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수필

수아

구름뜰 2020. 3. 26. 21:10

 

 

수아 / 김소월

 

섧다 해도

웬만한

봄이 아니어,

나무도 가지마다 눈을 텄어라!

*수아ㅡ나무의 새순

 

 

낙천 / 김소월

 

살기에 이러한 세상이라고

맘을 그렇게나 먹어야지,

살기에 이러한 세상이라고

꽃지고 잎 진 가지에 바람이 운다.

 

성주/ 김남주

 

당신은 성주가 되었다

성 하나에 한 사람뿐인

그가 되었다

사람들은 당신 앞에서 모자를 벗지만

그때 웃음판이 멈추기도 했다

당신의 고독은 깊어간다

 

탁월함이 인격인 건 아니고

행복이 가치의 지표도 아니다

재물은 너무 많아도 안 되고

고독은 너무 적어도 안 된다

 

멀리 보며 전체를 생각하라

좋은 꿀의 꿀물을 타서

많은 이가 감미롭게 마시게 하라

겸허히 기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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