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향기

풀벌레 소리에 잠깬 아침..

구름뜰 2010. 8. 18. 08:14

 

 

무엇에 관심을 가진다는 건  그만큼 마음을 쓰는 일 같다. 

주유소를 하는 지인의 사업장에 몇 번을 놀러갔어도 눈에 띄지 않던 물양귀비가

그저께 일요일 해평연지 가는 길에 들렀는데 화단한켠 수생식물에만 눈이 갔다.

 

주유소 공간이 워낙 넓기도 하지만, 갈 때마다 사람 보느라고!

화단은 등한시 한게 사실이다. 한쪽에  숨은 듯 피어있는 수련한송이까지.

요즘 부쩍 수생식물이 좋아졌다.. .

 

 

 

지인이 한줄기를 뿌리채 분양! 해 주었는데 한 줄기 들어낸 것이 길이가 1미터 남짓.

줄기 마디 마디를  꺽어 흙속에 꼽아 두었는데..

항아리 환경에 적응하며 잎들이 자리를 잡는가 싶더니

어제 아침은 또 이렇게 요염한 자태로 나를 유혹했다. ㅎㅎ.

 

 

해가 지자 요 양귀비가 마술처럼 꽃봉오리 속으로 움츠러

늦은 밤이 되니 완전히 꽃잎을 다물어 버렸다.

무궁화처럼 하루만 피고 마는 꽃인지....

 

앞 동산 풀벌레가 새벽 6시 경 부터 울어대는 바람에

나도 녀석들 기지개에  덩달아 잠이 깼다.. .  

한 나절은 한참이나 남았는데..

이 아침에 저리 성급하게 절정에 다다른 듯한 소리라니.

녀석들 체력도 좋다.. ㅎㅎ

아직 더위는 일주일 정도 더 남았다고 하는데 

저 울음소리는

가을을 재촉하는것인지,

아니면 가는 여름을 아쉬워 하는지.. .

 

마음 가는 곳마다 오감을 동원할 수 있는 감각,

이것 또한 사람만이 지닌 복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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