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새날 동쪽 하늘이 붉게 물들기 시작할 무렵 서산으로 기우는 아침달의 모습이다.
지난 밤, 밤하늘이 흐렸는지 마지막 달을 보고싶어 몇번이나 하늘을 올려다 봤지만
서녁 하늘에 별하나만 총총히 빛나고 있을뿐, 달을 구경 하지 못했다.
2009년도 이리 저무는가 보다며 아쉬운 마음으로 밤하늘을 더듬었었다.
2010년 새아침,,
아르바이트 끝내고 들어온 아이가 집에 들자 마자 후다닥 달려나갔다.
"엄마, 잠깐 나갔다 올게.. " 라는 말만 남기고.. .
10여분 정도 지났을까. 코가 빨개져서 들어온 아이 손에 카메라가 들려있다.
"엄마, 달이 산위에 걸렸는데 얼마나 큰지 몰라.".
잘 찍히지 않았다며 내민 카메라속에 담긴 달이다.
아파트 고층 때문에 보이지 않아 한참이나 달려 나갔었는가 보다.
조금만 늦었어도 산넘어 갔을것 같은 달풍경이다.
어젯밤 내가 그리 찾을땐 보이지 않던 달을 작은 아이가 찾아온 것 같은 기분이다.
자식 이럴땐 얼마나 기특한지. 내 맘속에 들어갔다 나온 것 같다.
하기사 아이는 아침 달빛에 뿅가서 찍은 것이긴 하지만
어쨌거나 나는 어젯밤 보고 싶었던 달을 새해 아침에 아이 덕분에 보게 되었다.
아들놈에게 이런 선물을 받을 줄이야.. 멋진 놈인것 같기도 하다.. ㅎㅎ
밀레니엄이라고 분주하게 맞던 새해가 얼마 된 것 같지도 않은데 벌써 10년이다.
이렇게 지내다 보면 앞으로 10년도 금새 지나갈지 모른다..
나이에도 가속도가 붙는다는 어르들의 말을 빌자면 분명 그럴 것 같다.
날마다 뜨는 달이고
서녘으로 넘어가는 달이 다른 날과 무애그리 다르기야 할까만은
산다는 건 어쩌면 이렇게 의미를 두고 사는 만큼 더 아름답게 사는 일이며
더 많은 것을 누리고 사는 일인지도 모른다.
어제와 다른 것 같지 않은 날들이지만 자신이 꿈구는 것들을 향해서 조금씩 애쓰는 일
그런 날들이 씨앗이 되는게 우리네 살아가는 일인지도 모른다.
보람있는 삶이란 그 씨앗이 열매가 되어 맛보는 일 아닐까.
새날의 새해는 날마다 떠오르고 있으며 우리는 날마다 새해를 맞이하는 것이다.
매일 매일 소중한 날들인 것이리라. 그렇더라도 가끔씩 이렇게 더 큰 의미를 두는 일은
삶의 경계를 한번더 쳐다 보는 일이기도 하고. 다짐을 한번 더 가져 보는 일이기에 그역시 소중한 것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