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없는 것 같은 요 항아리에는 왁플레티 형제 18마리와 달팽이 몇 마리가 살고 있다.
왁플은 돌 밑이나 물배추 그늘 뿌리쪽에 숨어서 보이지는 않지만 먹이를 주면 어슬렁 그리며 나온다.
배부를 때나 귀찮은 때, 특히 밤에는 움직이는 걸 귀찮아 한다.
그러니 유영을 보고 싶을때는 물배추를 들추어 이리저리 옮겨본다. 그러면 마지못해 귀찮다는 듯
물배추 뿌리만 따라서 움직이는 정도다.
돌을 옮겨도 마지못해 움직일 정도로 녀석들의 일상은 권태!에 빠져있다.. 거의 언제나.. ,, .
그래서 생각해 낸 묘안, 오늘 레드구피 3마리를 들여 왔다.
등쪽이 약간 붉은 가운데 화려한 색이 수놈이고 아래위 양쪽 꼬리만 살짝 붉은 것이 암놈이다.
암수 한쌍을 달라고 했더니. 암놈이 두마리여야 된다며 빙그레 웃으시는 아줌마,,
이유인즉, 넘치는 정력!으로 시도 때도 없이 괴롭히는 통에
한마리를 더 넣어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조절 안되는 녀석이 있나 ㅋㅋ싶었지만, 스트레스 받으면 안되니까..
어쨌거나 전문가의 의견을 수용.
요 어항속 레드구피 녀석은 그러니까 1부 2처제 환경이다.ㅎㅎ
소극적이고 매사에 시큰둥하던 왁플들,
구피 3마리를 넣자마자 단박에 움직임이 다르다.
태어나고 저들 외에는 처음보는 종이니.. 놀랍기도 이상하기도 하리라.
숨어 지내던 놈들이 이저저리 두리번 두리번 유영하고 있다.
얼마만에 보는 활기찬 모습인지.. 일단 작전 성공이다..
이제사 사람사는 집,, 아니 왁플사는 집 같다.. . . ㅎㅎ
작년 11월 쯤에 태어나서 아직도 작아 치어류에 속하는 왁플은
한어머니 배에서 났는 데도 1센티 정도에서 3센티 정도 되는 녀석까지 크기가 제각각이다.
같은 환경에서 자랐는데 다른걸 보면..
성격때문이라는 결론 밖에는 찾을 만한 다른이유가 없다... .
왁플 어미는 지난해 치어를 낳자마자 분리(잡아 먹히므로)시켰다.
어미들은 베란다에 두고 치어들만 거실에다 들여놓고 즐겼는데.
11월 갑자기 추워진 어느밤이 지난뒤 아침에 나가보니
성어 4마리가 배가 뒤집혀서 다 죽어있었다. 동사를 한 셈인데..
물 온도가 내려 갈 줄을 생각도 못했으니.. 내 불찰이었다.
그래도 요 치어들은 먹이주고 물 갈아준것 밖에 없는데도 살아남았으니 그저 고맙다..
크기가 고르지 않은것이 지 어미가 없어서 그런가 신경 쓰이지만,
하기사 어미도 새끼를 못알아 보고 잡아 먹는 종이니..
그렇다고 할 수도 없고 팔자려니 하면서 이뻐해 줄 뿐이다,
구피를 넣어주고 요녀석들 노는 것을 보느라고 저녁해야 하는 시간을 놓쳤다.. .. ㅎㅎ
바깥에 아직 해가 남아있는 줄만 알았지. 시간가는 줄은 몰랐다.
어찌나 재밌게들 노는지 보다 보니 절로 웃음이 난다. ㅋㅋ
작년 왁플 2쌍 키울 때 와는 완전 다른 분위기다.
왁플성어들은 제각각 알아서들 잘 놀았었는데
요 구피 3마리는 긴장감이 보인다. 한 순간도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질 않고
삼각구도로 함께 몰려 다니는 걸 보니,, 정말 신기할 정도다.. 서로 경계를 하는 것 같기도 하고..
왁플처럼 늘어지는 모습은 상상도 안될만큼 활력있어 보인다.
노는데 규칙같은 것은 없는 녀석들인줄 알았는데 환경이 만드는 것인지.
요 1부 2처제가 된 녀석들 노는 걸 보니, 암놈 피곤하다고 한마리 넣었지만,
가만 보니 수놈이 더 피곤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ㅎㅎ
과유불급이라고 했으니.. 내 생각이 맞는지 기우인지 모르지만,
앞으로 요녀석들 들여다 보는 재미도 쏠쏠할 것 같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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