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향기

사랑 후에 오는 것들 - 공지영 - 츠지 히토나리 공동집필

구름뜰 2010. 2. 9. 17:19

 

 

내 가슴을 철렁이게 할 단 한사람.

헤어진대도 헤어지지 않을 것을 알았기에 떠나보낸 그사람.

처음 만난 순간부터 만 년을 함께했던 것 같은 신비한 느낌을 주엇던 그 사람.

내 존재 깊은 곳을 떨게 했던 이 지상에 존재하는 단 하나의 사람.

 

 

이책은 사랑했었던 연인들이 이별후 7년만에 우연히 재회하면서 전개되는 이야기로

 공지영과  츠지 히토나리가 소설속의 한국여성과 일본남성이 되어 각각의 상상력으로 쓴 책이다.

 

허구를 쓴다고 하더라도 작가의 생각이 반영되는 작업이겠고,

'너와 나의 이야기'를 쓰면서 너도 나의 이야기를 쓸 것이라는 전재하에

시작한 작업(상상력)이라 그런지 상대를 짐작하는 부분은 많이 절제되어있다.

 

그래서 읽다보면 그(너) 이전에 독자로서 먼저이해하는 부분을 

상대가 얼마만큼 합일점을 찾을지가  궁금해지는 책이다. 

 사랑하는 너가 알아야 하는 부분을 너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그래서 나(여자)의 이야기를 읽고나면 너(남자)는? 을 묻듯이 너의 책도 보게된다.

 남성이라면 남자 이야기를 먼저 읽는것이 나을것 같다.

 

 제목이 주는 메세지만큼  역시나 읽고나서 갈피 갈피 섬세하고 정직하게 

쓰내려간 공지영작가의  필력이 부러웠다.'역시 공지영 작가다' 라는 생각이 든다.

나도  느꼈던 것들이건만.... 어떻게 이렇게 잘 표현 할 수 있었을까라는 생각이 들고,

마음에 와 닿는 문장을 읽을 때 마다, 만약에 소설을 쓴다면 

내 상상력을 어떻게 접목 시킬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면서 이책을 읽었다.

사랑을 경험했다면, 지금 혼자이더라도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말초신경을 자극한다고 할 만큼 사랑후에 느끼는 감정들이 적나라하다.

똑 같이 호흡한다는 생각으로 상상력을 더해 이 책의 리뷰를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엇다.

워낙 역량있는 작가라 감히 우르르며 감정이입 해보았다.

상상력, 그 무한한 에너지를 꿈꾸며.. .... 

 

 

 

맙소사 칠 년이라는 세월이, 그토록 안간힘을 쓰며 버텼던 그 세월이

지나가기나 한 것인지 나는 믿을 수가 없었다. 시간이 종이처럼 딱 졉혀 버리는 것 같았다.

호숫가에서 그를 발견하고 숨이 턱에 차게 뛰어가던

그날로 나는 어떤 경계도 없이 되돌아갈 것만 같았다.

 

 

맙소사! 라는 탄식은 경험해보지 않으면 나올 수 없는 감탄사다.

칠년? 너와 나는 헤어진지 7년만에 공항에서 재회를 한다.

그때 나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고, 그를 여전히 사랑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그' 라는 대상이 내 눈앞에 나타나기 전까지 몰랐던 가슴이었지만,

그가 나타나면서 내려 앉은 가슴인 것이다.

'나는 안간힘쓰며 버텼던 그 세월이 지나가기나 한 건지 믿을 수가 없다'고 했다.

. . . . . . ,

 '한번 사랑한 것은 그 사람 생애를 두고 가슴에 남는 일'이라는 말이 가장 공감가는 문장이다.

계도 없이 .... 더 많이 사랑했거나 덜 사랑한 것과 상관없이

그를 향한 사랑이 남아 있었던 것이다.

 그것은 언제 점화될지 모르는 불덩이 같은 것일수도 있고 

사그라들어  잠자고 있는것 같은 불씨 일수도 있는 것이다. 사랑은.

안간힘써도 소용없고 내 이성대로도 잘 안되는,, 그런것,

 시공을 초월하는 그  요상스러운 사랑은, 상식도 금방 허물어 버린다.

인간이므로.. 사랑했음으로. 그래서 어떤 경계도 없이,  금방.. 그시절로 그 상황으로... 돌아간다.

 

 

 

잊는 다는 건 꿈에도 생각해 본 일이 없었다.

내가 잊으려고 했던 것은 그가 아니라. 그를 사랑했던 내 자신이었다.

그토록 겁 없이 달려가던 나였다. 스무두 살,

사랑한다면 그가 일본인이든 중국인이든 아프리카인이든 아무 상관이 없다고 믿었던,

사랑한다면 함께 무엇이든 이야기하고 나누고 비밀이 없어야 한다고 믿었던 스물두살의 베니였다.

그를 만나지 못해도. 영영 다시는 내 눈앞에 보지 못한다 해도,

잊을 수 없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그때 그를 떠날 수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를 떠나보내지 못하는 건, 그를 사랑하는 나 때문이지 그 때문은 아닌 것이다.

그래서 그를 떠나 보내려 할 수록  힘들어진다.

 그냥 내 안에 있는 그를 수긍하고 받아들여야 내가 사는 일이고 덜 아픈 일이며,

더 많이 사랑하는 방법이란걸  시간이 지나면 알게된다.

그러기에 사랑하는 사람을 섣불리 보내 버려선 안된다.

 

  그렇게 마음안에 담아놓기로 작정하고 나면 어느 순간 제풀에 지치듯 사랑도 지친다.

그렇다고 그를 덜 사랑한다거나 사랑하지 않는 것과는 별개다.

그냥 내가 그를 놓아주는 것이 그를 더 오래 사랑하는 방법이라는 걸 알게되는 경지까지 가게된다.

 

그러니 억지로 잊을 필요도 내 안에 있는 그를 떠나보낼 필요도 없는것이다.

모든것은 때가 있고, 그 때여야 가능해지는 건 사랑에서도 마찬가지다.

물흐르듯 있으면 있는데로 두어야한다.  용쓰면 용쓰는 만큼 힘든것이다.

그러므로 이 요상한 사랑에 좀 더 여유로와질 필요가 있는 것이다.

그것이 내가 나를 길들이는 방법이기도 하고, 제대로 사랑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그를 아무리 사랑하더라도 홀로서지 않는 사랑은 힘들다. 어차피 사랑도 홀로서기 인 것이다

 

.

 

눈을 감으면 꿈속에서 이노카시라 공원으로 내 영혼이 달려갈 것만 같아 나는 두려웠다.

어렸을 때 읽은 동화에 그런 말이 나왔었다.

꿈속에서 우리의 영혼은 마음껏 이 세상을 떠돈다고,

만일 당신이 꿈속에서 누군가와 만났다면 그건 그 사람의 영혼도 밤새 당신을 만난 거라고 말이다.

그렇다고 어제 준고의 영혼도 나와 함께 이노카시라 공원 근처에 있었던 것일가.

세상에서 정말로 돌이킬 수 없는 것은 흘러간 강물과 지나간 시간과 떠나간 마음이라는데,

밤마다 내 영혼만 호숫가를 서성이며  그를 기다리고 있는 것 같아서 마음이 쓰라렸다.

그의 집을 나오던 그날밤...

--

"더 많이 사랑했던 사람하고, 더 아팠던 사람하고,

정말 처음이었던 사람들이 이미 불행하기로 되어 있었던 걸 너는 모르겠지.

영영 그렇게  모르겠지 그러니 잊어 하나도 남김없이 잊어."

제 그를 떠나야 한다는 결심과 제발 그가 다가와 날 붙들어 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팽팽히 맞서는 것을 느끼며 그곳을 떠나왔던 것이다.

 

 

 꿈속에서 누군가를 만났다면 그 사람의 영혼도 당신을 만난것이라는..

  꿈은, 잠재 의식속에 어떤 대상을 그릴때 나타는 것이라고 한다.

 내가 그를 염원했는지  모르지만, 꿈속에서 만날때가 있다.

그건 그 대상이 내안에 잠재된 영혼으로 머물고 있다는 것이란걸 어딘가에서 읽은 적이 있다. 

 

더 많이 사랑했고 그래서 더 많이 아팠던 홍이는 이별을 선택한다.

자신이 선택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이별,

 사랑에 열정밖에 없었던 홍이는 사랑해서 떠나게 된다.

그를 사랑하면 할 수록 외로워지는 자신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사랑도 성향이다. 더 뜨겁게 사랑하고 사랑받기 원하지만 준고는 이해하지 못한다.

다른 성향,  대부분 더 많이 사랑했고 더 열정적으로 사랑했던 사람은 이별도 먼저 준비한다.

어느순간 사랑하면 할수록 힘들어지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랑해서 헤어지기도 하는 것이다.

리고 덜 사랑하는 편이 훨씬 덜아프게 사는 방법이라는 것도 알게된다.

그러기에 잊지 못할 줄 알면서도 그를 떠나고,

그를 잊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를 사랑한 자신을 잊고 싶어한다. 

상대에 대한 열정은 곧 자신에 대한 열정이기도 하기에 기꺼이 사랑하며 기꺼이 이별하는 것이다.

 

 대상을 향한 기대, 그것을 짐작하지 못하는 대상!

사랑하지만 이해부족에서 오는 이런 차이를 극복하지 못해서 이별하는 이들은 또 얼마나 많을까.

 

홍이는 준고를 떠나면서 "영영 그렇게 모르겠지. 그러니 잊어 하나도 남김없이 잊어."라는

독백같은 말을 퍼붓고 떠난다. 그녀의 외로움을 이해하지 못했던 준고는 그녀를 떠나보내고 나서야

그녀가 그렇기 미치도록 달렸던 이유를 자신도 그녀처럼 달려보면서 알게 된다.

그녀가 많이 외로웠다는 것, 그녀처럼 자신은 그녀를 사랑하지 않았다는 것, 

그 외로움이 아무리 커더라도 상대가 이해 해주면 소멸되는 외로움이기도 한 것을

준고는 몰랐고 그녀는 떠났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창문을 열었다.

찬바람이 창으로 맹렬하게 몰아쳐 들어왔다.

오랫동안 내 창밖을 머무르다가 이제야 몰아쳐 오는 기억처럼,

그곳을 떠나던 그날 밤처럼 나는 그 차가운 창밖으로 얼굴을 내밀고 중얼거렸다.

 

"잊지 못할 줄 몰랐어. 실은 잊지 못할 줄 알았지만,

그래도 이렇게 오랫동안 잊지 못할 줄은 몰랐던 거야.

결국 넌 영원히 나와 함게 살아가게 된 거야,

어쩌자고 돌아왔니, 이 나쁜 자식아, 이 나쁜 자식아."

 

 

그렇다. 외로움 때문에 이별을 선택했지만 사랑했기에 잊을수가 없는 것이다.

한 번 사랑한 사람은.. 

글을 배우고 나면 글을 읽기 이전의 문맹상태로 돌아 갈 수 없는 것처럼,

보기만 하면 자동으로 해독되는 것처럼,

사랑했던 사람은 잊혀질 수 없는 것이다. 잊었다는건 사랑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사랑은 그리움으로 남는다.

만나지 못해도 그가 이세상 사람이 아니더라도 남는다.

그리움은 사랑의 흔적같아서 그냥 가슴에 묻고 살아야 한다. 

 보고 싶을때 나를 보듯 내안을 들여다 보는 것, 그것으로 족한 것이 그리움이라는 감정 아닐까.

 

사랑하는사람을 보내기도 하고, 새로운 사람을 사랑하기도 하지만,

 사랑했던 사람을 잊었다는 건 거짓말이다.

한번 문리가 트이고 나면 읽지 않을 수 없는 글자처럼.. .

 

 

 

헤어짐이 슬픈 건 헤어지고 나서야 비로소 만남의 가치를 깨닫기 때문일 것이다.

잃어버리는 것이 아쉬운 이유는 존재했던 모든 것들이 그 빈자리 속에서 비로소 빛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사랑받지 못하는 것보다 더 슬픈 건 사랑을 줄 수 없다는 것을 너무 늦게야 알게 되기 때문이다.

 

 

헤어지고 나서야 알게되는 것들.

홍이가 떠나고 나서 준고는 그녀가 자신을 얼마나 사랑했는지.

그리고 자신이 그런 그녀를 얼마나 외롭게 만들었는지 알게된다..

여자와 남자의 다른점, 서로 다 공감해주는 인연은 얼마나 될까.

소설이어서 좀더 섬세한 감정묘사가 가능하고 그런 영역을 우리가 엿볼수 있는 특혜를

독서로 누리지만 현실이 그리 만만하던가..

문학작품이 주는 이런 카타르시스가 우리 삶의 엔돌핀이 되는 이유는 

대리만족이 가능하기 때문일 것이다.

 

소설처럼, 섬세하며 아름다운 사랑을 꿈꾸는 싱글들, 그들에게 말하고 싶다.

사랑을 꿈꾸라고.. 아름다운 사랑, 내가 하고 싶은 사랑, 내가 바라는 사랑을 꿈꾸라고.

미지의 것에 대한 동경까지.. 불가능은 없으니 눈을 크게 뜨고 자신을 잘 들여다 보라는 것,

그리고 자신이 원하는 사랑이 무엇인지. 그 사랑을 향해 전진하라고 말해주고 싶다.

 

사랑도 삶도 내가 원하는 것이어야 한다.

내가 원하지 않은 삶을 살 필요는 없는 것이므로..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가 먼저인 것이다.

 

 

 

나는 자신이 있었다. 나는 내가 진심으로 누군가를 사랑한다면

온 우주의 풍요로움이 나를 도와줄 거라고 굳게 믿었다.

문제는 사랑이 사랑 자신을 배반하는 일 같은 것을 상상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사랑에도 유효기간이 있다는 것, 그 자체가 이미 사랑의 속성이었다.

우리는 사랑이 영원한 거라고 믿게 하는 것 자체가 이미 사랑이 가지고 있는 속임수라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했던 것이다.

사랑의 빛이 내 마음속에서 밝아질수록 외로움이라는 그림자가 그만큼 짙게 드리워진다는 건

세상천지가 다 아는 일이었지만, 나만은 다를 거라고, 우리의 사랑만은 다를 거라고 믿었다.

그것 자체도 사랑이 우리를 속이는 방식이라고..

 

사랑에도 유효기간이 있다는 것, 그것이 사랑의 속성이라고 ..

결혼은 사랑의 무덤이라고 했던가..

결혼을 하고 보면 사랑도 중요하지만 그 외에 중요한 것도 많음을 알게된다.

 사랑만으로는 불가능한 것들이 많아지는 것을 결혼과 함께 알게된다.

그렇더라도 그 사랑이 그 불가능을 이겨내는 가장 큰 힘이 되는 것 또한 알게된다.

그래서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게 아닐까.

 

사랑하지 않은 사람, 조건만 보고 결혼을 한다면 어떻게 될까.

성격좋고  참을성, 인내심 엄청 좋고 능력있어서 어느 정도까지는

그 불가능한 것들이 작게 보일수도 있고 견디어 낼수도 있을지 모르지만,

결국  그 부족한 사랑으로 인해서 언젠가는 파멸로 치닫는게 아닐까.

 

그래서 콩깍지 였든 어쨌든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해야 하고 그 이후로는 

 그 사랑을 바탕으로 서로를 향한 노력, 그것 뿐인것이다.

결혼도 노력이고 사랑도 노력이라는 걸 결혼생활을 하다보면 알게된다.

사랑이 노력이라고 하면 이해가 잘 되지 않을수도 있겠지만 살아보니 그렇다.

결혼은 서로를 향한 끊임없는 노력이어야 아름답다! 

 

 

 

"이렇게 하는 게 사랑이라는 거구나. 사랑을 하면 자석처럼 서로가 서로의 몸을 끌어당기는 거구나......"

다시 돌아가서 그에게 안기고 싶었다.

그 이전과 이후가 어떻게 되었든, 논리와 역사와 상황과 이런 거 잠깐만 옆으로 밀어놓고

그냥 여기 지금. 이 한 순간만, 한 번만 다시 그의 품에 안겨서 그의 입술에 힘껏 내 입술을 맞추고 싶었다.

그냥 남자와 여자로, 그냥 사람과 사람으로 그의 손을 잡아보고

그의 뺨을 한 번만 쓸어 내려 보고 그리고 그의 고수머리를 내 손가락으로

부드럽게 한 번 더쓸어 보고 싶다는 욕망으로 다시금 심장이 터질 것 같았다.

그 다음 같은 건 없어도 좋았다.

그래서 어떻게 할 건데? 같은 모범생이들이 하는 질문 따위는 하고 싶지 않았다.

그냥 , 이라고 나는 대답하고 싶었다.

그렇게 하고 싶어. 그렇게 하고 싶다고......, 하지만 그런 생각을 하는 바로 그 순간에도 내 몸은,

일상의 습관처럼 그저 앞으로 나가고 있었다.

 

 

스물두살의 풋풋한 사랑, 그 겁없던 사랑도 지나고,

스물아홉이 되어 준고와 재회한 홍이는 그때처럼, 그렇게  상대를 사랑하고 갈구하는 자신을 발견하지만

차마 일상의 습관이라고 한 부분처럼, 그를 잊은 자신의 일상으로 돌아가고자 몸부림친다.

 

사랑했던 사람을 그리는 자신을 발견하는 그녀가 얼마나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지

그 갈망이 이 문장속에 고스란히 드러난다.

모르고 했던 사랑, 지나고 나서 돌아보니 정말 사랑이었던 사람, 

그때는 그리 소중한건지도 몰랐던 사랑이 사람이, 세월이 지나고 보니 가슴에 와닿고,

갈망하며 상대를 귀하게 소중하게 여기게 되는...

 

 현실(일상)을 잊고 싶은 사랑, 그래서 뭐 어쩔건대도 잊고,

그러나 역시 그녀가 취할 수 있는 건 일상뿐이었다.

일상이라는 것,, 김수현 작가가  '내 남자의 여자'에서 였던가

일상의 위대함을 표현한 적이 있는데 대충 이랬던 것 같다.

 

바람이든 무엇이든 사랑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열정적인 사랑에 빠졌더라도

그 열정이 아무리 엄청난회오리로 몰아쳐와도 그것은 일상을 이기지는 못한다고. ..

지루하다거나 권태롭다고도 느끼는 일상,

그런 일상의 파워를 제대로 표현한 말이라는 생각으로 봤었는데 갑자기 그 생각이 난다. 

 

여기서 홍이의 일상은 그를 잊은줄 알았고, 그를 잊은 일상이었지만,

그가 그녀 앞에 나타나자 마자 그를 여전히 사랑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둘다 싱글이므로 위의 일상이야기와는 별개지만,

일상의 중요성도 희망이 있는 일상이냐에 따라 다른것 같다. 

 

 

 

때로는 봄에도 눈이 내리고 한겨울 눈발 사이로 샛노란 개나리꽃이 저렇게 피어나기도 하잖아.

한여름 쨍쨍한 햇살에도 소나기가 퍼붓고, 서리 내리는 가을 한가운데서도

단풍으로 물들지 못하고 그저 파랗게 얼어 있는 단풍나무가 몇 그루 있는 것처럼.

이 거대한 유기체인 자연조차 제 길을 못 찾아 헤매는데. 하물며 아주 작은 유기체인

인간인 네가 지금 길을 잃은 것 같다고 해서 너무 힘들어하지는 마.

가끔은 하늘도 마음을 못 잡고 비가 오다개다 우박 뿌리다가 하며 몸부림치는데

네 작은 심장이 속수무책으로 흔들린다 해도 괴로워하지마.

 

그냥 시간에게 널 맡겨봐. 그리고 너 자신을 들여다봐.

약간은 구경하는 기분으로 말이야.

네 마음의 강에 물결이 잦아들고 그리고 고요해진 다음 어디로 흘러가고 싶어하는지.

눈이 아프도록 들여다 봐. 그건 어쩌면 순응 같고 어쩌면 회피 같을지 모르지만 실은

우리가 삶에 대해 할 수 있는 가장 정직한 대응일지도 몰라.

적어도 시간은 우리에게 늘 정직한 친구니까.

 

네 방에 불을 켜듯 네 마음에 불을 하나 켜고......, 이제 너를 믿어 봐.

그리고 언제나 네 곁에 있는 이 든든한 친구도.

내가 물을 담그고 있는 욕조의 물처럼 지희의 따뜻한 마음이 내게로 전해져 왔다.

신은 모든 곳에 있을 수가 없어서 이 세상에 어머니를 만들었다는데.

신이 나한데 조금 미안해서 지희같이 좋은 친구를 주었나 싶은 생각도 들었다.

 

 삶에 대해 할 수 있는 정직한 대응, 마음에 불을 켜고 자신을 들여다 보는일.

진정 무엇을 원하는지. 시간에게 자신을 맡기고 아무 일도 하지 말고 그냥 지내야 할 때도 있다.

하늘도 마음을 못 잡는다고 한 것처럼,가끔은 속수무책으로 그렇게 보내야 하는 시간도 있다.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그런 자신에게서 새로운 에너지를 얻게도 된다.

 

사랑했던 사람을 통해서든, 아니면 주변의 좋은 친구를 통해서든

또 다시 에너지를 받게되고 일어서게 되고 동기부여를 받게된다.

이럴때 좋은 동성친구가 있다는 것은 큰 힘이 된다. 

그래서 사랑하는 사람만 필요한 건 아니며 친구가 더 필요한 때가 있는 것이다.

 

 

 

사랑이 깨어지는 방식은 이래. 남자와 여자가 첫눈에 반한다. 대개는 남자가 먼저지.

그러다가 여자가 그 마음을 받아들인다. 사랑이 익숙해질수록 여자는 사랑을 조금씩

더 많이 주기 시작한다. 그러면 남자는 슬슬 여자가 지겨워지고 새로운 사람에 흥미를 느낀다.

여자는 더 집착하고 그럴수록 남자는 더 떠나고 싶어하고.그럴수록 여자는 더 집착한다.

그리고 끝나. 속편은 이거야. 여자는 친구를 붙들고 남자들은 다 똑같아. 나는 다시는 사랑하지 않겠어.

라고 다짐하지. 마지막은 긴 눈물과 중무장한 분노, 그리고 냉소지. 하지만

어느 날인가 또다시 여자를 흥미 있게 생각하는 남자의 구애를 받게 되고

이렇게 끝도없이 다시 시작되는 거야.

 

사랑,, 남자와 여자의 사랑은 이렇게 시차를 둔다.

그래서 그 시차를 견디는 일이 사랑을 잘 유지해가는 과정인지도 모른다.

상대가 나를 집착이라고 느끼게 된다면 그것이 아무리 사랑이더라도 한번 더 나를 돌아보아야 한다.

사랑을 하는 일은 상대를 보는 일이기도 하지만  끊임없이 나를 돌아보는 일인지도 모른다.

 

 

 

"너랑 먼저 연애라는 걸 했었다. 해도, 아니 너랑 결혼하고 있었다 해도 애가 넷이나 있었다 해도......

그 사람이 왔으면 나는 처음처럼 그렇게 가슴이 철렁했을 거야.

누굴 먼저 만나고 누구와 먼저 연애하고 그런 문제는 아니었던 것 같아."

"최홍 . 나는 너를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어. 예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고 아마 앞으로도 그렇겠지......,"

 

"그 사람 가고 너도 가겠지. 난 혼자 남게 될 거야. 하지만 혼자 남는 게 무서워서

너를 사랑하는 것처럼 속이는건 싫었어. 너를 좋아하는 거라고 말하면 그건 전혀 거짓말이 아니고

심지어 진심이라고 말할 수 있지만 사랑한다고, 그러니까 너하고 결혼하겠다고 하면 그건 진심이 아니야.

그런 나는 내 자신이 자랑스럽지 않을 거 같았어......,

스스로를 자랑스러워하지 않는 아내를 둔 너는 또 자랑스럽지 않겠지.

이게 내가 네 사랑에 보답하는 최대한의 사랑이라는 걸. 네가 내 말을 이해해 주면 좋겠다."

 

 

홍이를 15년 동안이나 바라보기만 했던 남자,

준고와의 사랑을 알지만 민준은 프로포즈 한다.

프로포즈를 받고 그녀는 더욱 더 명확하게 준고를 사랑하는 자신을 보게된다.

사랑하지만, 준고도 내일이면  떠나보내고 오늘로 민준도 떠나보낸다.

 

나만 쳐다본 남자, 내가 사랑하는 남자 준고보다 나를 더 잘 알고 있는 남자 민준을 보내며,

 많이 안다고 많이 사랑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된다.

현실에서 이런 결정은 쉽지 않다.

나를 가장 잘 알고 있는 남자, 나를 아껴주는 남자를 보낸다는 것,

그것도 혼자 남게 되는 것을 스스로 선택하는 이런 강직함 쉽지 않은 선택이다.

 

 결혼해서 아이를 넷 낳자고 했던 민준에게 사랑하지만, 결혼까지는 아니라는,

 스스로 자랑스럽지 못한 아내를 둔 남편도 역시 자랑스럽지 못할 것이라는

그것이 당신의 사랑에 대한 보답이라는 잔인한것 같지만, 진솔한 표현은 딱 홍이답다.

홍이는 자신의 사랑을 순서와는 상관없이 그가 나타나면 처음처럼 가슴이 철렁내려 앉을 거라고 표현했다.

그것은 내 상황이 어떻든 가슴이 내려 앉는 일이라는 것이고,

그것만이 결혼가능한 사랑이라는 얘기이기도 하다. 

 

 

준고와 헤어지던 무렵 내가 느꼈던 외로움은 분명 무엇인가에 대한 기대가

채워지지 않은 그런 외로움이었다. 그런 외로움은 내가 바라보고 있던 상대의

가벼운 호의 하나로도 개선될 수 있는 종류의 것이었다.

 

채워지지 않은 기대치, 미성숙한 사랑일수록 기대치는 높아간다.

그 기대치라는 것이 상대가 채워주는 것이 아니라

내가 채워야 하는 것이란 걸 알게되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리지만,

그런걸 미리 알고 사랑할 수 있다면 지혜로운 일인것이다.

기대치를 낮추는 것이 만족도를 높이는 일이라는 것 쯤은

결혼생활을 해 본 사람들이면 누구나 알게되는 진리 인지도 모른다.

쵹낮출수록 행복해지는 것이 욕망의 기대치가 아닐까.

 

 

그런데 이 새벽 얕은 잠에서 깨어나 내가 느끼는 외로움은, 말하자면 어떤 희망도 내포하지 못한 것이었다.

모든 관계의 기대감은 사라지고 기억들만 존재하는 듯한......,

생은 더 이상 내게 어떤 다정한 나날도 허락하지 않을 것만 같았다.

그리고 이제 이 새벽이 그와 내가 같은 하늘에 있는 마지막 아침으로 향하고 있었다.

 

 

희망도 내포하지 않은 외로움.

기대감이 사라진 외로움

기억들만 존재하는 것 같은 외로움

그 외로움앞에 온전히 홀로 설수 있어야 한다.

내가 그를 사랑하기 위해서 견뎌야 하는 외로움이 바로 이런것이다.

 

  

 

'후회하지 마, 부끄러워하지도 마. 너는 모든 사랑하는 사람들의 편이고

변하지 않은 사랑을 믿는 사람들의 편이고 행복한 사람들의 편이야......,

왜냐하면 네 가슴은 사랑받았고 사랑했던 나날들의 꽃과 별과 바람이 가득할테니까.

쓸쓸한 생은 많은 사람에게 그런 행복한 순간을 허용하지 않는데. 너는 한때 그것을 가졌어......,

그건 사실 모든 것을 가진 거잖아.'

 

그리운 사람을 생각하면 열리는 슬픈 귀를 더 이상 막고 싶지 않았다

앞으로 칠년 후쯤 그가 다시 이 이상한 우연에 편승해 내게 온대도 나는 아마 또 가슴이 철렁할 것이다.

결국 또 내가슴을 철렁이게 할 단 한 사람.

헤어진대도 헤어지지 않을 것을 알았기에 떠나보낸 그 사람.

내 심장의 과녁을 정확히 맞추며 내 인생 속으로 뛰어들었던 그 사람.

처음 만난 순간부터 만년을 함께했던 것 같은 신비한 느낌을 주었던 그 사람.

내 존재 깊은 곳을 떨게 했던 이 지상에 존재하는 단 하나의 사람.

 

그때 내 처지가 어떨지. 혹은 그를 향한 자세가 어떨지 그것을 알 수 없지만

한번 심어진 사랑의 구근은 아무리 많은 세월이 지나도 죽지 않고 다시 일어나 조그만 싹을 내밀 것이다.

그런 구근의 싹을 튀우는 사람이 먼 하늘 너머 있다는 것이 꼭 나쁜 일은 아닌 것 같았다.

사랑한다고 해서 꼭 그를 곁에 두고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도 느껴졌다.

 

옷자락을 붙들고 가지 말라고 해서 갈 것들이. 그게 설사 내 마음이라고 해도

가지 않은 일이 없다는 것을 나는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만나면 안 된다고 천 번의 밤 동안 결심한다고 한들.

만날 것들이 만나지 않은 일은 없다는 것을 나는 이 우연한 재회를 통해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나는 내 모든 꿈과 열망들을 먼 하늘에 풀어놓고 싶었다.

그리고 그것들이 구름이 되고 소나기가 되고 부신 햇살이 되어 내게로 다시 올 때까지

생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있고 싶었다.

그리고 그것이 어떤 것이든 그날이 올 때까지 내가 할 수 있는 일만 하고 싶었다.

그러니 이제 나는 또 하루를 시작해야 한다.

 

이를 닦고 샤워를 하고 커피를 끓여 아침을 먹고 호숫가로 나아가 달려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 먼 하늘 위로 그를 실은 비행기가 날아가면 마음속으로 말하고 싶었다.

'준고, 준고......, 안녕히 가세요.'

동쪽으로 난  내 창에 노란빛이 어리기 시작했다.

아침이 오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이제 할 수 없는 일 말고 할 수 있는 일을 시작해야 했다.

 

 

준고를 떠나는 날 아침, 그녀는 자신을 다독이며 일상으로 제대로 돌아온다.

온전히 떠나보낸뒤에 찾은 일상이다.

준고를 사랑했던 과거와 그와 재회한 일주일간의 시간,

그녀는 준고를 다시 만나든 안만나든 그를 사랑했던 것,

지구상에 나에게는 단 한사람인 그 사람, 자신의 존재를 떨게 했던 그 사람을 가슴에 묻는다.

 

하늘에다 모든 꿈과 열망을 풀어놓고 싶다는 홍이

 자신의 생을 물끄러미 바라다 볼 수 있는 마음의 여유까지 가지게 된다.

그리고 그날이 올지 아니면 영영 안 올지도 모르지만  그날까지 자신이 할 수 있는 일만 하리라 다짐한다.

 

그리고 일상으로 돌아와 제대로 모든 것을 떠나보내고 홀로선 아침, 

 그녀는 그녀의 일상인 달리기부터 시작한다.

 준고가 떠나기로 되어 있는 그 아침에..

 

 

 

내 망막 속으로 그가 오고 있었다. 결국 또 내 가슴을 철렁이게 하는 단 한 사람.

그 사람이 나처럼 이 호숫가를 달려오고 있엇다.

아직은 이 사태를 다 알아차릴 수가 없었다. 환영일 거야. 라고 생각하는 순간.

구체적인 그 육체가 나의 곁을 스쳐 지나갔다.

그의 곁을 구체적으로 스치며 나도 앞으로 달려가고 있었다.

포충망에 걸린 것처럼 나는 뒤돌아 보았다. 그가 빠른 속도로 몸을 돌려 다시 내게로 뛰어오고 있었다.

다시 가슴이 철렁 내려 앉았다. 나는 놀란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준고였다. 그는 나를 향해 활짝 웃엇다.

처음 만났던 그 순간 내게 보엿던 그 장난꾸러기 같은 미소가 그의 얼굴에 가득했다.

무슨 생각을 해야 하는 건지. 아니 무슨 말을 해야 하는 건지 알 수 없었다.

 

"그때부터 계속 달렸어."

"그때부터?"
"너와 헤어지고 나서 내내. 네 마음에 다가가려고 계속 달렸어."

"치 거짓말, 그런 거짓말은 듣고 싶지 않아."

"거짓말인지 아닌지 몇 바퀴를 더 돌면 믿어 줄래?"

"난......, 너와 헤어지고 나서 한동안은 달릴 수도 없었어. 달리면 네가 생각날까 봐......,

그런데 달리지 않아도 생각이 나니까 괴로웠어."

"그래서 하는 수없이 다시 달리기 시작했지."

"난 너와 헤어진 다음부터 쭉 달렸지. 네가 달리던 이노카시라 공원을 널 대신해서."

"그래 정말로 달렸어. 그것밖엔 할 수가 없었거든. 말로 분명하게 설명을 했더라면 이렇게까지

먼 길을 돌아오지 않아도 됐을 텐데. 하지만 계속 달렸기 때문에 그때 네가 어던 마음이었는지 알게 되엇지.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넌 혼자서 달렸다는 걸......, 난 그때 너와 함께 달렸어야 했다.

난 너에 대해 뭐든지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실은 가장 중요한 것을 알지 못했던 거야.

내가 생각이 모자랐어 미안해 내가 나빴다......,내가 나빴어 . 널 외롭게 해서."

준고는 오래 생각해 왔던 말인 듯 천천히 말했다.

 

힘이 쭉 빠져나가면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핑 돌았다.

난데없는 눈물 때문에 잠시 내 몸이 휘청 했다. 그가 균형을 잃으려고 하는 내 손을 잡았다.

구체적인 체온이 그 손을 통해 느껴졌다.

한국인이든 일본인이든 혹은 서양인이든 모두가 가지고 있는 생명의 온기.

사랑하는 사람들만이 느끼는 따스한 온기. 젊은이들만이 가지는 힘찬 손의 맥박......, 나도 그의 손을 잡았다.

"아니야 우리가 나빴어."

우리는 손을 잡고 앞으로 달려 나아갔다. 멀리 햇살이 솟아오르고 있었다. 따뜻하고 노란 빛이었다.

나는 그 햇살을 온몸으로 받으며 괜찮니 윤오?하고 물고 싶었다.

그러면 그는 대답할 것이다. 괜찮아, 베니. 하고.

우리는 앞으로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혼자가 아니라 윤오하고 베니이면서

준고하고 홍이인 우리가 함께였다.

우리는 오랜 길을 돌아왔다. 슬프고 고통스러운 반추의 길이었다.

그러나 결국 이렇게 만났고 그러니까 나는 이제 그를 더 사랑해도 괜찮은 것이다. 

 

 

 서로 사랑하고 있었음을, 잊기는 커녕 7년이란 시간동안

서로  더 사랑하게된 상대를 발견하는 이 소설의 마지막 페이지가 이 책의 절정이다.

 

 사랑은 나를 온전히 이해해주는 상대를 만나는 일이다.

아니면 나를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이해하려 애쓰는 대상을 만나는 일인지도 모른다.

시간은, 흘러가버린것 같은 시간은  홍이와 준고에게 성숙한 사랑을 선물해주었다.

 

사랑에는 유효기간이 없다고 해야 옳지 않을까.

사랑의 유효기간은 살아있는 동안이라는 생각이 든다.

 

공지영작가의 섬세함이 좋았지만 마지막 눈물샘을 자극한것은

히토나리의 마지막 페이지를 읽으면서 였다.

 

"미안하다. 내가 잘못했어. 널 외롭게 해서."

"아니, 우리가 잘못했어.".

 

재회했지만 그를 사랑하고 있는 나를 알지만, 홍이는 자신을 추스린다.

그리고  준고의 말 "미안하다, 내가 잘못했어. 널 외롭게 해서."

라는 말을 듣고서야 그가 나를 이해하고 있음을 알게되고 벽과 경계를 허물고 그를 받아들인다. 

 

사랑하는 두사람이 어떤 이유로 헤어지고 나면 한동안은 서로를 그리워하게되고

단지 그리움때문에 다시 만나게 된다고도 한다. 하지만 외로움이나 그리움때문에 다시 만나도 

그 어떤 이유가 해결되지 않은채로면, 다시 이별할 수 밖에 없다고 한다. 

그러므로 그 어떤이유라는 것이 극복되지 않은 재회는 의미가 없는 것이다.

 

공작가의 글이 좋아서 공작가의 글만 인용해 보았다.

히토나리의 담백한 문장도 좋았다.

무엇보다도 이 책의 제호가 돋보였다. 사랑후에 남는 것들..

가슴에 구근처럼 뿌리를 내리고 싹을 튀워도 그 사랑을 품고

하늘만 보며 살게 되더라도 사랑은 아름다운 것이며, 소중한 것이라는 건 틀림없는 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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