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편지

돌을보며1--만나야 한다

구름뜰 2009. 6. 3. 09:07

가뭄에 고개 푹 꺽인 풀포기

줄기찬 소나기와 만나야 하고

 

이끼 낀 바윗돌

건강한 햇살과 만나야 하고

발에 채이는 작은 돌멩이

귀하게 살 이와 만나야 하고

 

안에서는 밖으로

밖에서는 안으로

등 돌리고 살 필요 없어

만나고 싶은 이는 만나야 하고

 

물속에 잠긴 억만 개의 돌

닦고 쓰다듬어 줄 이와 만나야 한다.

 

구순회(1952 ~ )

 

가문 강물에 낯짝 드러낸 돌.

수억 년 묻힌 귀한 얼굴과의 조우.

우주적 떨림이 어디 탐석(探石)에서 뿐이랴

이 생 억만 개 너와 나의 일

다 그런 우주적 만남일진대

등 돌려 이리 아옹다옹 살 일 무에 있나.

저 강돌처럼 부대끼면서도 자갈자갈 서로 귀히 어우러져야 할 것을..

 

이경철-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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