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향기

커피전문점 & 다방

구름뜰 2009. 12. 21. 17:15

올해도 열흘 정도밖에 안 남은 오늘,,

한국화 종강날이라 커피타임을 가졌다.

요즘은 인적이 뜸한 곳에도 커피전문점이 들어서는 걸 보게 된다.

 

젊은이들이 사는 원룸촌이나 아파트를 끼고 있는 주택가에도 고급스럽지는 않아도

아늑한 느낌이 드는 공간이 우후죽순 생겨나는 듯 하다.   

 

 

며칠전 "요즘 커피 1잔에 얼마하는지 알아?"라고 누가 물어온적이 있다.

선뜻 얼마라는 답이 나오지 않을 정도로

커피전문점은 아줌마들보다 싱글들이  찾는 공간이다. 

 

예전 우리 젊은 시절엔 다방이 있었고, 그곳엔 맛있는 커피가 있었다.  

언제나 테이블엔 설탕과 프림통이 세팅되어 있었고, 

지금처럼 맛도 모양도 다양하진 않았지만 참 맛있었다.

뿌연 담배연기 가득한 그 공간은 이제막 성인의 반열에 올랐지만 어른은 아니된 청춘들에겐

이성간의 만남이든 동성간의 만남이든 만남이 자유롭게 이뤄지는 공간이었다.  

어른흉내를 내도 될것 같고, 어른이 된것같게도 느껴지는

성인이어야 드나 들수 있는 곳이 다방이라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가장 먼저 들르게 되는 곳이

또한 다방이기도 했다.  자유와 젊음이 느껴지는 공간이었다.    

  

 

80년대 중반쯤이었다. 대구 백화점 앞에  '토토'라는 다방이 있었다.

친구들과 아지트 삼은, 만남의 장소는 늘 그곳이었는데 그 다방에 들어서면  

dj가 있어 항상 음악이 있었다. 이맘때면 캐롤송은 물론. 

크리스마스 트리등, 어딜가나 성탄과 세모의 분위기가 넘쳐났었다.  

젊었기 때문이었을까. 크리스마스를 전후한 이때쯤에는 하릴없이 모여 수다떨고

시내를 배회했던 기억, 목적도, 계획도 없었어도 주머니가 넉넉하지 않았어도,

친구들과 어울리는 것만으로도 들떠있었고 마냥 좋았던 그런 시절이었다.

 

세월이 너무 많이 흘렀나보다.  달라진 커피문화처럼,

중년이  실감나는 이런 문화를 접할때마다 지나간 시절들을 떠올리게 된다. 

그리운 것,  추억할 것이 많다는 건 나이가 들었다는 증표다.  

 

메모지에 메모를 해서 주문해야 할 만큼 다양한 커피종류를 보면서  

"커피 둘, 커피 셋"하던 예전 그 다방 '토토'가 생각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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