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여자오픈 골프대회는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의 메이저 5개 대회 중에서도 으뜸이다. 어제 끝난 올해 US여자오픈에서 박성현이 1위를 차지했다. US여자오픈에서 박세리가 우승한 1998년부터 올해까지 20년간 한국 선수의 우승이 9차례로 미국 선수의 8차례를 앞질렀다. 최근 10년간만 보면 한국 선수의 우승이 7차례로 미국 선수의 3차례를 압도한다. 올해 대회는 특히 상위 10위 안에 한국 선수가 8명이나 들었다. LPGA 대회인지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 대회인지 헷갈린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올 시즌만 해도 지금까지 열린 19개 LPGA 대회에서 한국 선수가 절반에 가까운 9개 대회의 우승을 차지했다. 대회는 미국이 열고 상금은 한국이 휩쓸고 있다. 올해 US여자오픈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소유의 골프장에서 열려 그가 직접 찾아 2라운드부터 지켜봤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서 미국이 한국에 막대한 손해를 본다고 오해하고 있는 그가 리더보드에 한국 선수 이름이 즐비한 것을 보면서 무슨 생각을 했을지 궁금하다.
▷올 시즌만 해도 지금까지 열린 19개 LPGA 대회에서 한국 선수가 절반에 가까운 9개 대회의 우승을 차지했다. 대회는 미국이 열고 상금은 한국이 휩쓸고 있다. 올해 US여자오픈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소유의 골프장에서 열려 그가 직접 찾아 2라운드부터 지켜봤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서 미국이 한국에 막대한 손해를 본다고 오해하고 있는 그가 리더보드에 한국 선수 이름이 즐비한 것을 보면서 무슨 생각을 했을지 궁금하다.
▷골프는 양궁과 더불어 한국 여성에게 최적화된 스포츠가 아닌가 싶다. 양궁만 해도 한국 남녀 모두 세계 정상이지만 골프에서는 한국 여성만 세계 정상이다. 젓가락을 사용하면서 키워진 남다른 손 감각이 파워보다는 정확도가 더 중요한 스포츠에서 성과를 내는 것이라는 분석이 있다. 과거 영국 식민지가 아니었으면서 골프를 잘하는 나라가 스웨덴이다. 골프를 국민 스포츠로 장려해 안니카 소렌스탐 등을 배출한 스웨덴도 우리나라처럼 탄탄한 선수층을 가진 적이 없다.
▷젓가락으로 말하자면 중국도 일본도 사용한다. 그렇지만 일본은 우리의 상대가 되지 않고 앞으로 중국이 얼마나 성장할지는 지켜볼 일이다. 다만 현재로선 일본도 중국도 따라올 수 없는 것이 아빠들의 바짓바람이다. 한국의 교육열은 대체로 엄마들의 치맛바람인데 골프만은 아빠들이 어릴 때부터 딸을 데리고 다니면서 자신의 재산과 시간을 쏟아 부어 얻은 결실인 경우가 적지 않다.
-송평인 논설위원 pisong@donga.com
▷젓가락으로 말하자면 중국도 일본도 사용한다. 그렇지만 일본은 우리의 상대가 되지 않고 앞으로 중국이 얼마나 성장할지는 지켜볼 일이다. 다만 현재로선 일본도 중국도 따라올 수 없는 것이 아빠들의 바짓바람이다. 한국의 교육열은 대체로 엄마들의 치맛바람인데 골프만은 아빠들이 어릴 때부터 딸을 데리고 다니면서 자신의 재산과 시간을 쏟아 부어 얻은 결실인 경우가 적지 않다.
-송평인 논설위원 pisong@donga.com
* 어떤 초등학교는 콩을 젓가락으로 옮기는 수업을 한다고 한다. 젓가락으로 묵을 집어 먹는 민족은 우리 뿐이라는 얘기가 있다. 젓가락이 손근육에 미치는 섬세한 감각은 가히 압도적으로 정교한 감각을 만들어 내지 않을까.
어제 아침 US 오픈 마지막 라운드를 보는 감회는 남달랐다. 그녀는 인터뷰에서 18번홀의 어프로치 샷을 두고 머리가 하애졌다고 했다. 캐디가 연습 많이 했잖아 "평소처럼 해"라는 말에 자신감이 생겼다고 했다.
집에서 가까운 거리에 박성현이 나온 고교가 있다. 골프때문에 이 학교에 입학했고, 그녀와 관련한 체육 선생들이 많아서(ㅎㅎ아는 사람이 매우 많음) 재미난 에피소드들도 많다. 그리고 그녀가 큰 대회를 치를 때나 우승할 때마다 주변 분위기는 남다르다. 마치 고향사람을 응원하는 분위기다. 그 어떤 대회보다도 어제는 그런 분위기가 절정에 이른날이었다.
방앗간에서 막 나온 가래떡 같은 유연함이 있는 그녀의 샷은 정말 명품이다. 탄력있는 상체와 허리의 꼬임, 훤칠한 키, 중성적인 미모, 어제 아침 전 세계 골프마니아들이 주목했을 그녀를 보면서 내도록 설렜던 것은 나혼자만은 아니었던 것 같다. 박세리 못잖은 탄탄대로가 펼쳐져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신호탄을 쏴 올린 기분이 드는 아침이었다. 2017,7,18
박성현, 첫날 58위서 쭉쭉… 트럼프도 홀린 ‘진격의 여왕’
트럼프도 놀랐다
루키 박성현 US여자오픈 우승… 한국이 1∼5위 휩쓸어
슈퍼루키 박성현, 대단한 LPGA 첫승
최종 11언더, 한국인 9번째 트로피
15번홀 환상 7m 버디로 승기 잡고 17번홀 버디-18번홀 파로 승리 확인
리더보드 ‘톱10’중 8명이 한국인
루키 박성현 US여자오픈 우승… 한국이 1∼5위 휩쓸어
슈퍼루키 박성현, 대단한 LPGA 첫승
최종 11언더, 한국인 9번째 트로피
15번홀 환상 7m 버디로 승기 잡고 17번홀 버디-18번홀 파로 승리 확인
리더보드 ‘톱10’중 8명이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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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루키’ 박성현이 17일 US여자오픈 최종 라운드 18번홀에서 사실상 우승을 확정짓는 파 세이브를 한 뒤 갤러리를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베드민스터=AP 뉴시스
‘골프광’으로 유명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71)이 프랑스 방문을 마친 뒤 향한 곳은 집무실이 있는 워싱턴 백악관이 아니었다. 자신이 소유한 18개의 골프장 중 하나이자 제72회 US여자오픈이 열린 미국 뉴저지주 베드민스터의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이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 뉴저지주 베드민스터에 있는 본인 소유의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열린 US여자오픈을 방문해 대통령 전용 관람 박스에서 손을 흔들고 있다.
베드민스터=AP 뉴시스
트럼프 대통령은 2라운드가 열린 15일부터 17일 최종 라운드까지 지켜본 뒤에야 백악관으로 돌아갔다. 그는 15번홀 주변에 마련된 전용 관전 시설에서 대선 슬로건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 구호가 적힌 빨간 모자를 쓰고 경기를 지켜봤다. 미국 선수의 우승을 바랐을 테지만 그가 기립박수를 보낸 상대는 ‘슈퍼 루키’ 박성현(24·KEB하나은행)을 비롯한 한국 선수들이었다.
AP 뉴시스
박성현이 자신의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첫 우승을 메이저대회인 US여자오픈 우승으로 장식했다.
박성현은 17일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파72·6762야드)에서 열린 4라운드에서 버디 6개와 보기 1개로 5언더파 67타를 쳤다. 첫날 58위였던 그는 최종 합계 11언더파 277타를 적어내 2위 최혜진(18)을 2타 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우승상금은 90만 달러(약 10억1500만 원)다. 한국 선수들의 대회 통산 9번째 우승. 1998년 박세리, 2005년 김주연, 2008년과 2013년 박인비, 2009년 지은희, 2011년 유소연, 2012년 최나연, 2015년 전인지의 뒤를 이었다.
14번홀까지 최혜진, 펑산산(중국)과 공동 선두였던 박성현이 15번홀에서 7m 정도 거리의 긴 버디 퍼팅을 집어넣어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가자 트럼프 대통령은 자리에서 일어나 기립박수를 보냈다. 이날 가장 어렵게 세팅된 17번홀에서 두 번째 샷을 1.5m에 붙여 버디를 낚은 데 이어 18번홀(파5)에서도 파를 세이브해 승리를 결정지었다. 박성현이 스코어카드를 제출하기 위해 이동할 때 트럼프 대통령은 박성현을 향해 엄지손가락을 들어 보였다. 함께 경기를 지켜본 트럼프 대통령의 큰딸 이방카도 경기 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당신의 재능과 끈기에 감명 받았다”는 글을 남겼다.
박성현은 17일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파72·6762야드)에서 열린 4라운드에서 버디 6개와 보기 1개로 5언더파 67타를 쳤다. 첫날 58위였던 그는 최종 합계 11언더파 277타를 적어내 2위 최혜진(18)을 2타 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우승상금은 90만 달러(약 10억1500만 원)다. 한국 선수들의 대회 통산 9번째 우승. 1998년 박세리, 2005년 김주연, 2008년과 2013년 박인비, 2009년 지은희, 2011년 유소연, 2012년 최나연, 2015년 전인지의 뒤를 이었다.
14번홀까지 최혜진, 펑산산(중국)과 공동 선두였던 박성현이 15번홀에서 7m 정도 거리의 긴 버디 퍼팅을 집어넣어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가자 트럼프 대통령은 자리에서 일어나 기립박수를 보냈다. 이날 가장 어렵게 세팅된 17번홀에서 두 번째 샷을 1.5m에 붙여 버디를 낚은 데 이어 18번홀(파5)에서도 파를 세이브해 승리를 결정지었다. 박성현이 스코어카드를 제출하기 위해 이동할 때 트럼프 대통령은 박성현을 향해 엄지손가락을 들어 보였다. 함께 경기를 지켜본 트럼프 대통령의 큰딸 이방카도 경기 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당신의 재능과 끈기에 감명 받았다”는 글을 남겼다.
우승 직후 그린에서 어머니 이금자 씨와 포옹하며 눈물을 흘린 박성현은 기자회견에서는 “전혀 실감이 안 난다. 구름 위를 떠가는 기분이다”라며 미소를 지었다. 그는 “지난해의 경험 덕분에 오늘의 우승이 나온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박성현은 지난해 같은 대회 마지막 날에도 우승 경쟁을 벌였으나 18번홀에서 친 세컨드샷이 워터 해저드에 빠지면서 아쉽게 연장전에 들어가지 못했다.
박성현은 또 새 캐디 데이비드 존스와의 호흡도 우승 원동력으로 꼽았다. 박성현은 “18번홀에서 3번째 샷을 그린 뒤로 넘겼을 때 존스가 ‘항상 연습했던 거니까 믿고 편하게 쳐라’고 말해준 게 도움이 됐다. 연습했던 대로 샷이 나와 나도 놀랐다”고 말했다. 2013년부터 2015년까지 최나연의 캐디를 맡았던 존스는 지난해 9월 전인지의 에비앙 챔피언십 우승에도 힘을 보탰다.
이날 리더보드는 태극기의 물결로 가득했다. 우승 박성현, 준우승 최혜진을 필두로 세계 랭킹 1위 유소연과 허미정이 7언더파 281타로 공동 3위에 자리했다. 이정은이 공동 5위에 올랐고, 김세영 이미림 양희영 등 3명은 공동 8위에 자리했다. 상위 10명 중 8명이 한국 선수였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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