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이 하루 남았다.
아들은 그냥 담담하다는 데 나는 긴장이 된다.
이러다 시험끝나고 나면 내가 먼저 진이 빠질지도 모르겠다.
어젯밤 하교길에 "밤에 하교하는 것도 이제 마지막이네. "했더니.
"그런가."라며 빙그시 웃는다.
그동안의 수고를 생각해서라도 내일오후까지 평소 페이스만 잘 지켜주었으면 좋겠다..
주변에서 고 3 두었다고 엿이랑 찹쌀떡을 많이 챙겨주었다.
아이는 찹쌀떡을 보고는
"엄마 오늘 학교에서도 많이 먹었어 ..선생님들도 준비 해주셨고,
서울대 다니는 지오 누나랑 영수 누나가 찹쌀떡과 편지를 보내주어서 선생님이 읽어주셨어."
"교장선생님도 잘치라고 교실에 들어와 당부해주셨고."
아이의 학교 이야기에서 따뜻한 정서가 느껴져 왔다.
고마운 마음들이다.
.
고3 둔 게 무선 경조사 맞은 듯이 주변에서 관심을 보여주었다.
세상은 어울려 살아갈수록 작고 소소한 행복은 배가 되는 것 같다!
보내준 마음들을 추억으로남겨두기 위해서도 그렇고
우리집에 들어온 찹쌀떡을 소개해 드립니다.
아침 안드셨다면 눈요기 맘껏하시고, 꿀걱 한 입 드셔보시길.. ㅎㅎ..
이 찹쌀떡은동네 마을금고에서 가져다 준 떡이다.
점장이 직접 들고 와 주셧다. 업무상이겠지만 참 고마운 일이다. ..
말이 늦었던 명제가 가져온 찹쌀떡이다.
지금은 아홉살인데 말문이 트이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내게 던진 감동멘트가 아직도 내 귓가에 생생하다.
말이 워낙 늦어서 한 6살 쯤 이었을 때다.
우연히 엘리베이터 입구에선가 만났는데
"아줌마, 우리집에 커피 마시러 오세요" 띄엄띄엄 자신의 마음을 표현해낸
그 순수한 마음 천사의 말 같았던 그 마음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녀석 제 엄마와 친한것을 태어나서 부터 쭈욱 봐온터라 나름의 애정표현이었던 것 같은데
내겐 정말 감동이었다. 내가 생각하기에 녀석이 그런 인사를 건넨건
아마도 우리 아파트에서 나 혼자 뿐일거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지낼정도였다. 한동안.
그리고 명제는 뭐 가지고 오면 제가 신나서 오긴해놓고
수줍어하기는 또 얼마나 수줍어 하는지.
어제도 형아 없는데 있을때 다시 올래 했더니 그냥 받아 주세요.. 라며 어쩔줄 몰라하는..
제 엄마에게 물어보니 "시험"이라는 말에 알러지 반응이 있기 때문에
절대로 제 입으로 "시험 잘쳐"라는 말은 안 할 거라는 것이다ㅎㅎ
이웃사촌이 보내준 것이다.
음,,, 이건 누가 보낸건지!
남편 사무실 막둥이가 준비해준 거라고 했던것 같다.
이 초콜렛은 이웃사촌이 아닌 서울에 사는 진짜 사촌인 고종사촌 누나가 보낸 것이다.
시험잘치라는 메세지와 함께 커피까지.
이 찹쌀떡은 권이랑 초등학교 때까지 함께 어울려 놀던 1살 아래 동생이 가져온 떡이다.
초등학교 때까지만 해도 동네 아이들과 얼마나 친하게 지냈는지
5학년 때인가 생일잔치를 했는데 맙소사 학교 아이들은 오지 않고.
동네 친구 3명 그중에 2명은 여동생 (6살아래)한명, 남동생(3살아래)한명씩을 달고 왔다.
그리고 이 떡을 가져온 1살 어린 동생까지 초대, 예닐곱이 모였는데
생일잔치가 가족잔치처럼 된 그런 추억속의 친구다.
중학교 고등학교 진학 하면서 놀 여가도 없어진 동네 친구들이다.
한동네 오래 살다보니 이런게 참 좋다.
어젯밤 수줍게 찾아와서는 초인종도 안 누르고 똑똑똑만 일정하게 했다.
누군가해서 문을 열었더니
덩치가 얼마나 컷는지.. ."형아, 시험 잘쳐" 라는 무뚝뚝한 인사말과 함께 건네며 씨익 웃는다.
권이도 받아들고는 멋쩍게 "고마워"라며 씨익 웃기만 했다.
요건 방앗간에서 작은엄마가 직접 맞춘 찹쌀떡이라고 한다.
미용실을 하는 동서가 권이에게 해 준말
"권아, 시험치고 나서 머리 멋지게 하고 싶으면 와라."
권이가 작은엄마 앞이라서 그런지 맛있게 두개나 먹어 치웠다.
이렇게 이쁘게 포장된 것은 남편 직장에서 준 선물이다.
안에는 호박엿과 과자가 들어 있었다.
마음을 전해지는 선물 꾸러미를 듬뿍 받았다.
고마울 따름이다.
이런 마음들까지 모아서 권이에게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랄뿐이다.
찹쌀떡 필요하신분 우리집으로 놀러오세요..ㅎㅎ
'사람향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2 (0) | 2009.11.15 |
---|---|
수능 아침 풍경! (0) | 2009.11.12 |
수능 8일 앞둔 최고 권력자! (0) | 2009.11.04 |
네 외모가 돋보일려면.. (0) | 2009.10.31 |
내사랑 블로그! (0) | 2009.10.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