴양지가 되도록 평소에 환경정책에 힘써야 한다"며 자연보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한다. 이 일을 계기로 자연보호 중요성이 강조되기 시작했고 이듬해 인 1978년 '자연보호운동'이 새마을 운동에 이어서 온 나라에 들불처럼 번졌다고 한다.
금오산은 제 1호 도립공원이지만 입장료는 받지 않는다. 옛 매표소 입구를 지나 다리를 건너면 우측에 자연보호발상지를 기념한 비석이 있다.
이하 각설하고 단풍구경 하세요..
금오산성 벽에는 이른 봄부터 담쟁이가 벽을 타고 올라간다. 저 덩굴만 남은 것들위로 이른 봄이 되면 새 덩굴순이 나고 올라가고 잎이 새의 혓바닥 같이 작은 새순도 돋아나고 또 올라간다. 매번 알아서 물러나고 알아서 찾아 오는 자연의 순환을 보는 일이란, 슬플것도 아플것도 없이 그냥 늘 그대로 원만하다.
며칠전에 내린 비로 수량이 많았다.
꽃의 낙화만 아름다운게 아니다.
가을에 나무는 한 번 더 핀다.
단풍나무라고 다 붉지는 않다.
한 가지 한 줄기 한 잎이어도 놓인자리에 따라서 색은 다르다.
내가 붉은가 싶다가도
노랑도 되고 주황도 됩니다.
내가 당신에게 주황이라면
그건 당신이 주황에 가깝기 때문일 겁니다.
그러니 당신이여
왜 노랑이냐고
왜 주황이냐고 하지 마세요.
그건 당신이 더해 준 색입니다.
당신이 주황이어서
내가 주황일 겁니다.
저 폭포수 뒷쪽이 박정희 대통령이 쓰레기를 주운 곳이다.
마음은 늙지 않는다고 수학여행이 이렇게 신났던가.
동네 언니들과 도시락 준비해서 간 자리.
산에서 제일 부자는 먹거리가 푸짐한 이들 아닐까.
가을단풍이 아름답고
그것을 보러 오는 사람들의 물결도 단풍처럼 붉다.
오래전 자연보호 운동이 생겨났고,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도시는 충분히 깨끗하고 아름다우며
격조도 있다. 도시민들은 주말만 되면 산으로 나들이를 가고 취사도 하지 않는 문화로 바뀌었다.
이렇게 잘 보존하고 있는 우리 강산을 후대는 더 잘 누리지 않을까 싶다.
이런 가을날 이런 도시락까지 준비해서 간 소풍을 어찌 기록으로 남기지 않을 수 있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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