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이 잔인한 달인건 이 아름다운 꽃의 계절이 너무 짧아서 그런건지도 모른다.
청춘처럼.....
고 3인 아이는 일요일에도 등교를 한다. 평일귀가는 야자 마치면 11시고 일요일은 6시까지다.
고달퍼 보이는 아들에게 딱히 해 줄 것도 도와 줄 것도 없다.성격이 깔금한건지 담백한건지, 고 3 이 되고 약간 까칠해지긴 했지만, [그냥 내버려두면 알아서 할거니 굳이 관심은 사양한다]는 요구때문에 나는 솔직히 요즘 더 할 일이 없어진 셈이다.
아이의 책상을 정리하다 책더미 속에서 [죽은시인의 사회]가 눈에 들어왔다. [웰든아카데미]와 크게 다를게 없는 체제속의 고등학생들, 특히 고 3 아이를 둔 부모입장으로 [키딩]처럼 "오늘을 즐기라"고 당당하게 말해줄 교사나 부모는 몇이나 될까? 그 즐김이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이고 그것이 공부일때라야 가능할 만한 정서이기에 그 누구도 함부로 그렇게 말하지 못하는 것 아닐까. 닐의 부모 모습이 오늘날 우리시대의 부모 모습이기도 하지만 그래도 나는 그렇게 그악스럽지는 않고 싶다. 닐이 자신의 생각을 한번이라도 부모에게 틀어 놓을 수 있 있었다면, 아니 그아비가 아이에게 한번이라도 그런 여지를 주었더라면 그런 극단 적인 선택은 당연히 없었을 것인데.. 나는 부모로서 내 아이에게 과연 얼마만큼의 조력자 역할을 하고 있는건지..
'인간이 속물이 되는 지름길은 부모가 되는 것'이라는 말처럼 어떤 체제나 상황에서도, 내 아이의 안전만! 확보된다면 그 체제를 반할 용기가 있는 부모가 몇이나 될까! 그냥 잘 견뎌주기를 하고싶은 일은 좀더 지식적인 소양을 갖춘다음에 생각해도 늦지않을 거라는 부모 욕심이, 아이 그 자체보다 먼저인 경우가 더 많은게 요즘 부모들의 모습이기도 한 것을 나를 통해서도 종종 본다. 물론 나는 할일이 별로 없는 고 3 엄마지만, 그래도 딱 한가지 바램은 아기가 자신의 삶을 정말로 사랑하며 살기를 바라는 마음만은 간절하다.
토요일 일요일이 의미가 없어진 고3! 월,화 일주일에 딱 2번 들어있는, 메뉴가 항상 축구인 체육시간을 제일로 좋아하는 아이. 어느 때는 그 메뉴 때문에 점심 급식을 빼먹는 녀석들이 늘어나서 급식 후 축구를 허가 하노라며 몇몇 선생님들이 운동장 불침번까지 선단다. 고등학교 남자 아이들이 즐길거리는 축구밖에 없다. 하기사 그런 돌파구라도 있으니 얼마나 다행인가!
꽃도 청춘도 너무 짧아서 더 아름답고 더 고귀한 건 아닌지. 아이야! 너가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고 3도 그렇게 후딱 지나가버리는 시절에 불과함을 너도 잘 알고 있지?
너의 청춘이 아름다운건 너무 빨리 지나가 버리기 때문일지도 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