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달라졌다
지난밤 열한 시가 넘은 시간, 아파트 뒷 동에서 화재가 났다. 대피하라는 안내 방송이 나오고 소방차가 오고 부산했지만 불꽃은 없었다. 날이 밝고 보니 에어컨 실외기 빗살문 대여섯 개가 탄 상태다. 아마도 실외기 빗살문을 닫은 채 에어컨을 오랫동안 가동한 게 아닌가 싶다
코로나 시대 방심이 부른 화근이 곳곳에서 살벌한 결과로 드러나고 있다. 너도 나도 할 말 많고 불만 많고 불안하고 불편한 세상이 되어가는 것 같다. 무엇이 진실인지 모르고 아우성치는 사람들이 진실 게임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진실은 있을까. 백전백승은 적부터 알아야 가능하다는 데 알고 하는 건지 몰라서 용감한 건지 이도 저도 마뜩잖은 모습들 뿐이다.
바람은 가을 문턱으로 가고 있다. 마지막 곡식들은 영글어 가겠고 논도 밭도 충실하게 제 몫을 다할 것이다. 포스트코로나 시대 사람들은 팍팍해지고 민심은 흉흉해져도 절기는 어김없다.
달라진 바람만 위안이 되는 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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