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번 국도 김천에서 거창행 우두령고개
그는 나와 생일도 가까우니
엄마들끼리는 한때 배부른 동지였겠다
그는 셋째고 나는 맏이였으니
아마도 엄마가 더 의지했으리라
어릴 때도 그랬고 어른이 되고서도
그는 수줍음이 든 엷은 미소의 소유자였다
유독 우리를 예뻐하셨던 그의 아버지도
웃음이 많은 어른이셨다
그 사람이 소천했다
들려오던 소식은 오래전
기억을 잃어버렸다는 거였다
거창으로 조문 가는 길
처처마다 비도 구름도 변화무쌍하고
녹음은 짙어 원 없고
우두령고개에서 구름은 유독 서성였다

* 3번 국도 거창에서 김천행 우두령고개
3번 국도 경상남북의 경계
경계에 서면 양쪽이 다 잘 보인다
우기고 버티는 자리는 대체로
이쪽이거나 저쪽에 선 이들의 주장이다
높을수록 잘 보인다
구름에 싸여도 든든한 산처럼
엷은 미소만 기억되는 건
엷지만은 않았을 삶의 그림자도
잘 품었기 때문 아닐까
그는 여전히 미소 짓고 있었다
영정사진속에서도
*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