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부터 생머리좀 하라고 조르던 남편이 "제발' 이라는 공손한 부탁과 함께
돈 오만원을 내놓았다. 그런데도 안하고 있다가는 아무레도 "너 같이 고집센 사람 첨 본다' 는 둥
그냥 넘어 갈 것 같지 않은 예감이 왔다.
긴생머리는 마흔이 되던해까지 10여년 넘게 줄창 해왔지만
마흔에 접어 들면서 부터는 안 어울린다는 생각으로 긴 파마머리를 고집 했었다.
남편의 간곡한 부탁도 있고, 이참에 '최후의 발악'처럼 단발머리 한번 해보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도 있고 미장원으로 갔다.
두어시간 남짓!
생머리로 바뀐 내 모습은 생각했던 것 보담 싫지 않다.
나이에 어울리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구십프로였지만 정작 하고 보니 괜찮다.
정애네로 갔더니 석화랑 제니도 괜찮단다.
긴생머리를 너무 오래한탓에 그것에 대한 선입견이었는지 세미 단발이라서 그런지 잘 어울린다.
머리 손질법까지 충분히 배웠다. 휴대폰에 사진 찍어서 보냈더니 남편도 마음에 든단다.
아닐거라고 생각했는데 결과는 괜찮다.
앞으로 몇년은 더 이런 머리를 해도 될 것 같다.
하기사 언제 또 마음이 바뀔지 또 파마를 하고 싶은 불상사!가 생길지 모르겠지만
지금 무척 마음에 드니 그것으로 자족해야지
남편덕분이라고 해야하나.
아니면 옷걸이가 좋아서 푸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