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 보다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천둥은 먹구름 속에서
또 그렇게 울었나 보다
그립고 아쉬움에 가슴 조이던
머언 먼 젊음의 뒤안길에서
인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내 누님같이 생긴 꽃이여
노오란 네 꽃잎이 피려고
간밤엔 무서리가 저리 내리고
내게는 잠도 오지 않았나 보다.
서정주
베란다에 국화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봄, 여름, 그리고 어느새 가을,
국화꽃을 보면서 문득 생각난 詩 입니다.
시인이 소쩍새와 천둥, 무서리까지 그리고 이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선
내 누님같다고 한 이꽃을 보면서 저도 상념에 젖어 봅니다.
올봄은 유난히 아름다웠습니다.
생명의 신비와 경이로움, 나날이 달라져 가는 산빛!
찬란한 자연을 어느해 보다도 많이 느꼈고 많이 담았습니다.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엇던 것은 카메라 덕분이기도 하고
좋은 사람들과의 인연 때문이기도 했습니다.
그 봄을 시작으로 여름 그리고 이 가을아침까지.. 참 행복한 시간을 지나왔습니다.
그립고 아쉬움에 가슴 조이던 머언먼 젊음의 뒤안길에서
이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내 누님같이 생긴꽃이여.
노오란 네 꽃잎이 피려고 간밤엔 무서리가 저리 내리고
내게는 잠도 오지 않았나 보다.
국화꽃 향기가 집안가득한 가을아침.
향기로 퍼져가는 꽃처럼,
마음으로도 향기를 느끼고 퍼뜨릴 수 있는 우리도
참 행복한 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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