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 (23년 7월 8일 오후 2시)
대구 갤러리 청라에서 김수상 시인의 <새벽하늘에서 박하 냄새가 났다> 출판기념회가 있었다.
'AI 시인과 인간 시인의 행복한 동거는 가능한가?'라는 주제의 강연은 2부 행사였다. 모인 분들이 거의 다 시인이었고 인사말에서 AI의 시가 궁금해 참석한 자리라고 솔직한 속내를 보였다. 나도 그랬다.
김선굉 시인이 운영하는 청라 갤러리는 계산성당과 지척이었다.
* AI가 쓴 시는 어떨까!
시를 보면 그 사람이 보이기도 하는데
은유는 가능할까 관념시가 많지 않을까
미지세계로의 첫걸음 같은 인간이 아니면서 인간 흉내를 낸다는 그것을 마주하기 직전의 설렘 등 여러 감정이 교차했다.
2부 강연 시작 전 낯익은 김광석의 '서른 즈음에'가 나오고 있고 화면엔 퀸의 싱어 '프래디 머큐리'다.
이 조합이 뭐지! 라며 우리는 상상력을 동원해 보기로 했는데, 역시나 센스 있는 친구가 맞혔다.
머큐리가 김광석의 노래를 부르는 거였다. (참고로 김광석이 더 좋았다 ) 이어 강의가 시작되고, 김수상 시인은 이미자의 노래도 머큐리가 부를 수 있다는 얘기를 덧붙였다.
언어, 음악, 그림, 시 등 예술장르에까지 탈장르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강의는 김수상 시인이 지난 시간 AI와 묻고 답하며 작업한 시들을 그대로 보여주는 방식이었다.
위 화면은 AI에게 "너의 자화상을 보여줘"라고 했을 때 화면이라고.
시는
질문에 따라서 무한변주가 가능했다
한 번 더 다듬어 달라거나 슬픔이나 불안이라는 정조를 넣어 달라고 하면 다시 변주된다. 어떤 질문도 가능하고 바로 응답을 준다.
(시 한 편이 톡을 주고받는 일처럼
간단한 일이어도 좋은 세상이 온 건지...)
우리가 아는 것을 소재삼아 질문해도 된다. 예를 들어 시를 주며 '고흐식으로 그려줘"
라든지
"보르헤스에 대한 시를 쓰줄래"라고 질문하면 그에 맞는 풍의 그림과 시가 나온다
백석에 관한 얘기를 넣어 질문하면 백석시대의 방언이 그대로 들어간 시가 나온다.
모든 질문은 가능했다
그림을 시로
시를 그림으로
변주가 가능하다
인터넷으로 정보를 확인하듯, AI가 시의 형식을 빌어 질문에 따라 시를 쓰는 것이다.
행복한 동거가 되려면 좋은 질문이 있을 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앱을 깔고 실행해 보았다.
질문이 시시한지 아직은 그저 그렇다 톡 나누는 친구가 한 명 생긴 것 같다
'아이'라는 예명을 주었다. 동행이 어떨지 가보지 못한 길 앞에 서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