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이야기를 세상에 공개하기로 결정을 내리는 것이 퍽 어려운 일이라는 걸
마이클과 캐롤린은 알고 있었다.
이 이야기로 인해 프란체스카 존슨 부부에 대해 사람들이 품고 있던 기억이
어쩔 수 없이 평가절하되리라는 것.. 그러나 모든 형태의 신뢰가 산산조각이 나고,
사랑이 편리성의 문제가 되어 버린 이세상에서
그들 두 사람은 이 놀랄만한 이야기를 공개할 가치가 있다고 느꼈다.
그때 나는 그들의 평가가 옳다고 믿었고 지금은 그보다 더 확실하게 믿는다.
마이클과 캐롤린의 도움과 프란체스카존슨의 일기장에 있는 정보에 기초하여
킨케이드의 사진 에세이에서 정보를 얻고 잡지사의 편집자들의 도움까지 받아서 이책은 완성되었다.
프란체스카 존슨과 킨케이드를 알게 되면서 , 인간관계의 울타리가 내가 전에 생각하던 것보다
훨씬 더 멀리 넓혀 질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마도. 이 이야기를 읽어 나가면서 여러분도 그런 경험을 하리라.
어디까지가 위대한 열정이고 어디부터가 지독한 감상인지. 난 자신있게 말할 수가 없다.
하지만 위대한 열정에 대한 가능성을 비웃고. 진실하고 심오한 감정을 감상이라고 치부하려는
우리의 태도는 프란체스카 존슨과 로버트 킨케이드의 이야기를 이해하는데 필요한
따스한 세계에 들어가는 것을 어렵게 만든다.
의심의 먹구름을 걷고 다음의 이야기에 다가선다면, 당신은 틀림없이 내가 경험한 것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무심했던 당신의 가슴 안에서 다시 춤출 수 있는 여유를 발견하게 될지도 모른다.
프란체스카 존슨이 그랬던 것처럼...
시작에 앞서 - 부분
1989년 가을 작가인 로버트 제임스 윌러는 어느날 자신의 책을 읽어 본적이 있다는 독자로부터
꼭 한번 만나고 싶다는 한통의 전화를 받게 된다. 마이클과 캐롤린이었다.
그들은 어머니의 생전 자료들을 가지고 왔으며 어머니와
어머니가 사랑한 남자의 이야기를 책으로 써줄것을 부탁해왔다.
윌러는 열심히 듣고 열심히 질문했으며 두사람 사랑 이야기에 매료되기 시작한다.
그리고 두 사람의 이미지를 그려보게 된다. 말로 옮길 수 있는 것들을 생각하며,
그리고 그들의 사랑이야기를 책으로 쓰기 시작했다.
어머니의 장례식 후 유품을 정리하다 자신들에게 남긴 편지를 보게된 두사람.
어머니 프란체스카와 킨케이드가 자신들의 어머니에게 남긴 유품까지.
처음엔 혼란스러워 하지만 자료를 읽어갈수록 어머니를 이해하게 된다.
가족을 위해 마음안에만 묻고 살아온 어머니의 생애를 사랑하게 된다.
어머니의 일기장에는 1965년 8월 16일 킨케이드가 마당으로 들어서기 시작한 날부터 적혀있다.
그리고 킨케이드가 변호사 사무실을 통해서 프란체스카에게 남긴 유품에는
그녀에게 보내는 장문의 편지와, 원고, 그가 평생분신처럼 가지고 다녔던 카메라..
그리고 그녀와 헤어진뒤 항상 목에 걸고 있었던 프란체스카라는 이름이 새겨진 은목걸이.
그외에 프란체스카가 내셔널 지오그래픽지에서 그와 관련한 자료들을 스크랩해 놓은것 등이다.
이런 자료들에서 감화받은 윌러는 어느새 그들 두 사람의 열정과 심오한 감정에 동화된듯,
그녀가 되고 그가 되어 실화였던 소설은 시작된다.
어머니의 사랑이 아버지가 아님에도 책으로 남길 수 있도록 한 마이클과 캐롤린의 결정..
그리고 윌러가 책으로 쓰기로 마음먹는 이런 과정을 거쳐서
이 이야기는 그들을 사랑하는 사람들에 의해 무덤속에 있는 그들을 다시 살려낸 셈이다.
예술은 영원하다고 했던가. 영원하다고..
어찌보면 영원히 사는 삶이란 이런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도 해 본다..
이 책은 불륜이지만 불륜이라고 치부하고 말기에는 너무도 아름다운 절제가 담겨져 있다.
그들의 아름다운 사랑이 가슴에 오래도록 남을 수 있는건 절제를 실천한 사랑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사랑을 확인하는 과정에서는 절제는 장애가 되고 아무짝에도 쓸모 없는 것이기도 하지만,
그것은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는 과정에서였고 그것 또한 독자에게 따스한 감동을 준다.
누구나 꿈꿔볼 것 같은 사랑, 이세상에는 묻히고 마는 아름다운 이야기들도 많으리라.
이런 작품을 통해 공감하고 소통할 수 있다는것, 그것 때문에 문학작품이 독자들에게 사랑 받지 않을까.
문학의 힘이 이런게 아닐까. 어쨌거나 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름답게 승화시킬수 있는 에너지가 문학속에 있다.
그러니 어찌 문학을 소홀히 하며 살일인가.
로버트 킨케이드는 일종의 마법사였다.
그는 기이하고, 위험하다고까지 할 만한 곳에 파묻혀 사는 사람이었다.
프란체스카는 1965년 8월의 무덥고 건조했던 월요일.
그가 트럭에서 내려 그녀의 집 드라이브웨이로 들어왔을때, 곧바로 그 것을 알아차렸다.
킨케이드는 지성과 타고난 열정, 다른 사람을 감동시키고 마음과 정신의 섬세한 부분에도
감동받을 수 있는 능력을 정말로 중요하게 생각했다.
아무리 외모가 아름다운 여자라도 대부분의 젊은 여자들에게 끌리지 않는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었다.
하지만 프란체스카 존슨에게는 정말로 그를 끌어당기는 무엇인가가 있엇다. 지성적인 면모가 풍겼다.
그른 그것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그리고 열정이 있었다.
비록 그로서는 그 열정이 어떤 방향으로 향해 있는지, 혹은 방향이라는 게 있기나 한지.
정확히 알아차릴 수는 없었지만.
가끔은 나 자신을 위해 시를 씁니다. 이따금씩 가벼운픽션을 써 보려고 시도하지만
거기에는 감각이 없는 것 같아요..
"아이오와에 사는 것이 어떻습니까?"
"어릴 적 내가 꿈꾸던 생활은 아니예요."
마침내 고백을 했다. 오랜 세월 동안 묵혀 두기만 하고 차마 꺼낼 수 없었던 말이었지만.
정말 하고 싶던 말이기도 했다. 프란체스카는 지금 초록색 픽업 트럭을 타고
워싱턴주의 벨링햄에서 온 어떤 남자에게 그 말을 털어 놓은 것이었다.
"저는 생각날 때마다 노트에 메모를 해두곤 하죠. 차를 몰다가도 생각나는 걸 적곤 하는데.
그런 일이 자주 있습니다. 이런 내용을 적은 적이 있지요. '옛날에 꿈이 있엇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꿈이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내게 그런 꿈이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기쁘다. '
사물을 주어지는 대로 찍지는 않습니다.
뭔가 내 개인적인 의식이 정신이 반영되는 것으로 만들려고 노력하지요.
이미지에서 시구를 찾아내려고 애씁니다.
<내셔널 지오그래픽>은 나름대로의 스타일이 있어서 요구를 하죠.
하지만 제가 언제나 편집자의 취향에 동의하는 것은 아닙니다.
예술 행위를 통해 밥을 먹고 사는 데는 언제나 시장(대형시장)만 생각하죠.
그리고 시장은 평균의 기호를 충족시키도록 만들어 집니다.
앞으로 언젠가 예술로 생계 수단을 살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아마추어리즘의 미덕'이라는 에세이를 만들 예정입니다.
시장이라는 것은 예술적인 열정을 죽이지요.
대부분의 사람은 바깥 세상에서 안정을 추구합니다.
프란체스카 - 부분
45살 농부의 아내인 프란체스카, 52살 지오그래픽지의 사진작가이며 돌아온싱글 킨케이트
남편과 아이들은 일주일 일정으로 모두 떠나고 혼자 남은 월요일.
현관 그네에 앉아 아이스티를 마시고 있는 그녀집 앞에 차가 멈췄다.
이런것을 운명이라고 하는 건지 우연인지 숙명인지..
그녀는 길을 묻기위해 가까이 온 그의 눈동자를 보았을때
속에서 무언가 끓어오르는 느낌이 났다고 했다.
눈매. 목소리. 얼굴. 은발. 몸을 움직이는 가벼운 동작. 고풍스런 분위기가 감도는 무엇.
사람을 끄는 신경 쓰이는 무엇. 남녀의 끌어당기는 힘... 그 힘은 무한하고 아름답다..
프란체스카는 자기도 모르게 그힘을 느꼈고,.
세포 속속들이 자석 같은 그 힘이 작용하고 있었다.
그리고 바로 그 지점에서부터 그녀를 영원히 변하게 하는 일이 시작되었다.
프란체스카는 킨케이드의 미소와 눈길만 보고도 이런 감정을 느꼈다.
작가의 상상력만이 아닌 그녀의 일기장을 토대로 쓴 글이라
그녀가 충분히 그랬을 거라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는 생각으로 이 책을 읽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작가의 말처럼,
끌림, 그 강한 힘을 무엇으로 제어 할 수 있을까.
프란체스카와 킨케이드는 나흘간 사랑을 맘껏 나눈다.
아마도 못 만나고 사는 사람이 훨씬 많겠지만
살아가면서 두사람처럼, 그런 대상을 만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어떤이는 축복처럼 그런 대상과과 한평생 살아가기도 하리라.
그런 대상을 만나는것, 온전히 나를 사로잡는 그런 대상을 만난다는 것은 분명 축복이다.
지붕덮인 다리 사진을 내셔널 지오그래픽지에 게재하기 위해 사진을 찍으러 온
사진작가 킨케이드는 다른곳 사진은 찍었지만 한개의 다리를 찾지못해서 헤매다
프란체스카의 집 앞을 지나게 되었고, 그녀에게 묻기위해 차를 세웠다.
'왜 그랬는지는 모른다. 확신할 수 있는 단 하나는 그가 그녀를 끌어당겼다는 것뿐이었다.
그를 본 지 단 몇 초 사이에.' 그녀는 다리로 안내해 주겠노라며 그의 차에 타게되고
지붕덮인 다리 사진을 찍고 돌아오는 길에 저녁을 대접하고 싶다고 했고 그는 수락했다.
저녁을 함께 먹고 산책을 하면서 킨케이드가 사물을 어떤식으로 보는지
사진을 하는 그였기에 자연에 대한 섬세한 감성을 보게 된다.
그녀의 감성이 그로 해서 깨어나는 시간을 보낸 것이다.
그를 떠나보내야하는 그녀는 그에게 브랜디를 한잔 할거냐고 권했고..
그는 브랜디를 기다리며 식탁에 앉아서 그녀를 보고 있다.
킨케이드는 아까 앉았던 의자에 앉아서 그녀를 지켜보았다.
아주 고전적인 방식으로. 다시 오랜 욕망이 밀려들었다.
그녀의 머리칼은 어떤 감촉일지 궁금했다.
그의 손에 느껴지는 그녀의 등의 곡선은 어떨까. 그의 몸 아래에서 그녀는 어떤 느낌을 가질까.
배워서 알게 된 모든 것에 배치되는 오랜 욕망.
수세기에 걸친문화에 의해 적절하다고 있컬어지는 것과.
문명인의 엄격한 규칙에 배치되는 욕망. 그는 다른 것을 생각하려고 애썼다.
사진이나 길. 지붕 있는 다리 같은것.
지금 그녀가 어떻게 보이는가에 대한 생각이 아니라면 어던 것이라도. 하지만 그럴 수가 없었다.
그녀의 살결은 어떤 감각일지. 배를 그녀의 배에 마주 대는것은 어떤 기분일지. 다시 궁금해졌다.
그런 질문은 끝나지 않았다. 늘 마찬가지였다. 빌어먹을.
오랜 욕망이 표면으로 나오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그는 그런 욕망을 꾹 누르면서 카멜 담배에 불을 붙이고 깊게 숨을 들이쉬었다.
프란체스카는 그의 눈길이 계속 자신에게 머무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비록 눈길이 조심스러웠고, 적나라 하지 않았고, 뻔뻔스럽지 않았지만.
그녀는 브랜디를 그 잔에 한 번도 따라 본적이 없다는 사실을 그가 알아차렸음을 감지했다.
그리고 그가 아일랜드 사람다운 비극적인 감각으로 뭔가 공허함을 느낀다는 것도 알았다.
연민이 아니었다. 그가 생각하고 있는 것이 연민은 아니었다. 어쩌면 슬픔
프란체스카는 그의 마음 속의 소리를 듣고 있는 것 같았다.
킨케이드 - 부분
마음속의 소리!
한마디도 않지만 서로를 느낄수 있는, 분명 소통하고 공감하고 있다는 느낌.
천생연분이라면 얼마나 좋을까마는 세상에 이런 순간 이런 만남이 몇번이나 있을까.
소설이라 더 멋지게 아름답게 느껴지는 지 모르지만,
하지만 실화였으니.... 이장면을 읽으면서 자꾸 영화속 장면이 떠올랐다.
매릴스트립의 머뭇머뭇하면서도 섬세하고 여린 감성에 수줍음까지 더한 표정.
그리고 감독에 주연까지 맡았던 킨케이드 역의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모습까지..
오래전 그 영화를 볼 때는 나이든 사람들의 사랑, 정도로만 생각했고
제일 와닿은 건 죽어서야 그의 곁으로 가는 부분이었다.
이번에 이 책으로 보니 영화보다 섬세하게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다.
책은 말로표현하기 쉽지 않은 감정을 가장 적절하게 표현하므로
영화속에서는 공감하고 스쳐간 것들을 문장으로 확인하는 기쁨이 있다.
특히 완벽한 감정묘사를 보는 기쁨은 환희심이 발동한다.
책을 보고 영화를 보면 실망하는 경우도 있고 그 반대의 경우도 있지만
이 책은 영화로 먼저보고 난터라 훨씬 좋았다.
그가 내일 아침 동틀 무렵 사진이 필요해 다시 다리에 갈 것이라는 것만 알고
첫날저녁에는 그는 숙소로 떠난다. 그가 떠나고 그녀는 달려간다.
그가 내일 아침에 들를 그곳으로 달려가 메모지를 꽂아둔다.
'흰 나방들이 날개짓 할 때 다시 저녁식사를 하고 싶으시면 오늘밤 일이 끝난 후 들르세요.
언제라도 좋아요'
이 메모지를 킨케이드는 평생간직하고 유품으로 남겨 그녀에게 돌려준다.
그녀는 생각한다. 자신을 느낄 수 있는 것이 그에게 이 메모지 밖에 없었음을..
.
목욕을 하면서 차가운 맥주 한 잔을 마시는 그런 단순한 일이 굉장히 우아하게 느껴졌다.왜 그녀와 리처드는 이렇게 살지 못할까?
부분적으로는. 오랫동안 지속된 습관의 관성때문일 것이다. 그것을 그녀는 알고 있었다.
모든 결혼이. 모든 관계가. 그렇게 될 여지가 많았다.
습관은 미리 예측할 수 있게 해 주고, 미리 예측할 수 있는 것은 나름대로의 편안함을 가져다 주니까.
프란체스카 역시 그것을 알고 있었다.
"세상에"
그가 나직이 감탄의 소리를 냈다. 그 모든 감정이, 찾고 생각했던 그 모든 것이.
평생느끼고 찾고 생각했던 모든 것이 그 순간 거기 다 모여 있었다.
그리고 그는 프란체스카 존슨에게 사랑을 느꼈다. 오래 전에는 나폴리에 살았고.
이제는 아이오와 주 매디슨 카운티에 사는 농부의 아내, 프란체스카 존슨에게.
"내 말은......,"
그의 목소리가 약간 떨렸다. 약간 거칠기도 했다.
"조금 무례가 되겠지만, 놀라운 모습이십니다. 정말로 대단히 매력적인 모습이에요. 진심입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순수한 의미에서, 당신은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우아해요. 프란체스카."
그의 감탄이 진심이라는 것을 그녀는 알 수 있었다. 그녀는 그 감탄을 받아들였고,
거기에 휩싸였으며, 그것이 온몸에, 온몸의 피부 구명에 스며드는 것을 맛보았다.
그녀를 오래전에 버렸던 신이 어딘가에서 다시 나타나 부드러운 손길로 기름을 부어 주는 것 같았다.싿
그리고 바로 그 순간, 그녀는 로버트 킨케이드에게 사랑을 느꼈다.
워싱턴 벨링햄에 사는 사진 작가이자 작가이며, 해리라는 털털이 픽업 트럭을 모는 그에게.
화요일의 다리 - 부분
왜 그와는 아주 단순한 것에서도 깨어나는 감성이 되는 걸까.
남편과는 그렇지 못한 것을 프란체스카는 습관의 관성, 편안함때문이라고 했다.
킨케이드는 동틀무렵 카메라를 들이대다가 어제는 없었던
종이쪽지가 꽂혀있는 것을 보게 되지만 핀과 함께 주머니에 넣어둔다.
해뜨는 때와 맞춰 해야할 사진작업으로 분주히 이곳 저곳 다니다가
메모지에 꽂혔던 핀이 손을 찌르는 바람에 보게된다.
그녀는 40마일이나 떨어진 곳으로 달려가 붉은 포도주와 브랜디를 준비하고
밝은 핑크색 원피스와 흰 샌들을 준비한다. 사랑에 빠진 여인의 모습
그 대상을 향한 열망이 너무 커서 이 여인을 누가 봤다면 금방 눈치채지 않았을까.
사랑에 빠진것을..
저녁에 가겠다는 승낙 전화와 함게 오후에 사진작업에 동행하게된 프란체스카는
그가 작업하는 모습을 보며 더욱 매료된다.
그리고 그 저녁 그의 집 욕실에서 그를 샤워하게 하고 그녀도 샤워를 하고
낮에 산 핑크색 원피스를 입고 계단을 내려 왔을때 그의 찬사는 예술이다.ㅎㅎ
여자들은 누구나 이런 걸 꿈구는 것 같다.
이부분도 영화에서 아름답게 잘 그려진 장면이기도 하지만 책에서도 참 좋았다.
아직도 눈에 선하게 남는 풍경이다. 무어라고 표헌하기 힘든, 그저 서로 사랑하고 있다는 느낌.. .....,
누구나 이런 걸 한번씩 꿈꿔볼 것이다. 특히나 여성이라면
온전히 자신에게만 집중해주는 남자를 사랑하지 않을 여자는 드물다.
여자는 남자에게 끊임없이 사랑받고 싶어하고 사랑을 확인하고 싶어하는데
그건 섬세한 감성에서 여성들이 느끼는 충족감을 남성들은 잘 모르는 부분인지 모른다.
사랑받고 있다는 느낌이 충만할수록 여성은 그에게 더욱 사랑스러워지며 사랑스런 여인이 된다.
반대로 여성에게서 사랑받고 있다는 느낌이 충만할수록 남성들이 남성다워지거나
더 사랑스러워지는지는 모르지만 대체로 여성에겐 꼭 필요한 그런것을
남자들은 부담으로 생각하기도 하고 놓치기도 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개인차가 있겟지만, 잡은 물고기 미끼주는거 봤냐는 생각이라면,
그런 남편에게서 아내들이 정신적 유대의 단절 같은 것이 생겨날지도 모른다.
남자와 여자의 다름을 수용하고 살기도 하지만 그래도 배우자와 정신적인 유대를 강화할 수 있다면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상황이 되지 않을까.
이런 감정적인 부분들, 사소한것 같지만 전혀 사소하지 않은 것들.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인 합일을 잘 이룰려면 이런 감성적인 부분들에 대한 관심과
사랑표현에 소홀하지 말 일이다. ㅎㅎ
그 화요일 밤, 의도하지 않았는데도. 그들은 부엌에서 춤을 추며 점점 가까워졌다.
프란체스카는 그의 가슴에 달라붙어 춤을 추면서, 원피스와 셔츠 사이로.
그가 그녀의 가슴을 느낄 수 있을지 궁금했다. 아마도 그러리라는 확신이 들었다.
그는 굉장히 느낌이 좋은 사람이었다. 프란체스카는 이런 기분이 영원히 계속되기를 바랐다.
옛 노래가 더 나오고, 춤을 더 추고, 그의 몸이 그녀의 몸에 더 밀착되기를 바랐다.
그녀는 다시 여자가 되었다. 다시 춤출 여유가 생긴 것이다.
느릿느릿. 끈기있게. 그녀는 집으로 돌아가고 있엇다. 한번도 가본 적이 없는 고향으로 향하고 있었다.
그녀는 그가 자신의 모든 면을 소유한 것 같아서 두려워졌다.
처음에 그녀는 로버트 킨케이드와 무슨 일을 하든,
가족과 매디슨 카운티의 생활에 얽힌 자기의 일부분이.
그대로 남아 있을 수 있으리라는 것을 의심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가 그것을. 모두를, 가져가 버렸다.
프란체스카는 그가 트럭에서 내려 길을 물었을 때, 그것을 알았어야 했다.
그때 그녀는 그가 마법사 같다고 생각했다. 그녀의 처음 판단이 옳았다.
신비스러웠다. 그리고 그는 그녀에게 말했다.
그는 육체적으로 뿐만 아니라 마음 속으로도 그런 절정에 다다를 수가 있다고.
마음 속으로 느끼는 오르가슴은 그들 종족만의 독특한 특색이라고 했다.
아침이 밝을 무렵 그는 몸을 약간 일으키고. 그녀의 눈을 마주보며 말했다.
"내가 지금 이 혹성에 살고 있는 이유가 뭔 줄 아시오. 프란체스카?
여행하기 위해서도, 사진을 찍기 위해서도 아니오.
당신을 사랑하기 위해서 이 혹성에서 살고 있는 거요.
이제 그걸 알았소.
나는 머나먼 시간 동안, 어딘가 높고 위대한 곳에서부터 이곳으로 떨어져 왔소.
내가 이 생을 산 것보다도 훨씬 더 오랜 기간 동안.
그리하여 그 많으 세월을 거쳐 마침내 당신을 만나게 된 거요."
프란체스카는 그를 보았다. 오, 하나님. 저는 그를 너무나 사랑합니다. 변함없이.
그를 더 많이 원하는 내 마음을 멈출수가 없습니다 그녀는 속으로 생각했다.
"어젯밤에 입었던 청바지와 티셔츠를 입어요. 그 샌들도 신고, 딱 그것만 걸쳐요.
오늘 아침. 당신이 어떤 모습인지 사진을 찍고 싶소. 우리 두 사람만을 위한 사진을."
다시 춤 출수 있는 여유- 부분
그 화요일 밤, 의도하지 않았음에도 함께 춤을 추었고, 가까워진다는 느낌..
한번도 가 본적 없는 고향으로 향한다는 느낌..
느낌이 좋은 사람, 신비로운 사람, 육체적으로뿐만 아니라 마음속으로 절정에 다다른 느낌.
프란체스카가 느끼는 이런 감정은 킨케이드 여서 가능한 감정이었을 것이다.
그녀의 남편에게선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그만 가진 무엇,
그를 느끼게 되고 확신하게 되는 이런것,, '마법사'라고 밖에 표현할 수 없었던 프란체스카
이것을 사랑이라는 말 말고는 표현할 단어가 없는것이다.
사랑. 온전히 사랑하고 있다는 감정.
프란체스카의 현실이 어떻튼 그 순간 온전히 사랑하고 있고
사랑받고 있다는 이런 느낌이 얼마나 충만하고 아름다운 감정이었을지.
세상이 환희로 가득차고 세상에 둘 뿐인것 같은 느낌.
도무지 주변이 눈에 들어오지도 관심도 없어지고 그 대상에게만 열리는 마음.
어느 시인은 사랑을 종양이라고 했다. 그런것 같다. 사랑은 진실한 사랑은 병이 된다.
"나도 모르겠어요 로버트. 당신은 신비스러운 방법으로 나를 소유했어요.
누구에게 소유되기를 원하지도 않았고, 그럴 필요도 없었지만,
그리고 당신 또한 그럴 의도가 없었다는 것을 알지만, 일이 이렇게 되어버렸어요.
이제 나는 여기 풀밭위에. 당신 곁에 앉아 있는 게 아니예요.
나는 기꺼이 당신 안에 포로로 사로잡혀 있는 거예요."
그가 대답했다.
"당신이 내 안에 있는지. 또는 내가 당신 안에 있는지.
내가 당신을 과연 소유했는지. 확신하지 못하겟어.
적어도 난 당신을 소유하고 싶지는 않아요.
우리 들은 우리가 '우리'라고 새로 만들어낸 다른 존재의 안에 있다고 생각해요
물론 우리는 그 존재 안에 있는 것도 아니지.
우리가 바로 그 존재니까. 우리 둘다 스스로 잃고 다른 존재를.
우리 두사람이 서로 얽혀들어 하나로만 존재하는 그 무엇인가를 창조해낸 거요. 맙소사.
우린 사랑에 빠졌소. 더 이상 어찌할 수 없이 가장 깊고, 가장 심오하게..
나도 당신을 원하고, 당신과 함께 있고 싶고, 당신의 일부분이 되고 싶어요.
하지만 책임감이라는 현실로부터 내 자신을 찢어내 버릴 수가 없어요.
아까도 말했듯이 당신이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함께 가야 한다고 고집한다면.
나도 도리가 없어요. 내겐 힘도 없어요.
느낌이란 느낌은 다 당신에게 주어벼렸으니까.
당신을 구속하지 않겠다고 말했지만
내가 간다면 그건, 이기적으로 당신을 원하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제발 나를 그렇게 만들지 말아요.
내가 책임감을 내던져 버리게 하지 말아요.
그럴 수도 없고, 그런 생각을 지니고 살 수도 없어요.
만일 내가 지금 떠난다면, 떠난다는 그 생각만으로도,
이미 예전의 내가 아니예요.
당신이 사랑하게 되었던 그 여가자 아닌 다른 사람으로 변해 버릴 거예요."
로버트 킨케이드는 침묵했다.
그는 그녀를 이해할 수 있었다.
길과 책임감과 죄의식이 그녀를 어떻게 변하게 할 것인가에 대한 그녀의 말을 이해했다.
어떤 면으로는 그녀가 옳다는 것을. 그는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
그는 창밖을 내다 보면서 자신과 싸웠다.
그녀의 감정을 이해하기 위해 싸웠다. 프란체스카가 울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서 그들은 오랫동안 서로 껴안았다. 킨케이드가 그녀에게 속삭였다.
"할 이야기가 있소. 한 가지만. 다시는 말하지 않을거요.
누구에게나. 그리고 당신이 기억해 줬으면 좋겠소.
애매함으로 둘러싸인 이 우주에서. 이런 확실한 감정은 단 한 번만 오는거요.
몇 번을 다시 살더라도. 다시는 오지 않을 거요."
"잡지를 보면 전화번호가 어제나 나와 있어요. 편집부를 대달라고 해요.
그쪽에서는 내가 대부분 어디 있는지 알고 있으니까. 나를 만나고 싶거나,
그냥 이야기만 하고 싶을때라도 주저하지 말아요.
세계 어디에 있든지 내게 수신자 요금 부담으로 전화를 걸어요.
그렇게 하면 이쪽 청구서에 요금이 부과되지 않으니까.
나는 이 주변에서 며칠 더 머물테니까 내가 한 말을 잘 생각해봐요.
이쪽 문제를 어떻게 든지 즉히 처리하고, 함께 북서쪽으로 달려갈 수도 있으니까."
길, 혹은 떠도는 영혼 - 부분
내일 이면 남편과 아이들이 돌아온다.
서로를 향한 사랑, 자신을 보듯 확신하지만, 내일은 현실이다.
프란체스카와 그녀보다는 7살이나 많은 킨케이드.
두사람의 대화에서 매우 이성적인 그녀와 그녀를 백분 이해하는 그.
그녀가 자신과 함께 떠나주기를 바라는 킨케이드..
하지만 떠난다면 프란체스카 자신이 변할것이라고 하는 부분,
길과 책임감과 죄의식이 그녀를 어떻게 변하게 할 것인가에 대한 그녀의 말을 이해하기에
결국 그녀의 선택을 이해하고 존중한다.
그녀를 충분히 사랑하고 그녀에게 명심해 줄것을 당부하며
그녀를 향한 사랑을 표현하는 킨케이드의 고백은 이소설의 백미다.
킨케이드를 사랑할 수 밖에 없는 프란체스카가 이해되는 부분이기도 하고.
킨케이드의 섬세한 배려와 사랑, 그녀를 아끼는 마음까지 야성적이고 숫컷적이며 졍열적인 남성이지만
사랑하는 그녀를 위해서 그녀의 선택을 존중하는 그러면서도 마지막으로 당부하는
'만나고 싶거나 아야기만 하고 싶을 때라도 주저하고 말고 연락하라는 '
그리고 며칠 더 머물것이므로 그 새에도 마음이 변하면 자신을 찾아오라는..
이런 눈물겨운 킨케이드의 당부는 애처럽기까지 하다.
화, 수, 목, 금 나흘간 그들은 그렇게 사랑했고 오후에 남편과 아이들이 돌아온다.
프란체스카를 홀로 두고 그가 떠나는 금요일 아침..
떠나보내는 그녀의 아픔과 떠나가는 그의 아픔,
나중에 킨케이드는 편지글에서 그날 아침의 심경을 고백한다.
금요일 아침. 당신 집 앞길을 빠져 나왔던 일이 내가 지금까지 한 일과
앞으로 한 일 중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었다는 점만은 분명히 알고 있소.
사실. 살면서 그보다 더 어려운 일을 겪을 사람이
몇 사람이나 있을지 의아스럽소.
며칠후 남편과 함께 시내 볼일보러 갔다가 비오는 거리 차안에서 그를 보게 된다.
반은 넋이 나가고 그에게 달려가기엔 늦지 않았음을 알지만
그에게로 달려가는 마음을 절제하기 위해 도어록을 꽉 잡은 두손이 떨리고 있다.
영화속에서 감정 절제가 가장 잘 드러난 부분이기도 하다.
절제.. 절제된 사랑. 절제된 사랑은 아픔이다. 아픈만큼 성숙하게 만드는 절제된 사랑..
그녀의 예순 일곱번째 생일날.. 그녀는 22년전의 그 모든것을 보고, 만지고, 냄새 맡고 들을 수 있었다.
그녀는 추억했다. 추억하고 또 추억했다. 아이와 92번 도로를 따라 빗속을 달리던 빨간 후미등의 이미지
20년도 넘는 세월 동안 그 안개가 내리는 가운데 살았다.
그녀는 무심결에 자기 가슴을 어루만졌다.
그러자 그녀 위로 그의 가슴 근육이 스치고 지나가던 느낌이 그대로 살아났다.
맙소사. 그녀는 그를 너무나 사랑했다.
도저히 그렇게 사랑하기란 불가능하리라 생각될 만큼 그를 사랑했다.
그런데 지금은 그를 예전보다 더 많이 사랑하고 있다.
가족을 망치고 그를 망칠지도 모르는 일만 아니었다면 그녀는 그를 위해 무슨 일이라도 했으리라.
리차드가 죽기전, 그녀는 킨케이드에게 전화를 걸거나 편지를 쓰려고 해 본 일이 없었다.
오랜 세월 동안, 날이면 날마다 그러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고 살았다.
만일 한 번이라도 더 킨케이드와 이야기를 했다면,
그녀는 그에게 달려 갔으리라. 그에게 편지를 썼다면,
그가 그녀에게 달려왔으리라는 것을 프란테스카는 알고 있엇다.
너무나 자명한 일이었다.
그 세월 동안, 그는 사진과 원고가 든 소포만 한 번 보냈을 뿐
그 후로는 편지를 보내지도, 전화를 하지도 않았다.
그렇게 하면 그녀의 마음의 혼란을 겪을 것임을 그는 이해했다.
자신 때문에 그녀의 생활이 복잡해지는 것을 그는 원하지 않았고,
그의 그러한 심경을 그녀 또한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그녀는 1965년 9월 <내셔널 지오그래픽>지의 정기구독을 신청했다.
다음해에 지붕 있는 다리에 관한 기사가 잡지에 실렸다.
프란체스카가 메모를 남겼던 이튿날 아침,
따스한 첫 햇살을 받고 서 있는 로즈먼 다리의 사진도 나왔다.
그녀의 킨케이드의 사진과 그의 모습을 잘라서 스크랩을 해 두었다.
재 - 부분
지오그래픽지를 정기 구독하면서 그녀는 오랜 세월동안 그를 보게 된다.
그가 조금씩 늙어가고 있는 모습,, 눈가의 주름과 강한 어깨가 조금 처지는 것 등,
그녀는 그 어떤 대상보다도 그의 몸을 자세히 연구했다.
그녀 자신의 몸 보다도 더 자세히
그리고 그가 나이를 먹어가는 사실이,
그녀로 하여금 그를 더욱더 갈구하게 만들었다.
프란체스카는 그가 혼자일 거라고 짐작했다. 아니 그럴 거라고 확신했다.
잡지책을 통해서만 그를 느끼던 프란체스카는 어느날 67년쯤의 잡지에서
그가 목에 걸고 있는 은목걸이를 보게되고 그 메달에 무언가 적힌것을 학인하게 된다.
확대경을 꺼내들고 사진을 비춰보니
맙소사,. 메달에는 프란체스카라고 적혀 있었다.
그 후로 모든 사진에서, 그 메달은 언제나 은목걸이 줄에 매달려 있었다.
킨게이드는 10년이 지난 75년이후로 잡지에서 볼 수 없었다.
그리고 4년이 더 흐른 79년 남편이 죽었다.
그녀는 킨케이드에게 전화를 걸어야 겠다고 생각하지만
14년이란 세월은 연결고리가 없어지는 세월이었고,
1982년 킨케이드의 유품을 받게 된다.
78년에 마지막으로 남긴 편지까지..
친애하는 프란체스카.
이 편지가 당신 손에 제대로 들어가길 바라오. 언제 당신이 이걸 받게 될지는 나도 모르겠소.
내가 죽은 후 언젠가가 될 거요. 나는 이제 예순다섯 살이오.
그러니까 내가 당신 집 앞길에서 길을 묻기 위해 차를 세운 것이 13년 전 바로 오늘이오.
이 소포가 어떤 식으로든 당신의 생활을 혼란에 빠트리지 않으리라는 데 도박을 걸고 있소.
이 카메라들이 카메라 가게의 중고품 진열장이나 낯선 사람의 손에 들어가는 것을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참을 수가 없소.
당신이 이것들을 받을 때 쯤에는 모양이 아주 형편없을 거요. 하지만 달리 이걸 남길 만한 사람도 없소.
이것들을 당신에게 보내서 당신을 위태롭게 했다면 정말 미안하오.
나는 1965년에서 1975년까지 거의 길에서 살았소.
당신에게 전화하거나 당신을 찾아가고픈 유혹을 없애기 위해서였소.
깨어 있는 순간마다 느끼곤 하는 그 유혹을 없애려고, 얻을 수 있는 모든 해외작업을 따냈소.
'빌어먹을. 난 아이오와의 윈터넷으로 가겠어.
그리고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프란체스카를 데리고 와야겠어.'
라고 중얼거린 때가 여러번 있었소. 하지만 당신이 한 말을 기억하고 있고,
또 당신의 감정을 존중해요. 어쩌면 당신 말이 옳았는지도 모르겠소.
그 무더운 금요일 아침.
당신 집 앞길을 빠져 나왔던 일이 내가 지금까지 한 일과 앞으로 한 일 중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었다는 점만은 분명히 알고 있소.
사실. 살면서 그보다 더 어려운 일을 겪을 사람이
몇 사람이나 있을지 의아스럽소.
--내 가슴 속에는 재만 남았소. 내가 표현할 수 있는 말은 이 정도요.
당신을 만나기 전에는 몇몇 여자들을 만나기도 했지만, 그 이후로 내겐 아무도 없소.
의식적으로 그러는 것이 아니라, 단지 아무 관심이 없어져 버렸소.
한번은 제 짝꿍을 사냥꾼의 총에 잃은 거위를 보았소.
당신도 아다시피, 거위들은 평생토록 한 쌍으로 살잖소.
거위는 며칠 동안 호수를 맴돌았소. 내가 마지막으로 거위를 봤을 때는 갈대밭 사이에서
아직도 짝을 찾으며 헤엄치고 있었소. 문학적인 면에서 약간 적나라한 유추일지 모르지만,
정말이지 내 기분이랑 또같은 것 같았소.
안개 내린 아침이나 해가 북서쪽으로 이울어지는 오후에는 당신이 인생에서 어디쯤 와 있을지.
내가 당신을 생각하는 순간에 당신은 무슨 일을 하고 있을지. 생각하려고 애쓴다오.
뭐, 복잡할 건 없지. 당신네 마당에 있거나, 현관의 그네에 앉아 있거나,
아니면 부엌의 싱크대 옆에 서 있겠지. 그렇지 않소?
나는 모든 것을 기억하고 있소. 당신에게 어떤 향기가 나는지.
당신에게 얼마나 여름 같은 맛이 나는지도.
내 살에 닿는 당신의 살갗이며, 사랑을 나눌 때 당신이 속삭이는 소리.
로버트 펜 워렌은 '신이 포기한 것 같은 세상'이란 구절을 사용한 적이 있소.
내가 시간에 대해 느끼는 감정과 아주 가까운 표현이요.
하지만 언제나 그런 식으로 살 수는 없잖소. 그런 느낌이 지나치게 강해지먼,
나는 하이웨이와 함께 해리를 몰고 나가 며칠씩 도로를 달리곤 한다오.
나 자신에게 연민을 느끼고 싶지는 않소.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니니까.
그리고 대부분은 그런 식으로 느끼지도 않고, 대신
당신을 발견한 사실에 감사한 마음을 안고 살아가고 있소.
우리는 우주를 떠도는 두 점의 먼지처럼 서로에게 빛을 던졌던 것 같소.
신이라고 해도 좋고, 우주 자체라고 해도 좋소. 그 무엇이든 조화와 질서를 이루는
위대한 구조 아래에서는. 지상의 시간이 무슨 의미가 있겠소.
광대한 우주의 시간 속에서 보면 나흘이든 4억 광년이든 별 차이가 없을 거요.
그 점을 마음에 간직하고 살려고 애쓴다오.
하지만 결국, 나도 사람이오. 그리고 아무리 철학적인 이성을 끌어대도 매일. 매 시간.
당신을 원하는 마음까지 막을 수는 없소. 자비심도 없이. 시간이.
당신과 함께 보낼 수 없는 시간의 통곡소리가, 내 머릿속 깊은 곳으로 흘러들고 있소.
당신을 사랑하오. 깊이. 완벽하게. 그리고 언제나 그럴 것이오.
마지막카우보이 로버트
친애하는 프란체스카로 시작하는 장문의 편지의 일부다.
캔케이드가 유서처럼 남긴 편지.
그녀를 만난 이후 자신의 생애가 모두 그녀를 사랑하는 일이었음을 나타내는 편지다.
그가 그녀를 얼마나 갈망하고 열망하며 사랑했는지
이 편지는 그를 사랑한 프란체스카 만큼 읽는 독자도 그를 느끼게 되는 감동적인 편지다.
스스로 마지막 카우보이라고 했던 킨케이드의 야생적인 부분들까지..
세상에 순응하며 살아야 하는 대부분의 삶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아니 어쩌면 꿈도 못꾸는 이런 방랑자적인 기질을 가진 사람.
그 열정의 순수를 전혀 의심할 수 없는 사람. 사랑, 참으로 묘한 사랑,
유클리드의 이론은 언제나 옳은 것이 아니다. 두개의 '평행선'은 이 세상 끝까지 가도
영원토록 만나지 않는다고? 정말로 그럴까? 평행선이라 하더라도 저 아득한 어느 한 순간 만나지 않을까?
마치 소실점에서 선들이 만나듯이......,
나에게는 이것이 한낱 가정처럼 느껴지지 않은다. 언젠가는.
정말 언젠가는 하나의 사물이 그 자신의 존재를 상대방의 존재에 투척하여 '하나'가 되는 시점이 올 것만 같다. 두 올의 실이 하나로 얽혀지듯이 어느 시점에서 만나기 시작했는지도 알 수 없고,
서로가 만나는 소리도 들이지 않으면서, 마치 숨을 쉬는 것처럼. 그렇다. 숨소리처럼. 숨결처럼......
그들은 숨을 쉬듯이 자연스럽게 만나게 된다.
나는 이러한 '만남'으로 그 품으로, 그 '만남'을 향해 천천히 나아가고 있는 것이다.
내 모든 힘을 다해, 나의 그 모든 의지를 다해서, 그리고 나를 완전히 그에게 바치면서......
그리고, 그 누군가가 저쪽에서 나와의 이러한 '만남'을 위해 역시 그 자신의 모든 힘을 바쳐 내게로.
나에게로. 그 자신의 존재를 전해 주고자 달려오고 이. 그 아득한 만남의 장소에서,
호흡처럼 얽혀드는 그 만남의 순간에 노래가 들려온다.
빙글빙들 돌아가는 신비한 춤이 시작되고 노랫가락은 창을 들고 머리를 산발한 빙하시대 원시인의
마음을 달래 준다. 원시인. 나는 춤을 추기 시작한다. 천천히 원을 그리며, 아주 천천히......
그리고 나는 돌아오다. Z차원으로부터, 그녀에게로.
Z차원에서의 추락- 로버트 킨케이트
킨케이드가 유품과 함께 그녀에게 보낸 'Z차원에서의 추락' 원고 일부분이다.
야생적이고 자유로운 의식이 느껴지는 글이지만 호흡처럼,
자신의 호흡처럼 그녀를 사랑한 모습을 볼 수 있다.
평행선인데 분명 평행선인데 소실점에서 선들이 만나듯이라는 가정을 두고,
언젠가는... 정말 언젠가는
자신의 존재를 위해 누군가가 자신을 투척해 올것같다는
그래서 하나가 되는 시점이 올것이라는 부분은 아프다...
만나지 않았는데도 느끼는.. 숨결처럼 호흡처럼 자연스럽게 느끼는 이런 대상에 대한 사랑..
그 대상도 저쪽에서 나와의 이러한 만남을 위해 역시 그 자신의 힘을 바쳐
나에게로 오고 있다는 그 존재감을 느끼는 킨케이드..
그리고 호흡처럼 얽혀들어 춤까지 춘다는 이부분 역시 아프다.
Z차원은 그녀가 함께하지 못하는 세상에서 그녀만을 느끼는 자신의 마음을 나태낸 글 같다.
캐롤린과 마이클에게
이편지를 내 자식들에게 쓰는 것이 나로서는 어려운 일이지만, 해야만 하는 일이기도 하다.
내가 지니고 죽기에는 너무나 강하고, 너무나 아름다운 일이 여기 있단다.
그리고 너희 어머니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알려면, 모든 좋은 점과 나쁜 점을 다 할려면,
내가 앞으로 하게 될 이야기를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단다. 마음을 단단히 먹어라.
-그는 따스하고 친절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대단히 강인한 사람이었다.
그에게는 애매하지만 비극적인 분위기가 풍겼지.
-그가 차를 세우고 로즈먼 다리까지 가는 길을 물었을 때 나는 그를 처음 보았지.
아버지와 너희 둘은 일리노이 주 박람회에 갔을 때였어.
내 말을 믿어 주렴. 모험심이 발동해서 그를 쫓아다닌 것은 결코 아니었다. 하지만 그를 본 지 5초도
지나지 않아서, 난 그를 원한다는 것을 알았지. 내가 나중에 그를 원하게 된 것 만큼은 아니었지만.
-나흘 동안, 그는 내게 인생을. 우주를 주었고. 조각난 내 부분들을 온전한 하나로 만들어 주었어.
나는 한 순간도 그에 대한 생각을 멈춘 적이 없단다. 그가 내 의식 속에 있지 않을 때도
나는 어디선가 그를 느낄 수 있었고. 그는 언제나 그 자리에 있었지.
하지만 그런 것이. 너희 둘이나 너희 아버지에 대해 내가 느끼는 무엇을 빼앗아 가지는 않았단다.
내 입장에서만 생각하면, 내가 옳은 결정을 했다고 자신할 수가 없어.
하지만 가족을 생각해 보면 나는 내가 옳은 일을 했다고 확신한단다.
너희에게 죄책감이나 연민이나 그런 것을 느끼게 하고 싶지는 않아.
지금 나의 목적은 그것이 아니란다. 다만 너희가 알기를 바랄 뿐이야.
내가 로버트 킨케이드를 얼마나 사랑했는지를. 그가 그랬듯이.
나는 그 사랑의 감정을 오랜 세월 동안 날이면 날마다 지니고 살았단다.
두 번 다시 서로 이야기를 나누지는 못했지만,
우린 두 사람이 뭉칠 수 있는 최대한의 강도로 굳게 맺어져 있었지.
이런걸 충분히 표현할 만한 말을 찾을 수가 없구나.
우리는 분리된 개체가 아니고 우리 두 사람에 의해 제 3의 독립적인 존재가 되었다고
그이가 말했울 때가 최고 절정이엇지. 우리 둘 다. 그 제3의 존재에서 떨어져 존재한 적은 없어.
하지만 우리가 만든 하나의 존재는 유랑의 길을 떠나게 되었지.
어찌 됐든, 나는 로버트 킨케이드와 내가 함께 나눈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오리혀 그 반대야. 오랜 세월에 걸쳐 그를 절실하게 사랑했지만,
내 쪽에서 그에게 연락하려고 애썼던 것은 딱 한차례뿐이었다.
너희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였어.
시도는 실패했고, 나는 그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걱정 스러웠어.
그런 두려움 때문에 다시는 연락하려고 애쓰지 않았지.
현실과 마주할 수가 없더구나..그러나 1982년 변호사의 편지와 소포가 왔을 때.
내 기분이 어땠을지 이젠 너희도 상상할 수 있겠지. 말했듯이. 너희가 나를 이해해 주기를 바란다.
나를 나쁘게 생각하지 않기를 바란다. 나를 사랑한다면, 내가 한 일도 사랑해야 하는 거야.
로버트 킨케이드는 대부분의, 아니 모든 여자가 경험하지 못할 방식으로 내게 가르쳐 주었어,
여자가 되는 것이 어던 것이지를. 그는 멋지고 따스한 사람이었고,
분명히 너희의 존경과 사랑를 받을 자격이 있는 사람이란다.
너희가 그에게 존경과 사랑을 다 줄 수 있기를 소망한다.
그는 나를 통해, 그 사람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너희에게 잘해 주었으니까.
잘지내거라 내 아이들아 엄마가..
프란체스카의 편지-부분
화장하여 아버지 곁에 묻지 말고 지붕덮인 다리에 뿌려줄것을 요구했던 프란체스카
킨케이드가 뿌려진 그 곳에 그녀는 죽어 가루가 되어서야 함께하고자 했다..
살아 생전에는 남편 곁에 있엇지만 죽어서 그의 곁으로 가는 것을
남편도 자녀들도 이해하리라고 믿는다.
그와 헤어지고 살아갈 수록 그를 더 사랑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고,
그리고 그가 왜 함께 떠나자고 했는지도 시간이 흐를 수록 알게 된다.
하지만 그녀는 그를 만난 이후의 삶을 사랑하며 살아가는 것으로 생을 마감했다.
남편이 죽고 나서야 그를 찾으려했던 그녀의 모습도 아름답다.
그랬기 때문에 이 책이 나올 수 있지 않았을까.
그녀의 자녀들이 이해 할 수 있지 않았을까.
아름답다는 것, 잘 산다는 것은 내가 살고 싶은 대로 사는 것 같기도 하지먄
나를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내 주변과 함께 사는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내가 프란체스카 였다면 어땠을까.. 답이 없다.
프란체스카만큼 열정적일수 있을까. ㅎㅎ
그녀와 똑 같은 환경이 주어진다면 그런 열정적인 사랑을 할 수 있을까.
닥치면 어찌 될지 모르지만 생각해보니 ,,,,ㅎㅎ 답은 없다. 답없는 것이 정답인지도 모른다.
다만 행복할 것 같다.
문학작품을 통해서 만나는 이런 카타르시스 위로 위안..
이런 감정또한 사랑만큼 아름답고 멋진 것이다.
예순 일곱살 되는 생일..
추억을 절제하는 것, 그것은 생존의 문제였다.
지난 몇 년 동안은 추억의 조각들이 세세한 곳에 이르기까지 자주 밀려 들긴 했지만,
이제 그녀는 문을 열었다.
그녀의 마음 속으로 그를 들어오지 못하게 가로막았던 울타리를 치워 버렸다.
이미지는 분명하고, 현실적이고, 늘 현재 같았다.
그렇게 오래 전 일인데도 22년이나 거슬러 올라가는 일인데도.
추억속의 이미지들은 이제 다시 그녀의 현실이 되었다.
그녀가 유일하게 느끼며 살고 싶어하는 현실이었다.
예순일곱의 생일날 되돌아 보는 추억
추억을 절제하는것, 그것이 생존의 문제였다는 프란체스카..
추억의 문을 열 수 있었던건 그녀의 남편이 죽고나서야 가능했다.
그녀는 문을 열었다고 했다.
그동안 들어오지 못하게 막았던 울타리를 치워 버렸고,
그리고선 분명하게 현실적으로 현실로 현재로 그를 추억했다.
그리고 드디어 그가 현실이 되었다. 그가 유일하게 느끼며 살고 싶어했던 현실..
예순 일곱이었더라도 프란체스카는 그가 떠나고 없고, 남편도 떠났지만
혼자 남겨진 그녀는 충만했을 거라는 짐작을 해본다.
추억까지도 절제했던 생존의 문제였다는 자신의 사랑 그 사람을 사랑하는 일.. .
온전히 자기 자신을 내어줄수 있는 사람을 만나고 사랑할 수 있었던 것 만큼
생애 보람있는 일이 또 있을까.
그녀의 정신영역, 무심하게 살던 그녀의 일상이 어느날 생명을 부여받은 듯 확 깨어나고 살아난 느낌.
그 소중한 대상 때문에 그녀는 아픈세월을 살았다고 할 수도 있지만
그래도 분명 행복히지 않았을까. 그를 기억하고 추억할 수 있었으니..
살아서는 누구에게도 이해 받을 수 없었던 비밀이었던 사랑.
죽어서야 죽고서야 밝히게 되는 이런 사랑,, 그녀의 용기가 부럽기도 하다.
두 사람이 저승에서 만났든 안 만났든 둘은 분명 행복했으리라.
서로를 알아 보았다는 것과 그리고 사랑까지 나눌수 있었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실화를 배경으로 한 소설이라 더욱 아름다운 이야기!
영화로 오래전에 보았을 때도 감동이었지만 프란체스카와 비슷한 나이대가 되고 보니
책을 읽으며 공감가는 부분이 더 많았다.
살아가는 일이 팍팍하게 느껴질 때 이런 문학작품을 접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프란체스카처럼 출출수 있는 여유가 생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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