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함께 걷게 되면
나를 잠시 비켜가는 길이 된다
꽃이 흔들리듯
바람은
관계에서도 일어난다
손절이라는 단어가 사람에게
더 쓰이고
옳은 말이라도 감정이 실려있는 어조는
그 말을 무색하게 만든다
반복되면 듣기 싫어진다
기대를 하지 않게도 된다
꽃을 보듯 나무를 보듯
존재자체로 보면 된다지만
어쩌다 오는 바람에
흔들리게 되고 다시 돌아보게 된다
미러 효과라 했던가
우리는 대상에 따라 영향받는다
그래서 사람은 무상 무심한 자연을 좋아하는 것일 게다
우리는 자연을 대할 때
기대하지 않는다
자연물에는 가능한 게
관계에선 끊임없이 작용하고 있다
결국은 마음 문제다
혼자 가는 길이 외롭긴 해도
기대를 놓아버려도 되는 시간에
익숙해지는 일
그것으로 족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