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or 여행 에세이

의성문화탐방

구름뜰 2014. 11. 25. 09:16

 경북 의성읍 금성면에는 2013년에 개관한 조문국박물관이 있다. 조문국은 삼한(마한 진한 변한)시대 진한의 속국 12국 중 하나로 형성시기는 대략 기원전 3세기 내지 기원전 1세기로 추정하고 있다. 소멸시기는 기원 후 2세기로 전하고 있다. 삼국사기 기록물에는 길게는 3세기까지 보기도 한다.

 

'재구미 의성향우회'는 매년 가을이면 '고향문화탐방'을 떠난다. 올해로 세번째인데 120 명이 참석했다 지난 주말 남편의 고향이라 동행했다. 생각보다 볼거리 들을거리가 많았던 여행, 의성(의로운 성)에 걸맞게 유서깊은 곳이 많았다. 먼저 박물관에서 인상깊었던 것들부터 올려본다. 

 

 

 

 

 

 

 

 

 

이 토기, '굽다리긴목항아리'는 고령 가야문화권 토기와 흡사하다. 둘러보면서 든 생각은 대가야 박물관 못잖은, 유적들이 고루 분포되어 있다는 거였다. 홍보만 수반된다면 휼륭한 문화탐방코스로 손색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날(16일) 의성군수와 박물관장은 우리 일행을 반갑게 맞아주었다.  "잊지 않고 고향을 찾아주니 인구 감소등 어려운 여건이지만 힘납니다"라며 군수님 시골 큰아버지 처럼 반기셨다. 주말인데 쉬지도 못하게 한 거 아닌가 싶었지만 반가운 방문객 아닐까 그런 생각도 들었다.   

 

 

 

 

 

 

사람의 시신을 넣는 관이다. 

목관만 있는 줄 알았는데 이렇게 그릇을 이렇게 크게 만드는 줄은 처음 알았다.

얼마나 큰지 이것을 박물관장은 눕혀 묻는다고 했다.

 

 

 

 

 

 

 

금세공이 발달한 모습을 요 왕관에서 볼 수 있다.

이런 방식은 학계에서 처음 나타난 것이라고 하는데

금을 잘게 자르고 꼬아서 만든 세공기술이다.

 

 

 

 

박물관을 뒤로하고 간 곳은 '산운마을'이다.

 

조문국 박물관에서 10분 거리에 있다. 마을 지명이 산운인건, 금성산 수정계곡 아래 구름이 감도는 것이 보여 붙여졌으며 영천이씨 집성촌이었다고. 여기 운곡당 외에도 점우당, 소우당, 등 전통 고가옥 40여동이 있었는데. '안동 하회마을' 못잖았다. 

 

주련과 운곡당이라는 현판이 걸려있다.

 

 

 

솟을 대문에 들어서면 한 눈에 드는 풍경이다. 누군가  "이리 오너라, 게 아무도 없느냐?"라고 해서 한바탕 웃었다. 청송군 송소고택에 갔을 때 인상적이었던 것이 대문에 들어섰을 때 좌측으로 큰 사랑방이 있고 정면에 야트막한 담이 있었는데 이곳도 같은 형식의 '내외담'이 같은 위치에 있다. 

 

내외담은 아녀자들을 위한, 남정네들의 봉건사상을 집안에서도 구조물화 해 놓은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남 녀 7세 부동석이란 말이 화석처럼 되어 버린 지금 보면 좀 그렇다. 

 

 

 

 

 

'이래야 한다'는 건지. 

'이렇게 산다는 걸 보여주'는 의도가 더 있는 건지

가족임에도 여성은 차단시킨 이 공간을 드나들면서 그 당시 여성들은 어떤 영향을 받았을까. 지형지물도 아니고 집안에 담을 만들어서 내외 시킬 수 있는지.. 한시도, 말하자면 집안에서도 여성임을 잊지 말라는 무언의 틀이다. 그 당시 여성들이 느꼈을 소외감은 또 성격이나 문화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지. ..... 하여 우리 자랄적 우리를 가르킨건 아버지가 아니라 정작 엄마이고 할머니였던 것인지도 모른다. ..그리 살아서 익숙한 여성들이 아랫대 여성들을 자동으로 그리 교육시키는 것이다.

씁쓰레하다.

 

 

 

 

 

정작 안채에서 사랑채로 통하는 길은 열어놓았다.

물론 내외담의 가장 큰 역할은 외부사람과의 차단!용이었을 것이다.

사랑채는 밖으로 마음대로 드나들 수 있지만 안채는 사랑채보다 깊숙한 곳에

있는 것만 봐도 그렇다. 

 

 

 

 

내외담을 지나 들어온 안채다.

사람들이 살고 있었다.

마루에서 뒤란으로 보이는 저 뒷산이 금성산이다..

 

 

 

 

의성에서 가장 유명한 산

스토리가 많은 산 

명당중의 명당이라는 금성산

 

 

 

 

 

요것은 뒤란으로 가서 안채쪽을 들여다 본 풍경이다.

저 뒤로 내외담이 보인다.

 

 

 

 

 

 

 

 

 

운곡당을 지나서 소우당으로 갔다.

 

 

 

 

'명품고택 소우당'이라고 되어 있다.

내가 그동안 본 한국식 정원 중에 가장 아름다운 곳이었다.

 

소우당의 정원은 일반적이 조선 시대의 정원과는 형태가 달라

색다른 풍류를 즐길 수 있던 곳이라는 안내가 있었다.

 

 

 

 

대부분의 조선 시대 정원은 집과 정원의 구분이 분명하지 않아

자연을 담장 안으로 불러들이는 형태를 취한 것이 일반적인데

소우당 정원은 담장 안의 다양한 식물까지도

주인이 직접 골라 식재한 것들이 대부분이라고 한다.

 

 

 

 

 

 

 

 

 

 

정원으로 들어서면 우측에 있는 별채다

앞으로 연못과 자연정원이 펼쳐져있다.

 

 

 

 

잘 물든 단풍은 꽃보다 더 아름답다

가을이 중년을 나타낸다면

중년또한 이만큼 꽃보다 아름답다고 말하고 싶다.

살아보니 그렇다

마음이 꽃인것도 알겠고

사람이 꽃인것도 알겠다.

 

 

 

 

 

 

소우당은 '비밀의 정원' 그야말로 시크릿가든이라고 했다.   

반가에서 출가전 딸이 살던 별당채로 쓰다가 

출가후에는 어떤 용도로 쓰였는지 비밀이라 하여 붙여졌다고....,

 

터가 얼마나 넓은지

저 담은 원래 있던 곳보다 가까이 당겨서 공간을 축소시킨거라고 했다.

말하자면 이보다 훨ㅆ니 더 넓었다고 했다. 

 

 

 

 

소우당의안채다.

입구 문턱이 아름다운 아치평이다.

이렇게 중간부분을 낮게 만든 이유를 역시 청송 송소고택에서 들은 적이 있다.

 

긴치마를 입은 여성이 치맛자락을 많이 들어올리지 않고 드나들 수 있도록 낮게 만들었다고,

아름다운 배려이기도 하지만, 직선의 문턱보다 조형미랄까 곡선의 아름다움이 정말 멋스럽다. 

 

 

 

 

 

 

 

역시 사람들이 살고 있는 집이었다. 

햇살을 뜰안 가득 들인 소박한 풍경이다.

 

 

 

 

 

소우당을 뒤로하고 나오는 데

낮은 담장 너머로 고욤이 오종종하니 매달려 늦가을 정취를 더했다.

참 예스런 풍경이다.

어릴적 외갓집 뒤란에도 이런 고욤나우가 서너 그루 있어서

긴 겨울밤이면 주전부리로 볼태기가 얼얼할 정도로 먹었었다. 

 

 

 

다음 간 곳이 수정사 였는데

절 입구에 이런 글귀가 있었다.

 

물에게 배울일

 

만물을 살려주는 것이 물이다

갈 길을 찾아 쉬지 않고 나아가는 것이 물이다

어려운 굽이를 만날수록 더욱 힘을내는 것이 물이다

맑고 깨끗하게 모든 더러움을씻어주는 것이 물이다

넓고 깊은 바다를 이루어 많은 생명을 살리고

되돌아 구름이 되어 이슬과 비를 내리나니

고맙구나 물이여! 감사하다 자연이여!

사람도 이물과 같이 이웃과 만물에

이익을 주어야 하지 않겠는가

 

 

 

 

 

 

 

 

 

 

 

이어서 간 곳은

의성읍 소재 모든 학교 교가에는 나온다는 구봉산 산행이었다.

봉우리가 9개라서 구봉산이라고..

 

 

 

 

용하던 산에 120명의 고향사람들이 찾았으니

산도 깜짝 놀란날이었으리라..

 

 

 

 

 

 

 

구봉산에서 내려다본 의성읍의 정경이다.

 

 

 

 

구봉산 산행후에는 오후일정은 안계장날이라 장터를 둘러보는 시간도 가졌다.

 

이후 간 곳이 천년 고찰 대곡사였다.

이렇게 예쁜 단체사진을 본적이 없다.

이건 내가 요구한건! 아니고 어떤 후배님이 시켰는데 일동 바로 따라하셨다. 

이렇게 말잘 듣는 집중력이라니..

 

 

 

 

요건 머리만 남은 거였는데, 신장인지 장승인지 헷갈렸다.

 

지난번 지리산 실상사에 갔을때 아래 사진과 비슷한 형상의 장승을 본적이 있다.

사천왕문이 없으니 신장상을 조각으로 형상화한 것 같기도 하고..

여튼 정겹다

신장이라면 이렇게 귀여운 신장이 있을까.

 

 

 

 

대웅전 앞의 탑 형식도 특이했다

매우 소박하고 정교했다

12층 석탑이었다.

 

 

 

 

 

 

 

 

 

 

 

 

 

 

 

 

 

 

 

 

 

계곡이 길고 깊어서 대곡사라고 붙여지 사찰.

산그림자가 빨리 내려왔다.

 

예전 이곳이 얼마나 큰 사찰이었을지 짐작케하는 부분이 한 두가지가 아니었는데

지금은 노쇠한 스님의 모습처럼 담백했다.

 

 

젊게는 30대 초반부터 많게는 60대 또는 그 아내나 남편까지

고향으로 문화탐방을 떠나는 일 참 좋은 아이디어다.

 

다들 입을 모은 것이 이렇게 유서깊은 현장이 많은 줄 몰랐다 였다.

나도 내 고향으로 간다면 생각만해도 흐뭇하다.

타향살이 하는 사람들이 고향이 그립고 고향사람이 그리워서 향우회를 결성하고

그렇게 객지에서만 만나다가 고향으로 함께 어울려 오니

나이차를 불문하고 모두 애향심은 똑 같은 것이다.

어느 향우회든 이런 '고향문화탐방'어떨까 싶다.

의성 사람들이 부러운 날이었다.

 

 

'포토 or 여행 에세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눈온 아침!  (0) 2015.03.01
눈!  (0) 2014.12.08
서울 나들이  (0) 2014.11.21
함양 친구 집 - 구름뜰 친구들 4  (0) 2014.11.14
여기는 지리산 노고단! -구름뜰 친구들 3  (0) 2014.1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