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방송에 <은희>씨가 나왔다.
70,80 세대들이 좋아했던 <꽃반지 끼고>의 청아하고 옥구슬같은 목소리의 주인공이다
예전 그 목소리 그대로였다.
그러다가 생각난 것이 이 크로바꽃이다.
지난번 서울행에서 뜯어온 꽃반지 꽃!
주차장 가 세워둔 차옆에 소복히 소담스레 핀 크로바꽃이 예뻐서
4개를 뜯어서는 만지작 거리다가 그냥 묶어서 가방에 넣어 두었던 꽃이다.
다음날 동생이 돌아오는 차안에서 "이건 뭐냐고?" 버릴려고 하는 걸
그냥 놔두라고.. 한 꽃이다.
동생눈에는 대수롭지 않게 보일거라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버리고 싶지는 않았다.
그리고 집에와서 꽃을 책속에 넣으려니 하루가 지난 탓일까.
약간 말라 있어서 넣으면 다 부서질 것 같았다.
그냥 버릴까도 했지만 서울 다녀온 추억이기에 그냥 마르는 대로 두고보자
생각하고 둔 것이었다.
방송을 보다가 생각나 보니 그때 그 모습그대로 굳어져 드라이 플라워가 되어 있다
추억은 이런 거겠지.
그때 그모습 그대로 정지해 있는것..
그러면서도 아름다운 마음들이 스멀스멀 볼 때마다 피어오르는..
너무 빠짝 마른 탓인지 꽃하나는 줄기가 꺽여져서 부러졌다.
이꽃을 버려야 할 것 같은데
초상화처럼 기념사진으로라도 한장 남겨 두고 싶어서 이렇게 남긴다.
이것또한 아름다운 추억이 될 것이다.
아침방송의 주제는 추억이었다.
추억은 사람들 마음에 좋은 감정만 남겨주는 것 같다
사물을 대수롭지 않게 볼 수도 있고 의미있게 볼 수도 있는 것처럼
대상에 대한 아름다움의 발견, 그런 것이 추억아닐까
이 크로바꽃을 동생이 버릴려고 하는 것을 버리지 못하고 말린것처럼
대상에 대한 의미부여가 없이는 무에그리 대단할까!
추억은 이처럼 대단하지 않은것도 의미있게 만드는 힘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다소 착각일수도 있을지 모른다.
그렇더라도 느끼는 사람은 그것을 누리는 사람이니 행복한 일인 것이다.
추억이 없는 삶은 얼마나 삭막할까!
추억의 매력은 좋고 아름다운 것만 기억하는 것 같다.
그래서 정신적 정서적 자양분이 충분히 된다.
우리가 느끼는 다양한 삶의 흔적들은 추억으로 인해 더욱 소중해지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