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향기

오월의 어느 멋진 날에..

구름뜰 2019. 5. 30. 22:52

 

 

 

 

 

 

 

 

 

 

 

누에를 위한 뽕 재배가 아니라

오디재배를 위한 뽕나무가 있는

삼백의 고장 상주엘 다녀왔다

 

지인의 지인이라 먹거리도 준비

소풍같은 나들이였다

 

신록의 계절 벌과 나비처럼

갈 곳 놀 곳도 많은 계절이다

 

수확기라 농부는 흐뭇하고

오디 찾아온 이들은

입가가 시커매지도록 즐겼다

 

오디 먹은 입은 숨길 수가 없다

혓바닥은 흉칙해지고

따다보면 뺨에도 코에도 즙이 묻는다

점잖게 먹었는지 급하게 먹었는 지

얼굴에 그림이 그려진다

예쁘게 먹기란 쉽지않아서

제 얼굴은 어찌되었는지는 모르고

동무들 얼굴 보면서 까르륵 넘어 간다

 

오디 덕분에 한나절 웃음

꽃이 밭가로 넘쳤다

 

먹는 건 자유고 가져가는 것만

요금을 지불하는 방식이었다

 

어릴적 우리집에도 뽕나무 밭이 있었는데 이렇게 풍성한 오디는 처음 본다

 

빨갛던 것이 익기 직전에 뻥튀기처럼 커지먼서 까매진다고 한다

그러니 익은 것은 크고 까맣다

 

손대면 톡 터지는 봉숭아처럼

익지 않은 것들은 불가능한 몸짓이다

 

오디의 축제는

지금부터 한달 정도라고.

 

오월!

갈 곳이 한 곳 더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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