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아바타>에서 제일 감동적이었던 장면은 자신이 사랑한 남자(아바타)의 실체를 알아보고
그에게 산소마스크를 대주며 초면이지만 그를 끌어안고 눈물을 흘리는 여주인공의 모습이었다.
아바타로 소통이 가능한 작금의 우리 현실과도 너무나 잘 맞아 떨어지는 영화!
아바타를 보고나서 이런 생각을 했다. 내 블로그가 내 아바타라는..
블로그를 개설(2007년)한지 2년 남짓, 무엇때문에 시작하게 되었는지 뚜렷한 기억은 없지만,
아마도 미지!의 것, 갈 수 없는 곳에 대한 동경, 사람에 대한 동경이 가장 컸던 것 같다.
그 다음은 나름의 기록을 남겨두고 싶어서 였던것 같다.
개설하고 1년 남짓은 미니홈피에 재미 붙여 내 블로그는 개점휴업 상태였다.
미니홈피는 1촌들과의 피드백이 바로 바로 되는 공간이라
피드백이 잘 안되는 블로그는 혼자 놀기 잘하는 사람아니면 꾸준히 관리하기가 쉽지 않다.
관리를 잘 하지 않음에도 2-30명씩 모르는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졌고,
그 덕분이었던 겐지. 작년부터 재미붙인 블로그 드나드느라고 내 미니홈피 1촌들을 외면!한지도 오래,
요즘은 하루도 빠짐없이 블로그질!만 하고 있다.ㅎㅎ
내가 생각해도 어디서 이런 에너지가 생겨나는지..
모르는 사람들,, 댓글은 없어도 다녀간 숫자를 보는 것은 소통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무슨 사명감인지 매일 매일 글 올리는 나를 보면서 가끔 내가 잘하는 짓인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아빠, 엄마가 컴에 푹 빠졌어요."
어느날 작은 아이가 퇴근해오는 아빠에게 이런 장난기 섞인 고자질 하는 것을 보면서
이러면 안되겠다 싶어 자중자애하게 되었다. ㅎㅎ
되도록이면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은 자제하고 있는 편이다.
블로그의 매력은 무지 많다. 나만의 생각공간 소통공간임은 틀림없다.
하는 일도 기사쓰기나 자료검색등 글쓰기가 많은지라 내 일과 가장 근접한 일이기도 하다.
집안일이나 독서시간 외에 컴앞에 앉는 일이 많다.
혼자있어도 가끔 재밌고 행복한건 내 생각주머니같은 소통공간 내 아바타덕분인지도 모른다.
아쉬운건, 한곳에 빠지면 딴 것에 신경못쓰는 성격탓에 지금은 내 미니홈피가 개접휴업상태다.
말이 1촌이지 유대가 꽝이 되어 가고 있다. 1촌 노릇못해 그저 미안할 뿐이다. ㅎㅎ.
블로그를 하면서 달라진 것들이 있다면 어떤 것들이 있을까..
가장 많이 달라진 것은 남편의 출근은 내 블로그 출근이 된다.ㅎㅎ
설겆이와 청소등을 최대한으로 빨리 끝내고 들어와 앉는 시간,
이 시간이 길지는 않지만 온전한 내 시간이 되는 듯한 느낌이 든다.
내가 나를 마주 하고 앉은 듯한 느낌.
어제 아침이후에서 오늘 아침까지의 내 일상을 돌아보는 시간이기도 하고,
사색의 시간을 통해 정제된 내 일상을 정리해보고, 흔적을 남기기도 하는,
말하자면 '아침명상'이라고 해도 좋은 시간을 습관적으로 가지게 되었다.
글을 쓰는 일이 분주한 아침시간을 명상시간으로 만들어 준 셈이다.
그리고 또 하나 소소한 일상에서 무궁무진한 스토리를 찾는 '생활의 재발견'도 있다..
매일 쓰지는 않지만 책이나, 시집, 신문, 티브이등을 보다가 문득 문득
좋은 이야기가 있으면 블로그 생각이 난다.
내일 아침 편지는 이것으로 해야지.. 내일아침에는 이런 이야기를 해야지. . 하는,,
블로그를 한다고 알려주지 않았느데도 찾아온 지인이 있기도 하지만,
아는 지인은 5-6명 정도인데 어느 때는 이런 생각도 든다.
블로그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면 좀더 자유로운 글쓰기를 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사진을 올리지 않았다면 더 재밌는 이야기를 담아 낼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이미 늦었지만,, ㅎㅎ
하지만 나를 잘 알고 있는 그 분들이 있어 내가 조금더 조심스런 글쓰기를 할 수 있게 되므로
내게 균형감각을 가지게 해주는 고마운 지인들이기도 하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사진의 매력에 푹 빠질수 있게 된것도 블로그 덕분이다.
처음 블로그 할 때처럼, 미지의 것에 대한 동경, 사람에 대한 동경이 아직도 내게 있지만,
달라진 것도 많다. 일일이 말할수는 없지만 장족의 발전이라 해도 될만큼 좋아진 것들도 있다.
블로그에 오는 99프로 나를 모르는 분들에 대한 마음은 항상 고마움이다.
관심을 가지고 온다는 것,, 공감하는 이도 있고 그렇지 못한 이도 있겠지만
생판 모르는 사람들이 꾸준히 찾아온다는 것, 숫자로만 남지만 분명 내겐 에너지원이 된다.
이제는 여행을 떠난다거나 일요일 같은 날 외에는 나처럼, 어떤 분들께는
내 블로그가 참새방앗간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면 역시 에너지가 된다.
내아바타가 된 블로그, 그리고 수면으로는 드러나지 않은 단골 아바타들,,
아바타를 찾는 많은 아바타들 덕분에 내 아침일상이 작은 반가움과 행복으로 시작되는 날이 많다.
아바타(블로그)는 영화처럼 또 다른 세상과의 소통이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