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향기

오월의 향기..

구름뜰 2010. 5. 16. 09:51

 

 

앞동산 키큰 아카시 나무에 꽃이 활짝 피었다.

작은 나무도 여러군데 있지만 이 나무가 우리집 베란다와 제일 카까운 거리에 있다.

이 나무 위쪽 우측으로는 2-3 미터 남짓한 소나무가 한그루 있는데, 

우리집 정원수라고 십년도 전부터 양자 삼은 듯이 마음으로 정해 놓고 즐기는 나무다. 

 

아카시는 며칠 동안 흰빛이 조금씩 늘어나기 시작하더니 오늘 아침이 절정이다. 

작년엔 이것을 보고도 며칠 미루었다가 카메라를 들고 찾아갔더니 누렇게 꼬시라져 헛탕을 했었다. 

이 아이보리 고운 색도 잠깐일것이다. 그렇지만 지금 이순간은 아낌없이 만끽! 하고 싶다. 

 

꽃향기 중에는 사월에 라일락 오월에 아카시가 으뜸이 아닐까.

사실 엇저녁 제법 어둑해졌을 때, 열어놓은 창문으로 향기가 먼저 들어왔는데. 지금 이 모습과는 달랐었다.

두워 질수록 꽃색이 향기와 더불어 환해지며 황홀한 밤 동산을 연출했다.

 

열린 창밖으로 최대한 얼굴을 내밀고 눈을 감고 코를 벌름벌름 거려보는 때도 꼭 이맘때다. ㅎㅎ

아카시 때문에 년중 오월이 오면 여축없이 하는 짓이다. ㅎㅎ

나무를 향한 구애의 몸짓처럼, 이런 짓을 벌써 10년 넘게 하고 있으니.. 오월향기에선 자동재생이다.

나무도 내가 저보고 그러는 지를 아마도 알지 않을까!  ㅎㅎ

 

 

 

창밖은 그렇고, 베란다에서는 일주일 넘게  오매불망 기다리며 쳐다보도록 만들었던 

요 미니팬지도 오늘아침 드디어 꽃망울을 터트리기 시작했다.

아침에 눈뜨면 제일 먼저 눈맞춤 했는데 드디어 3송이가 피었다.

요 아래쪽 두송이도 녀석들 모양새를 봐서는 아마도 오늘 오후를 못 넘길듯 하다!

제풀에 피지 않고는 못배길 것이란 걸 모양새로도 짐작 할수있다. ㅎㅎ

 

 

오월산은 아카시 향도 좋지만, 신록의 향도 있다.

맑은 공기를 마시는 느낌, 냄새 없는 향이 눈으로 가슴으로 스며든다.

 

 

아침 산행을 즐기는 친구가 산에 가거들랑 하늘 한번 보라며 전화가 왔다.

연두빛 새순들이 하늘을 배경삼아 바람에 흩날리는 것을 눈부신 햇살너머로 함께 봤는데.

그 바람결에 움직이는 빛깔을 무엇으로 표현할 수 없었노라고,..

나야 카메라 덕분에 산에가면 수시로 눕기도 하고 엎드리기도 하는 짓이어서,

무엇을 말하는지 알겠노라며,  우리끼리만 아는 얘기하듯 재밌는 수다를 즐겼다.  

 

 

계절의 여왕 오월!

아름다운 것들의 향연이 안밖에서 펼쳐지고 있으니.. 나는 안에 있어도 좋고 나가도 좋다.. 

오월이 내 뜰 안에서 아카시처럼 환하게 움트고 있다. 이 향기를 어쩔까!

 

'사람향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지난날 우리에게 아이가 탄생했어요  (0) 2010.05.25
1부 2처제 동거를 보면서..   (0) 2010.05.19
어버이날 이야기..   (0) 2010.05.09
아름다운 발상!  (0) 2010.04.26
아름다운 것들!  (0) 2010.04.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