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향기

수학여행

구름뜰 2008. 4. 21. 17:24

권이가 수학여행을 가는 날이다.

엄마가 직접 도시락을 싸달라는 녀석의 바람때문에 아침부터 분주했다. 

등교길 사고 이후로 거의 두달동안을 알아서 등교하던 녀석이

짐이 무거우니 태워달라는 부탁을 해왔다. (평상시 모습보다 훨씬 다정하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절대로 안 태워주겠다던 다짐이 금새 허물어져 버렸다.

녀석은 차안에서 그동안 동현이 아빠 신세를 졌다는 얘기를 했다.

그러면서 갓 길 말고 대로로 느긋이 가도 되니 천천히 가라고 조금 염려는 되는지 제 뜻을 내비쳤다.

 

등교길에는 사복이 약간 믹스 된듯한 조끼를 입은 1학년들과

좀 더 고생스럽고 덜 싱싱해! 보이는 고3들의 등교길로 분주했다.

하지만 사복에 배낭메고 무리지어 신나게 등교하는 수학여행길의

2학년 아이들의 발걸음 룰루랄라 활기차고 희망차 보였다.

 

학교앞에는 빨간 수학여행버스 행렬이 2차선을 점령하고 있었다.

등교길이 어느 때보다 신나고 흥겨워 행복해 보이는 아침!

등교길의 아이들은 늘  희망차보이지만 오늘만큼은 더욱 좋아 보였다.

아이들이 만들어갈 추억이 기대되기도 하거니와. 

참 좋은 때라는 생각때문에 더욱 그렇게 보였다. 

 

오늘처럼 늘 신나게 자라는 청춘이라면 얼마나 더 좋을까마는

학업이라는 것이 그럴수만은 없으니 좋은 때는 좋은 것을 맘껏 누리는 것으로 즐기기를 바랄 뿐이다.  

 

청춘이 하늘만큼 높고 아름다워보이는 아침이다.

 

권이야

금강산 잘 자녀오고 네 꿈이 희망이 한뼘 쑥 자라서 돌아왔으면 엄마는 정말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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