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이응노 무제
어미와 새끼염소 세 마리가 장날 나
왔습니다.
따로따로 팔려갈지도 모르지요.
젖을 뗀 것 같은 어미는 말뚝에 묶여있고
새까맣게 어린 새끼들은 아직 어미 반경에서 놉니다.
2월,상사화 잎싹만한 뿔울 맞대며
툭, 탁, 골때리며 풀 리그로
끊임없이 티격태격입니다.
저러면 참, 나중에 나중에라도 서로 잘 알아볼 수 있겠네요.
지금 세밀하고도 야무진 각인 중에 있습니다.
― 문인수 시집 『쉬!』(문학동네, 2006년)에서
그림 이응노 무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