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틈에 배달되는 조간신문이
날마다 시 한 편을 달고 온다
주석이 달린 처음 만나는 아침의 언어
나도 그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왜 시 한 편을 건질 수 없었는지
언어의 사유에 감동하고
나와 아무 관계없는 사람을 스쳐 지나듯
증권소식과 지구 반대편 전쟁소식들을
뒤판으로 넘기며
아침이 바삐 지나간다
전쟁과 평화 그 사이에 시가 있다
날마다 시 한 편을 달고 오는 사이
전쟁으로 몇몇은 죽고
누군가는
시 한 편을 쓰고 있다
아무렇지도 않은 듯
아무 일도 없는 듯
- 강동수 <사라지는 것들에 대하여> (시와 소금, 2018)
** 이웃 나라를 다녀온 아침
운동 갈 시간인데 갈 마음이 없다
여행 중 내 안에서 일어난
생경한 날것들이 여운으로 남았다.
몸과 마음을 재정비할 과제가
남은 것 같다
나를 굴복시키지 못한 역경은
나를 성숙하게 만드는 거름이라고 했던가.
물를 나온 구피는
물 옆에서 말라죽었다
시가 있어 위로가 되는 아침이다.
23. 3.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