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수필

경청

구름뜰 2015. 12. 28. 09:36

 

 

누군가에 더러운 것

누군가에겐 일용할 양식이다

구르는 재주 없어도

굴리는 재주 있다고

쇠똥구리 지나간 자리

길 하나

보인다

-김정수

 

 

 

  더러운 배설물이 쇠똥구리에게는 "일용할 양식"이다. 내게 없는 재주를 다른 사람이 갖고 있다. 세계는 이렇듯 배리 (背理)의 구조를 가지고 이다. 기압이 새를 공중에 뜨게 하고, 무거운 물체가 물 위에서 더 큰 부력을 어든다. 그러니 큰 배가 덜 흔들리는 것이다. 가로막는 산이 있으니 산을 넘는다. 끝장났다고 생각할 때 새 날이 가깝다. 반대 극을 가진 자석이 쇠를 끌어 당긴다. (어려운 말이지만) "죄가 더한 곳에 은혜가 더욱 넘쳤다" (바울) 배리의 담론을 경청 할 때, 길 하나 /보인다."

-오민석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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