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숭아 두박스
"폭삭 망했다 아버지가 그렇게 말씀하셨어요 " 친정에 복숭아 따러간다던 요가원 막내가 전해준 과수원 안부 하늘은 마음이 있기는 한지 작년엔 1000박스를 수확했다는데 폭염에 수시로 호우특보가 내리고 200년 만이라는 강수기록도 있다 약을 치면 비가 오고 또 치면 또 씻어 내리고 탄저균은 전염병처럼 걸리면 초토화시킨다고 옆 과수원도 함께 약을 쳐야 한다고 과수원이 모래성도 아니고 에멜무지로 하는 일도 아닌데 "아버지께서 그냥 먹으래요" 이게 다라는데 그냥이 안되는데 그냥 아니면 되가져갈 거라는 막내 복숭아가 복숭아가 아니고 먹는 일이 먹는 일만은 아니어서 할 말을 잃어버렸다 봄에 꽃 따러 가고 열매 추슬러갔던 밭 꽃송이 송이마다 눈길 손길 안간 곳이 없는데 이틀만에 폭삭할수도 있다는 걸 상상으로도 가능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