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아 / 김소월
섧다 해도
웬만한
봄이 아니어,
나무도 가지마다 눈을 텄어라!
*수아ㅡ나무의 새순
낙천 / 김소월
살기에 이러한 세상이라고
맘을 그렇게나 먹어야지,
살기에 이러한 세상이라고
꽃지고 잎 진 가지에 바람이 운다.
성주/ 김남주
당신은 성주가 되었다
성 하나에 한 사람뿐인
그가 되었다
사람들은 당신 앞에서 모자를 벗지만
그때 웃음판이 멈추기도 했다
당신의 고독은 깊어간다
탁월함이 인격인 건 아니고
행복이 가치의 지표도 아니다
재물은 너무 많아도 안 되고
고독은 너무 적어도 안 된다
멀리 보며 전체를 생각하라
좋은 꿀의 꿀물을 타서
많은 이가 감미롭게 마시게 하라
겸허히 기도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